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 ‘김천 과하주(過夏酒)’의 유래
경북 김천의 지명은 금천(金泉)에서 유래됐는데, 그만큼 물맛이 뛰어난 고장입니다. 임진왜란 당시 명나라 이여송(李如松)장군이 김천지역을 지나다 샘물을 마시고는 중국 금릉(金陵)에 있는 과하천 물맛과 같다고 한 일화도 전해지고 있으며, 이 샘물로 빚은 술이 과하주입니다.
김천의 가장 오래된 향토지인 금릉승람에는 다른 지역 사람들이 과하주 빚는 방법을 배워서 똑같은 방법으로 만들어 봐도 과하주 특유의 맛과 향기가 나지 않는다고 기술돼 있는데, 이는 물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것입니.
과하주 생산에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는데, 일제강점기 때 김천주조회사에서 생산하다 2차 세계대전으로 중단됐고, 광복 뒤 생산이 재개됐었으나 한국전쟁으로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이를 1991년 김천에서 의료와 문화사업을 하던 고 송재성[99년 작고] 옹이 항토학자들의 조언과 과거 문헌을 토대로 재현하였으며, 현재는 송옹의 둘째아들인 송강호(宋剛鎬)씨가 명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과하주에 들어가는 재료는 간단한데 찹쌀과 누룩가루 2종류뿐입니다.
찹쌀을 김천시 대항면 항천리 과하주공장 지하 180m에서 끌어올린 암반수에 담갔다가 24시간 뒤 건져 고두밥을 찌고, 그 고두밥을 섭씨 18도정도의 저온 건조실에서 식혀내어, 여기에 누룩을 우려낸 암반수를 섞어 발효실에서 30일정도 저온 숙성시키면 과하주가 됩니다.
도수가 16도인 과하주는 황갈색이 돌며 약간 단 듯하면서도 곡주 특유의 은은한 향기가 나는 게 특징이며, 도수를 높인 23도짜리 과하소주도 시판되는데, 이는 과하주를 증류시켜 30도인 소주를 만든 뒤 여기에 16도인 과하주를 절반 섞으면 23도짜리 과하소주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