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의 五功 六德 -한재 이목 선생의 다부중에서-
搴玉甌而自濯, 옥 사발 내어 몸소 씻고,
煎石泉而旁觀, 돌 샘물 달이며 두루 살피니,
白氣漲口, 부리에 넘 솟치는 흰 김은,
夏雲之生溪巒也. 여름구름으로 시냇 등성이에 피누나.
素濤鱗生, 고깃 비늘 흰 놀로 솟으니,
春江之壯波瀾也. 봄 강 새찬 물결이요,
煎聲颼颼, 끊는 소리 쉬-쉬-.
霜風之嘯篁柏也. 서릿 바람에 대 잣나무 휘파람 소리로다.
香子泛泛, 향기 둥둥 떠 번짐,
戰艦之飛赤壁也. 전함 닫던 적벽이로다.
俄自笑而自酌, 잠싯 스스로 웃으며 自酌하니,
亂雙眸之明滅, 於以能 두 눈동자 밝았다 흐렸다 어지러운데,
輕身者, 非上品耶. 몸을 가볍게 하는 것, 상품 아니리.
能掃痾者, 非中品耶. 지병을 쓸어주는 것, 중품 아니랴.
能慰悶者, 非次品耶. 번민을 위로하는 것, 버금 품수 아니랴.
乃把一瓢, 이에 한 표박을 잡으니,
露雙脚陋白石之煮, 두 다리 추하게 드러내고 백석 삶기와,
擬金丹之熟. 금단 익힘에 견주리오.
啜盡一椀, 枯腸沃雪, 한 사발을 다 마시니, 말랐던 창자가 씻기고,
啜盡二椀, 爽魂欲仙. 두 사발을 다 마시니, 상쾌한 넋은 신선이 되고자.
其三椀也 그 세 사발은,
病骨醒頭風痊, 병골 씻기고 두풍이 나으매,
心兮若魯叟, 마음은 孔子와 같고,
抗志於浮雲, 뜻은 부운에 들리워,
鄒老養氣於浩然. 孟子의 浩然之氣를 기름일세.
其四椀也, 雄豪發, 그 네 사발은, 웅호함 일고,
憂忿空氣兮, 우울과 비분의 기운을 비워,
若登太山, 而小天下, 태산에 오르듯, 천하가 저리 작은데,
疑此俯仰之不能容. 이 어찌 부앙함이 불능타 하리.
其五椀也, 色魔驚遁, 그 다섯째 사발은 색마(마귀)가 놀라 달아나며,
餐尸盲聾身兮. 시동 맹롱한 몸이 찬식함이오.
若雲裳而羽衣, 구름치마 깃털 저고리 입은 듯,
鞭白鸞於蟾宮. 월궁으로 백란조 채찍하네.
其六椀也, 方寸日月, 그 여섯째 사발은, 해와 달 한치 (마음)에 들며,
萬類蘧蒢神兮. 온갖 것이 거적인양 신기하여라.
若驅巢許, 而僕夷齊, 소보 허유 앞서고, 백이숙제 따라가듯,
揖上帝於玄虛. 천궁(현허?)의 상제께 읍 하노라.
何七椀之未半, 어찌 일곱 사발은 반도 채 비우기 전,
鬱淸風之生襟. 울금 향 맑은 바람이 옷깃에 이누나.
望閶闔兮, 창합 바라 뵈는,
孔邇隔蓬萊之蕭森. 곧 가까운 봉래산정 소삼함 이여.
若斯之味, 極長且妙, 이 같은 맛과, 또한 신묘함 길게 다하느니,
而論功之, 不可闕也. 공덕 논함을 거룰 수 없노라.
當其涼生玉堂, 그 서늘함 이는 옥당,
夜闌書榻, 밤새도록 서탑을 마주하여,
欲破萬卷, 만 권 서책을 讀破 코자,
頃刻不輟, 董生脣腐, 잠시도 그치지 않아, 동생입술이 썩고,
韓子齒豁, 靡爾也. 한유는 이가 뚫릴 제, 네가 없으면,
誰解其渴, 其功一也. 누가 그 목마름 풀었으랴, 그 공이 첫째요.
