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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청비 서천꼿밧듸 강 죽은 정수남을 부르는데 | ||||||||||||
[김창집 연작소설 '뚜럼 열전']-세경할망 자청비(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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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비는 아무치도 아닌 것처록 안장을 지와전 “아! 느도 죽지 아니커건 사름 사는 딜로 아 글라.” 멍 발로 잠지패기를 툭 차난, 이 닥닥 걸언 아래 실로 려간다. 청비가 삼거리를 지나가는디, 잣 우틔 폭낭 아래에 앚안 바둑 두단 사름 중에 신안(神眼) 은 노인이 말을 는디, “저디 가는 비바리야. 름 알로 지나가라. 이딋 사름덜 부정 타키어.” 청비가 에서 리멍 “요 삼촌님아. 거 무신 말이우까? 처녀가 넘어가는디 무사 경 조롱는 말을 염수가?” “이녁이 이녁 줴는 몰른덴 영게, 이년아! 느 석 이끈 무지럭총각 못 봠샤? 멩게낭 쌀이 웬착 귀에서 단착으로 나오게 찔러젼, 피 찰찰 흘리멍 가는 건 뭣고?” “아이고, 나 줴를 나가 알쿠다.” 멍 을 제게 안 집의 들어완, 부모님신디 들어본다. “아바님, 어머님. 종이 아깝수가? 식이 아깝수가?” “아명 종이 아까운덜사 식만이 아까우느냐?” “경문 솔직게 말쿠다. 정수남이가 는 행실이 너미 고약연 굴미굴산에서 죽여둰 왓수다.” 아방 김진국 대감이 불이 부에 내멍, “이년이 썸찍도 다. 지집년이 사름을 죽여시니. 도 이여. 너년은 놈의 집의 씨집 가문 그만이주마는 그 종을 살려두문 우리 두 늙은이 먹을 오멍은 여 줄 거 아니가.” “아버님아. 어머님아. 오죽여시문 죽여시쿠가. 경주마는 나가 그 종이 일을 다 쿠다.” “게건 경여 보라마는, 마 그 일 다 여지카?” 뒷녁날은 벨진밧듸 좁씨 닷말닷뒈를 삐여 놓안 청비신더레 다 줏어오렌 난, 눈물로 리를 놓으멍 줏는 것이 제우 다 줏어져시카부덴 난, 방올이 모지레연 밧도 베꼇더레 나오단 보난 개염지 리가 좁씨 방올 물언 감시난 “말 모르는 버러지야. 너장 내 간장을 녹이젱 염댜.” 멍 둥일 바락 라부난 그 때부터 게염지 둥이가 늘게 뒈엿젠 더라. 청빈 더 이상 종질은 못 것 닮안 줏인 좁씨를 아바지 김진국 대감신디 단 안녜여 둰, 여옷 벗고 남옷으로 아입언, 메어둔 둘러탄 휭게 나산 눈물로 릴 놓으멍 아랫실로 들어간 보난, 아의 싓이서 살 맞인 부엉새 날 놓안 싸왐시난 “느네덜 무사 기영 투왐시냐?” 들으난, 아의 나가 “이 생일 나가 몬저 심어신디, 자네덜이 심고렌 우견 싸움이 뒈엿수다.” “경 말앙, 그 생일 나신디 서푼에 라. 경문 느네덜이 푼썩 갈랑 지문 좋지 아니크냐?” 아의덜 싓이 고갤 끄닥끄닥난, 청빈 서푼을 줘둰 그 부엉생일 젼 아랫실 황세곤간 서천꼿밧더레 훅 데껴둰, 그 집 문을 두드리난 황세곤간이 나완 “누겐지 몰르쿠다마는 무신 일로 암수가?” “지나가단 사름이우다마는 뜬금 읏인 부엉새가 허꺼뎅겸길레 우틔서 아마케나 마쳣더니, 맞안 서천꼿밧더레 털어지데 화살이나 아가카 연 영 들렷수다.” “아이고, 경디가. 밤만 뒈문 우리 집 팡돌에 부엉새가 아왕 울어놓으문 집안이 뒤숭숭고 서천꼿밧듸 해가 뒈카부덴 들암수다. 그것만 잡아주문 우리집 사우를 삼으쿠다.” 청빈 잡으쿠덴 여둰, 그 집의 들어간 막에 을 메멍 총을 뽑안 세를 짝 묶어둰 들어가난, 그집 수장남덜이 낭도고리에 밀죽을 쑤언 신디 갖다 줘도, 이 마니만 박박 털멍 발을 닥닥 찍어가난, 그젠 청비가 나완 반 귀뚱베길 착 두드리멍 “이 아. 가문 간딋 행실라. 집의선 은동이에 죽 먹엇주마는 나와시메 주는 대로 먹으라.” 멍 몰르게 총으로 묶은 세를 풀어주난, 뭇 려들멍 발탁발탁 먹어가난 주연이 지체 높은 집안의 도령으로 보더라. 그날 냑 지픈 밤이 뒈난 청비가 짝 일어난 아무도 몰르게 옷을 멘들락게 벗언 팡돌 우터레 해뜰락이 갈라지멍 “정이 읏인 정수남아! 혼정(魂情)이 싯건 부엉새 몸으로 환싕(還生)영 원진 나 젯가심 우터레 올라앚아 보라.” (계속) 잠지패기 : ‘볼기’를 좀 낮춰 이르는 말. 허벅다리 위쪽 넓적한 부분 무지럭총각 : ‘총각’을 얕잡아 이르는 말로 ‘어리석고 무지한 총각’이란 뜻 들어보다 : 물어보다 뒷녁날 : 이튿날. 다음날 벨진밧 : ‘별의 떨어진 밭’이란 뜻으로 넓고 기름진 밭 개염지 : 개미 둥이 : 잔등이. 허리 부분 황세곤간 : 제주무가에 나오는 서천꽃밭의 주재신(主宰神) 세 : 혀(舌) 해뜰락이 : 중심을 잃고 뒤로 나자빠지는 꼴. / 소설가·제주작가회의 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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