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신묘년 경주김씨 대구광역시종친회 송년회(2011. 12. 22. 영남별장 특실)
인 사 말 씀
지난 10월 27일 콩뜨락순두부보쌈식당에서 개최되었던 10월 임원․이사회 이후 2개월여만에 건강한 모습으로 오늘 이렇게 다시 뵙게 되니 반갑습니다. 우리 경주김씨 대구광역시종친회 회원 여러분, 그동안 안녕하셨습니까? 그리고 댁내 제절이 두루 무고순탄 하셨습니까? 오늘따라 날씨가 대단히 추운 데도 불구하시고 在植 고문님을 비롯하여 學晟 명예회장님, 그리고 수많은 남녀노소 종친 여러분께서 이렇게 많이 참석하시어 자리를 빛내주신 데 대하여 저희들 집행부를 대표하여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돌이켜보건대 2011년 辛卯年은 그야말로 多事多難했던 한 해였습니다. 먼저 멀리 아프리카를 볼라치면 튀니지에서 발원한 민주화혁명이 이집트를 거쳐 리비아로 번져나가더니 급기야 중동의 예멘과 시리아에 이르기까지 마치 요원의 불길처럼 확산되었지요. 한 편 우리 대구에서는 지난 여름에 어떤 일이 있었습니까? 올림픽 및 월드컵축구와 더불어 세계3대 스포츠 축제라 불리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바로 우리 고장에서 개최되었던 것이라든가, 작금에 이르러 북녘땅에서 벌어진 사태가 바로 多事多難이란 말씀이지요.
요즘과 같은 연말연시를 일컬어 흔히 ‘送舊迎新의 季節’이라고들 하더군요. 이 말은 곧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한다”는 뜻이겠지요. 더욱이 오늘이 일년 중 낮의 길이가 가장 짧은 반면에 밤의 길이가 가장 길다는 1년 24절기 중 하나인 冬至이온데, 이는 亞歲라고도 하더군요. 그런데 亞歲의 ‘亞’가 ‘작을 아’ 인 것을 보면 ‘亞歲’는 곧 ‘작은 설’이란 뜻으로써, ‘작은 설’이 시사하는 바 “묵은 해를 먼저 정리하고 새해를 미리 준비한다”는 측면에서 볼 때, 送舊迎新과 亞歲는 그 맥을 같이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送舊迎新에 즈음하여 사회상을 풍자하고자 교수신문이 연년세세 발표하는 ‘掩耳盜鍾’이란 올해의 四字成語가 문득 생각납니다. 사전을 뒤져봤더니 ‘쇠북鍾’ 대신 ‘방울鈴’자를 쓰기도 하더군요. 掩이 ‘막을엄, 닫을엄’이니, 또 종이나 방울은 건드리면 소리가 나는 법이니, 그 소리를 듣지 않고자 “귀를 막고 종을 훔친다”란 뜻인 바, 이는 “얕은 꾀로 남을 속이려 하나 아무런 성과가 없다” 즉, “세상에 다 드러난 것을 얕은 수로 속이려 한다”란 뜻이겠지요. 이 엄숙한 送舊迎新과 亞歲에 즈음하여 지난 해를 뒤돌아보면서 혹시 掩耳盜鍾하지는 않았나 自省하여 봅니다.
여러 가지로 부족하고 불민한 제가 경주김씨 대구광역시종친회 회장으로 하명을 받은 지도 어언 2년이 가까왔습니다. 따라서 2월 이사회를 끝으로 3월 정기총회때는 회장이라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자 합니다. 지난해 늦은 여름 벌초 때로 기억하는데 가정에 우환이 있다 보니 전파되면서 이제는 제 자신마저 심신이 고갈되어 주체하기가 어렵습니다. 바라옵건대 연부역강하시고, 능력 있으시며, 다양한 연령층을 아우를 수 있는 포용력이 있으신 분이 맡으셔서 우리 종친회를 더욱 발전시켜주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이 엄숙한 송구영신의 계절에 즈음하여 지난 신묘년을 뒤돌아보고 바야흐로 서서히 밝아오는 2012년, 더욱이 60년마다 한 번씩 돌아온다는 '黑龍의 해'라 불리는 희망찬 임진년 새해를 맞이하면서, 지난 한 해 동안 베풀어주신 厚意에 대하여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올리며 변함없는 지도편달을 바라 마지않습니다. 아울러 高堂에 萬福과 더불어 하시는 사업들이 날로 번창하시고 뜻하시는 바 萬事亨通하시기를 기원하면서 두서없고 간단하나마 이것으로 인사의 말씀에 가름합니다. 경청하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회장님의 인사말씀 잘 읽었습니다 .
당일에 이거저것 신경쓰다보니 회장님의 심신이 매우 피곤하시다는 생각만 있었는데 그외에도 여러 좋은말씀이 많았습니다.
행사를 치루고 나면 언제나 그렇지만 이번 행사를 마치고 나서도 역시 국장님이 혼자서 북 치고 장고 치고 너무 수고가 많으시다는 생각을 감출 길이 없습니다. 자고로 우리네 속담에서 이르기를 "백지 한 장도 맞들면 낫다"라고 하였거늘.... 에휴~! 야속한지고.... 궁시렁~ 궁시렁~
"아가씨들의 스커트 길이와 밥상 머리에서의 스피치(speech)는 짧으면 짧을 수록 좋다"는 명언이 있지요. 길지 않으면서 회원 제위께서 솔깃해서 귀담아 들으실 수 있겠끔 청중들을 휘어잡기란 쉽지 않은 것이걸랑요. 아무쪼록 종친회원 여러분의 하해와도 같은 넓으신 아량을 바라 마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