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숨 쉬지 않고 땀 흘리지 않는 놈 찾는 길 - 慈悲鏡禪(거울명상)
자비경선은 자비선(慈悲禪)의 하나입니다.
자비경선은 자비가 필요 없을 수도 있습니다.
경선(鏡禪), 즉 거울명상이라 해도 무방합니다.
그리고 자비수관이나 자비다선을 수행한 수행자에게는
자비심이 배양되어 있으므로 부정적인 심리가 적습니다.
때문에 산행 경선을 할 때 마음거울이 잘 형성되고
그 마음거울을 통해 ‘숨 쉬지 않고 땀 흘리지 안는 놈’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비록 자비수관과 자비다선 수행을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자비심이 풍부한 이들은 자비경선이 잘 됩니다.
그래서 ‘자비경선’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1) 안과 밖의 경계선을 없애는 마음거울 찾기 명상
행선은 수행처뿐만 아니라 산책·산행 또는 길을 걷거나 움직일 때
언제든지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내가 언제나 수행 중이라는 마음가짐을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산행하면서 경선할 때
‘숨 쉬지 않고 땀 흘리지 않는 놈’이 빨리 나타날 수 있습니다.
자비경선은 거울 산행이라고 할 수 있으며,
초보상태에서도 쉽게 할 수 있습니다.
▶ 거울의 세 가지 기능을 숙지하고
거울의 세 가지 기능을 하나로 통합하는 것을 숙지합니다.
① 거울은 비치는 모든 사물을 비교분별하지 않고 비춥니다.
② 비치는 사물이 거울과 사물의 인연에 의해 나타나는 것이므로
가고 오는 주체가 없습니다.
③ 거울은 상황에 따라 그 상황대로 현상을 나타냅니다.
이것은 거울 자체가 비어 있기 때문입니다.
④ 세 가지 거울을 동시에 명상합니다.
이와 같이 마음도 세 가지 거울과 같이하여 모든 것을 내려놓습니다.
경선을 하기 위하여 산행할 때 몸을 이완하는 몸 풀기를 합니다.
다음으로 우선 숨을 들이쉬고 내쉬면서 몸의 긴장을 풀고,
온몸의 힘을 빼고 척추부분을 곧게 세웁니다.
온몸의 힘을 빼고 긴장을 풀면
몸에 개입되어 있던 마음이 풀어집니다.
이때 온몸은 모든 사물을 받아들이는 거울 같은 상태로 만들어집니다.
때문에 모든 것을 내려놓을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몸에 개입되어 있던 마음이 있으면
그 마음 따라 갖가지 생각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마음이 거울 같은 상태가 되면
평소에 늘 계획하고 추구하는 온갖 생각들을 쉽게 내려놓을 수 있습니다.
몸은 거울 면이 되고 마음은 사물을 비추는 거울 빛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또는 그렇게 상상합니다.
시선은 똑바로 앞을 향해 두고 걸으면서
항상 온몸의 움직임을 눈앞의 사물을 보는 것처럼 놓치지 않고 봅니다.
즉 사물을 거울에 비치듯이 봅니다.
이 수행은 안과 밖의 경계를 없애고 의식을 전체의식으로 깨우고
마음을 거울 같이 되게 하는 훈련입니다.
온몸의 움직임이 한눈에 들어오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발의 움직임부터 살펴봅니다.
그 다음에 온몸이 한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면
움직임을 보는 상태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때 특히 몸에 힘이 들어가 있는 부위가 쉽게 관찰됩니다.
그러면 그 부위의 힘을 빼면 됩니다.
그것이 잘 안되면 힘이 들어간 그 부위를
부드러운 감정을 가지고 주시하여 부드럽게 만들거나
부드러운 마음의 손으로 쓰다듬어주면 됩니다.
거울행선 중에 다른 사람과 만나거나 새로운 풍경을 보면
몸의 움직임을 주시하던 마음이 밖으로 끌리게 됩니다.
끌리는 마음은 움직이는 마음입니다.
그때는 끌리는 그 마음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또 거울 같이 주시하던 마음에 사물이 들어오면
마음이 들어온 그 사물에 끌렸다는 것을 곧 바로 알아차립니다.
그래서 다른 생각이 들어와도
몸의 움직임을 거울같이 비추던 그 마음을 놓치지 않아야 됩니다.
이러한 경지가 되면 몸과 마음의 움직임, 감각, 의도, 관찰자 등은
모두 관찰대상이 되는 것입니다.
몸의 움직임 거울같이 보면
마음 비워지나니
허공 속에 별빛만 가득하듯
마음엔 무상(無常)만 가득하네
텅 빈 거울마음 유지하려면
똑 같은 형상 없는 그 자리가
빈틈이니
우주를 넣고도 넉넉하다네
빈 마음거울로 무상을 다시 보라
어느 곳에도 머물 수 없나니
무주(無住)에 머물면
오직 마음뿐임을 알게 되리라
거울 행선을 계속하면 ‘보는 것이 거울임’을 알게 됩니다.
어느 순간 눈앞의 사물을 보는 것과
온몸의 움직임을 보는 것이 하나가 되어
앞을 보면서 동시에 몸의 움직임을 볼 수 있게 됩니다.