次則, 讀賦漢宮. 다음은, 부를 한궁 에서 읽고,
上書梁獄, 글을 올린 양옥이 (양나라 감옥에서 글을 올리니),
枯槁其形, 憔悴其色, 그 형체는 깡마르고, 그 안색은 초췌하며,
腸一日而九回, 창자가 하루 아홉 번씩 뒤집혀,
若火燎乎腷臆, 靡爾也, 답답한 가슴이 불타 듯 할 때 네가 없으면,
誰敍其鬱, 其功二也. 누가 그 울분 풀었으랴, 그 공이 둘째요.
次則, 一札天頒, 다음은, 천자의 한 (칙령을 반포하고) 반찰을,
萬國同心, 星使傳命, 만국이 합심코자, 칙사가 천명을 전하고,
列侯承臨, 제후가 임하여 받들 때에,
揖讓之禮旣陳, 상견의(읍하여 겸양의) 례를 베풀고,
寒暄之慰將訖, 靡爾也, 더위 추위를 마침내 위로할 제, 네가 없으면,
賓主之情誰協, 빈주의 정으로 누가 맞으랴
其功三也. 그 공이 셋째요.
次則, 天台幽人, 다음은 천태산 선인과,
靑城羽客, 청성산(도교의 근거지) 선인이,
石角噓氣, 松根鍊精, 돌 끝에 기를 내불며, 솔뿌리의 정기를 연단하여,
囊中之法欲試, 낭중(신선의) 법으로 시험하고자,
腹內之雷乍鳴, 靡爾也, 뱃속에 우레 소리 울렁거릴 때, 네가 없으면,
三彭之蠱誰征, 삼방의 벌레 독을 누가 다스렸으랴.
其功四也. 그 공이 넷째요.
次則, 金谷罷宴, 다음은 금곡의 잔치가 파하거나,
兎園回轍, 토원 잔치에서 돌아올 제,
宿醉未醒, 숙취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肝肺若裂, 靡爾也, 간 폐가 찢기듯 할 제, 네가 없으면,
五夜之酲誰輟, 오야에 술을 깨어 누가 그치게 하랴,
其功五也. 그 공이 다섯째이다.
吾然後知, 나는 그후에 알았으니,
茶之又有六德也. 차는 또 여섯 가지 덕이 있음을.
使人壽修, 사람으로 하여금, 천수를 누리고자,
有帝堯大舜之德焉. 제요와 대순의 덕을 갖추고.
使人病已, 사람으로 하여금 병고 그치고자,
有兪附扁鵲之德焉. 유부 편작의 덕을 갖추고.
使人氣淸, 사람으로 하여금 기운를 맑히고자,
有伯夷楊震之德焉. 백이와 양진의 덕을 갖추고.
使人心逸, 사람으로 하여금 마음을 일탈코자(편안하게 하고),
有二老四皓之德焉. 이로 사호의 덕을 갖추며,
使人仙, 사람으로 하여금 선인이고자,
有黃帝老子之德焉. 황제와 노자의 덕을 갖추고.
使人禮, 사람으로 하여금 예의롭게 하니,
有희(女熙)公仲尼之德焉. 주공과 공자의 덕을 갖춤이니라.
斯乃玉川之所嘗, 이는 옥천이 시험한(맛 본) 바요,
贊陸子之所嘗, 육우가 시험한 바를 밝혔고,
樂聖兪以之了生, 성유가 즐기어 함께 생애를 마치었으며,
曹鄴以之忘歸. 조업은 함께 하며 돌아가기 잊었도다.
一村春光靜, 한 치 (마음에) 봄빛 고요로움,
樂天之心機, 백락천의 심기요,
十年秋月却, 십년 동안 가을 달 물리쳤음은,
東坡之睡神. 소동파의 깊은 꿈이었도다.
掃除五害, 凌厲八眞, 오해쓸어 없애고 팔진으로 힘차게 나아가니,
此造物者之蓋有幸, 이는 조물자의 은총이시라.
而吾與古人之 나는 옛사람과 더불어
所共適者也. 함께 지내는 바이라
豈可與儀狄之狂藥, 어찌 의적의 미친 약을 함께 하여,
裂腑爛腸, 장부를 찢기고 창자가 문드러지게 하며,
使天下之人德損, 천하 사람으로 하여금 덕을 손상케 하고,
而命促者, 同日語哉. 천명을 재촉하는 자와, 같은 날에 말하리요. -끝-
(번역:사단법인 국어고전문화원- 윤경혁원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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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자료 감사히 읽었습니다 . 몇번은 더 올리신글 훔치러 와야겠는걸요.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