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국가보안법위반 혐의로 구속되어 3개월간 구치소에 갇혔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최화섭 교사가, 구속 당시 구치소에서 자신에게 격려 편지를 보내준 전북 군산의 학생들과 김형근 교사를 찾아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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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앞서거니 뒤서거니 국가보안법의 희생자가 된 최화섭 교사(우)와 김형근 교사(좌)가 5월 22일 군산동고등학교 앞에서 만났다. 김형근 교사가 근무하는 학교 앞에 국가보안법을 비판하는 현수막이 크게 걸렸다./유동걸 기자 |
멀리 군산에서 격려와 존경을 담은 편지를 보낸 학생들은 군산동고등학교 학생들로 이들은 이 학교 김형근 교사에게 수업을 받는 과정에서 최화섭 교사에 대한 사실을 알고 편지를 보냈다. 김형근 교사 역시 지난 4월 18일 국가보안법위반 혐의로 압수수색을 당하고 현재 4차례에 걸쳐 소환 조사를 받고 있다.
5월 22일 최화섭 교사가 김형근 교사의 학교를 방문하면서 처음 두 사람의 만남이 이루어졌다. 두 사람은 두 시간에 걸쳐 국가보안법과 통일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최교사는 “놀라울 정도로 달라지는 남북관계의 변화 속에 경의선 철도가 연결되고 북미간에 평화협정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오는 상황 속에서 낡은 국보법의 잣대로 통일교육을 하는 교사들을 구속하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북한 원전이 대학생 리포트에 인용되는 게 현 상황이다. 국회의 자료가 여러 학술단체나 운동단체를 통해 널리 퍼지고 있는데, 문건 몇 개로 통일교육을 탄압하려는 수구세력의 행태는 다가오는 통일정세 속에서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또 “김형근 선생님을 비롯해 수많은 사람의 탄원서가 보석을 이끌어냈다. 단결된 힘으로 세상을 변화시켜야 한다. 국가보안법은 시대 변화 모르는 세력들이 역사의 시간을 되돌리는 일”이라고 통일주체들의 역량 결집을 강조했다.
분회원 몇 명과 함께 반갑게 최교사를 맞은 김교사는 “학생들이 쓴 글과 카페 활동을 빌미로 자신을 수사하는 게 의도가 있는” 거라며, “수행평가나 지필고사 등에 시사적인 문제를 다루는 것은 교과협의 등 교육주체들의 논의 사항이지 사법부가 잣대를 들이댈 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김교사의 교육관은 확실했다. 한마디로 “No Teacher, No Future. 교사가 제대로 서지 않으면 우리 아이들의 행복한 미래는 없다”는 지론이다는 것이다. ‘분단 조국의 아픔을 다시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주지 않으려면 교사가 먼저 각성하고 실천하는 선구자의 노력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학교방문에는 최화섭 교사에게 격려 편지를 썼던 학생들과의 짧은 만남도 이루어졌다. 최화섭 김맹규 석방대책위원회 까페에는 군산동고 채어진 학생을 비롯 전주고, 전주완산여고 등에 다니는 수십 명의 학생들이 석방탄원서와 격려편지를 보냈다.
최화섭 교사와 편지를 주고 받은 군산동고 2학년 채어진 학생은 “선생님을 뵙고 싶었다. 우리 외할아버지도 이산가족의 한 사람으로결국 가족들을 보지 못한 채 한 달 전에 돌아가셨다. 선생님들이 앞으로 더 열심히 통일교육을 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형근 교사의 수사에 대해서도 “항의 성명서를 전교생 이름으로 낼 계획”이라며 “통일이 어서 와야 이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최화섭 교사는 학생들 앞에서 인사말을 통해, “구치소에서 여러분들이 보내준 격려편지를 받고 감동을 받았다. 꿋꿋하게 재판을 받는 데 큰 힘이 되었으며 미래의 통일 주역인 학생들이 깨어나니 어른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러우면서도 보람을 느낀다”고 소회를 밝혔다.
한편 지난 5월 29일 전자법정에서 김맹규 최화섭 교사 재판을 위한 증거확인 과정에서 국정원이 수사에 개입한 사실이 드러났으며, 최화섭 교사는 “처음부터 치밀한 계획 속에서 수사와 재판이 진행되는 것 같다. 대중조직의 통일활동을 조사하는 데 국가안보와 대북관련 사안을 처리하는 국정원 요원들까지 참여하는 게 놀랍다. 컴퓨터 속의 문건을 쓴 사람은 버젓이 활동하는데, 인터넷에서 볼 수 있는 그 문건을 컴퓨터에 저장한 사람은 국가보안법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는 코미디 같은 현실이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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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두분이 건설적인 일로 만나셨으면 더 좋았을텐데... 하지만 정말 보기 좋습니다. 뒤로 보이는 풍경도 좋구요. 멀리서나마 마음으로 함께합니다.
기사는 신문에서 봤어요 ^^* 김형근샘을 만나뵙고 학생들을 대하는 제 자세를 많이 반성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