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질병 50선](42)갑상선 기능항진증 환자 90% 이상 피로·가슴 두근거림 등 증상 보여
입력날짜 : 2011. 10.20. 00:00:00
▲갑상선 기능항진은 말 그대로 갑상선 호르몬 분비과잉에 의해 발병하며 방치할 경우 생명에도 위험하다.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3~8배 가량 많이 발생하며 치료는 약물요법과 시술방법이 있다. /사진=이승철기자 sclee@ihalla.com
호르몬 분비량 과다 원인 여성 3~8배 많이 발생해 방치할 경우 생명에 위협
갑상선은 목 앞쪽에 위치한 나비모양의 내분비기관이다. 여기서 만들어지는 호르몬은 태생기에는 발생 및 성장에 영향을 미치며 성인에서는 주로 체온 유지와 같은 에너지 대사에 관여한다. 그 외 심장, 뼈, 피부, 호흡기, 위장관 등 다양한 조직에도 영향을 미치며 뇌활동에도 일부 영향을 주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따라서 갑상선 호르몬의 분비량에 따라 증상은 크게 엇갈리며 과잉과 부족 모두 질병에 해당된다.
▶갑상선 기능항진=갑상선 기능항진은 말 그대로 갑상선 호르몬 분비과잉이 문제가 되는 질병이다.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이중 가장 흔한 것은 '그레이브스병'이다. 그레이브스병은 환자 혈액내에 갑상선 분비를 자극하는 항체가 존재하기 때문인데 이들이 갑상선을 끊임 없이 자극하면서 호르몬 분비를 촉진시켜 발생하는 질환이다. 항체 자극으로 과잉 분비된 갑상선 호르몬은 말초조직에서 다양한 증상을 유발하게 된다. 주로 20~60대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10대 및 70대도 드물지만 발생한다. 여성에게서 3~8배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증상=증상은 매우 다양하다. 더위를 못 참으며 피로감, 가슴 두근거림 등은 환자의 90% 이상에서 나타난다. 땀을 많이 흘리고 손떨림, 신경과민, 체중감소, 하지 근육 약화로 운동 또는 계단 오르기가 힘들어지고 운동중 호흡곤란, 식욕증가, 월경장애, 가려움증, 잦은 배변 등은 절반 이상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외 불면증, 관절통, 부종 등도 보일 수 있다. 이들 증상은 나이에 따라 조금 다르게 나타날 수 있으며 젊은 사람에게서 체중 감소보다는 증가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노인층 보다는 젊은층에서 목에 갑상선이 커지는 갑상선종이 더 자주 관찰되며 대부분 좌우가 대칭적으로 커지지만 비대칭적으로 커지는 경우도 있다. 만져보면 부드럽고 심한 경우 갑상선에서 진동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피부에는 모세혈관 확장으로 홍조가 나타나기도 하고 많은 환자가 가려움증을 호소한다. 약 30% 환자들은 일시적이지만 탈모를 호소한다.
▲사진①은 갑상선 기능항진 환자에서 보이는 안병증으로 안검부종 및 안검 충혈, 결막 충혈 등을 관찰할 수 있다. 사진②는 대칭적 갑상선 비대.
안구 돌출증이 관찰되기도 한다. 안구 돌출증인 경우는 갑상선 기능항진이 발생하기 전에 나타날 수 있다. 갑상선 기능항진과 비슷한 시기에 발생하는 경우도 있으며 이후에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이를 그레이브스 안병증이라고 명명하며 뚜렷한 안병증은 그레이브스 환자의 30~50%에서 나타난다. 한국인을 포함한 동양인은 좀 더 낮아 28%에서 나타난다고 보고되고 있다. CT나 MRI에서만 보이는 미미한 안병증까지 합하면 대부분의 환자가 안병증을 보인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의료체계에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갑상선 기능항진으로 생명의 위협을 받는 정도까지 진행되는 사례는 거의 없다. 하지만 젊은 사람인 경우 갑상선 기능항진으로 별다른 증상이 없다고 약물복용을 거부하고 지내다가 심부전 및 부정맥, 호흡부전, 간울혈 등으로 체내 중요 장기 대부분이 손상돼 중환자실에 입원하는 경우가 가끔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를 갑상선 중독발증이라고 하며 이 경우 앞선 설명과 같은 다발성 장기 손상뿐만 아니라 발열, 구역, 구토와 같은 위장관 증상, 혼수와 같은 의식장애를 동반하는 수도 있을 수 있다. 원인은 갑상선 기능항진을 치료하지 않고 않거나 불규칙하게 치료하던중 감염, 수술, 외상, 분만, 정신적 스트레스, 뇌혈관 장애, 급성 심근 경색증 등이 발생하면 이런 사건이 발화점이 돼 나타난다. 사망률은 10~75%까지 보고되고 있다.
▶치료=치료는 한국이나 일본 등의 동양에서는 주로 약물을 첫 치료방법으로 선택하게 된다. 의사들은 기본적으로 단기요법 보다는 장기요법을 선호하며 1~2년 정도 치료하고 처음에는 고용량을 사용하다가 2~3달에 한번씩 혈액검사를 통해 점차 용량을 줄이면서 끊을 수 있는지 보게 된다. 현재 사용할 수 있는 약물은 메치마졸, 안티로이드, 카비마졸 세가지가 있다.
