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익 vs 우림, 180조 시장의 위험한 머니게임 2]
서영수 영화감독
2013년을 달군 우림의 공격적 행보는 두 가지다. 첫째는 유명한 고차수 산지에 보이차의 1차
가공시설인 초제소(初製所)를 1년 동안 23개 이상 건립하였다. 우림이 자체 생산량보다
많은 모차를 전례 없이 막강한 자본으로 대량 흡입하고 있다는 사실은
고수차를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에게 위기의식을 느끼게 한다.
둘째, 우림은 헤지펀드로 조성한 2조원으로 대익의 신제품을 집중 매입하였다가 일시에 투매했다. 덩달아 투매에 가담한 대익 대리상들과 개인투자가들의 물건이 쏟아져 나오며
대익의 가격이 하락하면 다시 매입하는 것을 반복하여 차익을 챙겼다.
이러한 매매 타이밍을 모르는 중국의 보이차 개인투자가들은 우림이 챙긴 수익만큼
손실을 입었다. 이는 주식시장이라면 작전세력의 기초적인 수준의 투기전략이다.
하지만 보이차 유통에서는 대익을 상대로 한 대규모의 시장 흔들기는 전례 없던 일이다.
우림은 대익이 흔들리면 모두가 손해라는 시장 통념을 뒤집어 버렸다.
우림의 시장 교란 효과는 효력이 있었다. 단기 수익을 노린 헤지펀드가 우림의 깃발 아래
헤쳐모여를 반복하는 와중에 대익 대리상들도 상당수 이에 동참했다. 지난 3월 11일
윈난성 쿤밍(昆明)에서 만난 한 대익 대리상은 “대익 대리상을 하는 이유는 돈이 되기 때문이다. 우림하고 손잡아 득이 된다면 왜 그쪽에 동참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상인은 이익을 따라다닌다”는 그의 말이 잊혀지지 않는다.
우림의 대익 제품에 대한 도발적인 투기에도 대익은 표면적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아직은 여유가 있어 보인다. 우림이 가동할 수 있는 유동자금이 2조원인 데 비하여
대익은 30배인 60조원 정도는 움직일 수 있다. 다만 대익이 간과하면 안 되는 게 있다.
대익 제품이 갖고 있는 투자처로서의 안정적 재화가치를 소비자가 의심하게 되면
그게 위험한 순간이다. 대익의 보이차는 소비보다 투자 가치로 구매하는 비중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필자는 지난해 10월 중국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에서 대익의 우웬즈(吳遠之) 회장과 만나
대익이 변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고수차 시장에 더 늦기 전에 참여할 것을 권유했다.
우 회장은 대익이 고수차 시장에 참여하지 않는 것은 “대익이 사랑받는 이유는 경제적 부담 없이 누구나 사먹을 수 있다는 점과 건강하고 안정적인 품질에 있다.
고가의 고수차를 판다면 기업철학과 이미지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소신을 밝혔다.
그는 또 “3000개가 넘는 대리점에 고수차를 골고루 공급할 원료를 확보할 수 없다”며
“순료 고수차를 만든다면서 다른 원료를 섞는 일부 중소 차창의 행태를 대익이 따라할 수 없다”는 어려움도 토로했다.
대익은 국영기업에서 민간기업으로 전환된 2004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정면 도전을 받고 있다. 대익을 정조준한 우림의 주요 관리직과 기술 인력에 대익 출신이 많다는 점 때문에 혹시 우림이
대익의 아바타가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받기도 한다. 우림은 대익을 누구보다 잘 아는 집단이다.
국영 시절의 후광을 등에 업은 대익이 기존의 경영 방식을 벗어나 글로벌 스탠더드를 지향하는
각고의 노력이 없다면 또 다른 도전에 직면할 것이다. 2014년 중국의 보이차 시장은
총성 없는 전쟁이 뜨겁게 벌어지고 있다.
*** 다음이야기
[윈난산의 10분의 1 가격,
미얀마산 고수차의 도전1]
첫댓글 ㅎㅎ
즐차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