즉, 대상에 시선을 빼앗겨
거울 같은 마음이 없어지거나 망상이 일어나면
보는 마음거울은 사라집니다.
하지만 수행이 익어지면
대상에 끌려가는 마음이나 잡다한 생각이 일어나도
이 보는 마음거울은 변함이 없습니다.
앞의 사물을 보는 것도 직관(直觀)의 거울이요,
몸의 움직임을 보는 것도 직관의 거울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곧 부분을 보는 것과 전체를 보는 것이 동시에 이루어져서
마음의 경계선이 사라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안과 밖의 경계가 하나가 되어 경계선이 없어지면서
분별없는 마음거울(무분별의 거울)이 나타납니다.
이 단계에서 빨리 걷거나 천천히 걸으면서 이 경계가 흐트러지는지
아니면 움직임 속에서도 변함이 없는지 살펴보는 것이
걷기 수행의 요체입니다.
이것이 익숙해지면 몸의 움직임 속에서도
몸의 비어 있음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몸의 움직임 속에 몸의 형상이 텅 비어 아무것도 없음을 본다면
주시하는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 주시하는 마음이 바로 거울 같은 마음이며
이 마음거울이 깨끗한 거울(幻의 거울)과 공(空)의 거울이 될 때까지
계속 거울행선[鏡禪]을 합니다.
산행경선 중간에
세 가지 거울의 기능을 표현하는 명상을 네 차례 정도 합니다.
한 번 서서 경선수행할 때(앉거나 누워서도 명상이 가능합니다),
1분간 → 2분간 → 3분간 정도의 시간으로 명상수행을 합니다
(명상시간을 조절해도 됩니다).
처음과 두 번째는 눈을 감고합니다.
세 번째는 눈을 뜨고 명상수행을 합니다.
그때 눈을 좌우, 앞뒤, 위아래로 천천히 보면서
눈에 들어오는 주변 경치들을
마치 거울이 장소에 따라 그 장소의 형상을 비추는 것처럼 봅니다.
그리고 마음도 거울과 같이
눈에 보이는 형상을 보이는 그대로 보기만 합니다.
네 번째는 세 가지 거울을 눈 뜬 상태에서 동시에 명상합니다.
▶ 알아차림의 순서와
숨 쉬지 않고 땀 흘리지 않는 놈을 찾아가는 길
세 가지 기능의 거울마음의 명상과
세 가지를 통합하여 동시에 명상하는 과정에서
숨 쉬지 않고 땀 흘리지 않는 놈을 찾을 수 있습니다.
첫째, 안으로 눈을 감고
들리는 소리, 냄새 등의 느낌과 몸에서 일어나는 느낌을 느낄 때
그 느낌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그리고 그 느낌을 체크합니다.
이것이 익어지면 그 느낌을 거울로 비추듯이
의미 부여하거나 분석하지 않고 볼 수 있습니다.
둘째, 밖으로 눈을 뜨고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등의 느낌을
거울 같이 비추는 마음이 있는지 살핍니다.
셋째,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등의 느낌을
거울 같이 비추는 마음이 변하는지 살펴야 합니다.
넷째, 눈을 뜨고 전후좌우 위아래를 볼 때
밖의 보이고 들리는 것과 안의 몸에서 일어나는 느낌을
동시에 거울 같이 주시되는지 살핍니다.
그 다음 움직이는 것과 움직이지 않는 것을 구분해야 합니다.
즉, 보이고 들리는 것은 움직이지만
그것을 거울같이 주시하는 시선(視線)은 바뀌지 않습니다.
다섯째, 움직이지 않는 시선이 확인된다면 다음 순서는
이동할 때 이 상태를 유지하면서 안과 밖의 경계선을 무너뜨리는
거울행선을 합니다.
처음 출발지로 돌아왔을 때 몸 풀고 합장하면서
자기 자신과 함께 했던 모든 사람을 연상하여 대상화시켜 발원합니다.
“강물이 흘러서 바다를 이루듯
기운 달이 차서 둥근 달을 이루듯
원하는 모든 일 이루고
편안하고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라고 발원을 합니다.
거울 같은 마음이여
밖의 경계를 보면 안의 몸 현상 놓치고
몸 현상 알아차리면 밖의 경계 놓치나니
안과 밖을 가로지르는 경계선을 어찌 무너뜨릴까
마치 거울은 사물을 비추듯이
비교분별하지 않으면
안과 밖을 동시에 볼 수 있다네.
마치 거울에 비친 사물이 오고 감이 없듯이
안과 밖의 현상들이 생기고 사라짐을 주시하면서
안과 밖의 경계선 무너지고
마치 거울이 장소에 따라 비추듯이
경선(鏡禪)수행하면
안과 밖의 경계선 없는 가운데
봄 되면 꽃피듯
버릴 것 하나 없어
모두 살아 춤추네.
안과 밖의 경계선을 없애는 마음거울 찾기 명상의 효과는
마음거울이 나타나듯 합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수행해야 마음거울이 분명하게 나타납니다.
이때 비로소 ‘숨 쉬지 않고 땀 흘리지 않는 놈’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단계에서 세 가지 마음거울이 되는 선(禪)을 이어서 하게 되면
수행이 더욱 더 깊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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