약물치료 외에 다른 치료법의 선택은 수술과 방사선 요오드 치료가 있다. 미국과 같이 의료비가 비싼 경우는 2~3달마다 혈액검사를 시행하고 약을 1~2년 이상 또는 평생 약을 사용하는 경우는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방사선 요오드나 수술처럼 한번에 갑상선 기능저하를 만들어 버리는 방법을 선호한다. 이유는 의료비용이 값싸고 기능항진보다는 기능저하증인 경우 환자와 의사 모두 질병 관리가 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과 유럽이 중심이 되어 발표된 그레이브스병의 치료 지침에서는 약물치료 보다는 방사선 요법과 수술을 먼저 시행하도록 하고 있다.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 Q & A ]
1. 갑상선 기능항진으로 약을 복용하던중 임신했다. 약을 꼭 먹어야 하나?=갑상선 기능항진을 치료하는 약제중 메치마졸과 카비마졸은 태아에 대해 100%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는 약제다. 그래서 임신 초기에는 사용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안티로이드라는 약제는 매우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약제이기 때문에 약을 복용하는데 불안해 할 필요는 없다. 임신중에는 갑상선 기능항진이 약을 복용하지 않아도 증상이 좋아지는 경우가 종종 있어 가끔 임산부들 가운데 갑상선 기능항진 약을 먹지 않고 지내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이런 경우 나중에 분만할 때 문제가 될 수 있고 유산, 조산, 저체중아, 그리고 태아의 심장에 문제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임신을 계획하고 있다면 전문의와 현재 본인이 먹고 있는 약제가 안전한지 상의하고 임신하는 것이 좋겠다.
2. 갑상선 기능항진일 때는 살이 빠져 좋은데, 약을 먹으니 살이 너무 쪄 힘들다. 약의 부작용인가?=갑상선 기능항진은 에너지 대사가 너무 높은 상태이기 때문에 돌아서면 허기가 지고 계속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경우를 많이 경험하게 된다. 이때 갑상선 기능항진 치료제를 복용하는 경우 체내 에너지 대사가 정상으로 돌아가게 되지만 그동안 익숙해졌던 위장의 포만감이나 뇌안에 포만중추는 아직 정상으로 돌아가지 못한 상태로 있게 된다. 따라서 에너지 대사는 정상으로 돌아왔는데 먹는 습관은 여전히 남아 있어서 많이 먹고 자주 먹는 습관을 유지하게 되므로 체중이 증가하게 된다. 따라서 갑상선 기능항진 치료제를 복용하는 경우는 먹는 것을 절제할 수 있어야 살이 과도하게 찌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전문의 의견/ 이상아 내분비내과 교수]"발생 빈도 증가하는 질환"
갑상선 질환은 전반적으로 그 발생 빈도가 증가하고 있는 질환이다. 국민건강 보험 공단에 따르면 2002~2009년 갑상선 기능 항진증은 17만3000명에서 23만3000명으로 1.4배 늘었다. 이중 남자는 6만명이고 여성이 17만3000명정도로 여성이 남성보다 3배 정도 더많이 진료를 받고 있다. 갑상선 기능항진은 오래 방치하는 경우 안구돌출 및 안구운동 장애, 심장기능 이상, 골다공증, 간기능 이상, 부정맥이 발생할 수 있고 심한 경우 갑상선 중독발증 발생으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가임기 여성들은 불임 및 유산 및 조산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의심이 되는 경우 진료를 받고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는 약물복용과 방사선 동위원소 치료 및 수술을 고려할 수 있으며 약물치료인 경우 불행히도 재발하는 경우가 절반을 넘는다. 재발하는 많은 수의 환자들은 평생 약물을 복용해야 한다. 따라서 약물 치료뿐만 아니라 방사선 동위원소 치료나 수술과 같은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방사선 동위원소에 대해서는 방사능에 노출이 된다는 두려움이 크고 수술은 갑상선 기능 저하가 되므로 새로운 상황에 놓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게 된다.
그러나 전혀 그럴 필요가 없다. 갑상선 기능저하는 갑상선 호르몬을 평생 복용해야 하지만 체내 호르몬과 비슷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거의 없으며 가격도 매우 저렴하다. 용량만 잘 조절하면 갑상선 기능 항진증과 같이 2~3달에 한번씩 보는 것이 아니라 최장 1년에 한번씩만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도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갑상선 기능항진 환자들 가운데 약을 장기간 복용하고 있다면 다른 치료 방법도 있고 그 치료 방법이 뭔가 두려운 것이 아니며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된다는 것에 거부감을 갖지 않았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갑상선 갑상선 기능항진은 초기에 잘 진료하고 적절하게 치료하면 완치도 가능하지만 진료를 받고 치료를 게을리 한다든지 치료를 거부하는 경우 생명의 위협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갑상선 기능항진 환자들은 전문의와 상의해 적절한 치료법을 찾을 수 있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