주일학교에서 성경공부 시간이 갈수록 줄어든다고 한다. 아이들이 지겨워하고 이런 현실에 적응해야 하고 보니 어쩔 수 없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한국 교회 주일학교 교육의 이런 걱정스러운 현실을 지적하면서 박정훈 목사(교회교육훈련개발원 대표·남서울교회)는 협동학습의 필요성을 꺼낸다. 박 목사는 우선 한국 교회의 대부분의 주일학교를 지배하고 있는 인지주의 교육이론의 맹점을 지적한다. 성경공부가 가르치는 이가 배우는 이에게 일방적으로 지식을 주입하는 식으로 이루어지고 그로 인해 그 시간이 소수의 ‘머리 좋은’ 아이 위주로 학습이 진행될 수밖에 없으며 많은 아이들이 공부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학습이론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것이 구성주의 교육이론. 이 이론의 요체는 학습자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유도해내는 것. 당연히 그 학습 유도자의 역할은 교사다. 협동학습 성경공부는 바로 이 구성주의 교육이론에 기초한 학습이라고 할 수 있다. 협동학습 성경공부의 원리와 실제를 보급하고 있는 교회교육훈련개발원은 협동학습 성경공부의 특징은 △자르고 붙이고 말하고 정리하는 성경공부 △평생 기억에 남도록 신앙노트를 만드는 성경공부 △성경내용을 적용하고 결심하여 태도와 행동이 변하는 성경공부라고 꼽는다. 지난 11월 29일 대구서부교회(남태섭 목사)에서 열린 협동학습 세미나 현장. 너댓명씩 둘러앉은 주일학교 교사들 앞에는 A4 용지 크기의, 글보다는 그림이 많은 교재와 가위, 풀, 색색의 형광 펜 들이 놓여있었다. 이날 협동학습 교육은 교사들이 아이들에게 주제에 맞는 생각을 스스로 해내도록 유도하고, 그것을 말로 표현하고 교재를 오리고 붙여 한 편의 이야기를 구성할 수 있도록 연습하는 것으로 이루어졌다. 교사가 시간 내내 목청을 높여가며 ‘알았지요?”를 연발하는, 교사도 학생도 모두 힘든 공부시간이 아니라, 협동학습 성경공부 시간은 그날에 공부할 주제를 자유롭게 연상하며 생각하면서 미리 준비된 그에 맞는 교재를 오려붙여 자기만은 성경공부 노트를 만드는 재미있는 놀이 학습 시간이라고 불러도 될 것 같다. 박 목사는 협동학습 성경공부는 그렇지만 단순히 아이들에게 공부의 재미만 붙여주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교사들은 스스로 생각하기에 이른 아이들에게 ‘스스로 결단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지식만 있고 결단과 변화가 없는 주일학교 교육에 대한 근본적인 반성이 없으니 지금 한국 교회 일부에 주일학교 성경공부 무용론이 퍼지고 있는 것이라고 박 목사는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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