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억: 몹시 놀랐을 때 숨을 순간적으로 멈추거나 들이마시는 소리/갑자기 몹시 놀라거나 쓰러질 때 내는 소리(국립국어연구원 표준국어대사전)
허걱 : 놀랍거나 참신하거나 황당한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내지르는 감탄사
'ㄱ'으로 끝나는 단어를 발음할 때는 기도가 막히면서 잠깐 숨이 멎는 느낌이 든다. 이런 느낌은 'ㄱ'으로 끝나는 의태어나 의성어, 감탄사에 그대로 살아있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여인을 봤을 때는 숨이 '턱' 멈추고, 하수구는 '꽉' 막히며, 놀라는 것은 '깜짝'이다. 겁에 질리거나 놀랐을 때 입에서 자연스럽게 튀어 나오는 '헉'이나 '억'도 이런 감탄사이다.
이런 '헉'과 '억'이 합쳐져서 새롭게 만들어진 감탄사가 바로 '허걱'이다. '허걱'이라는 새로운 감탄사의 출현은 인터넷문화와 떼어놓을 수 없다. 인터넷 채팅언어는 만화 용어와 가장 가깝다. 비록 문자로 표현하지만 입말 같은 생생함이 파닥거려야 하고, 감탄사를 많이 쓰고, 감탄사를 통해서 다양한 느낌을 전달한다.
예를 들어 무협만화에서 용감한 장수가 적의 칼에 쓰러질 때는 '쿠~웅'이라고 표현하지만 비겁한 장수가 쓰러질 때는 '켁'이라고 쓴다. '켁'으로 표현되는 죽음에는 비장감이나 슬픔이 아니라 오히려 통쾌함이 느껴진다.
이와 마찬가지로 소설같은 데서는 고작 '하하하'나 '호호호' 정도로 웃음을 표현하지만 채팅에서는 '클클클' '푸헐헐' '훼훼훼' '키드득'등으로 다양한 뉘앙스를 드러낸다. 즉 기존의 감탄사로는 신세대의 다양한 느낌을 전달할 수 없어 새로운 감탄사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허걱'도 그렇게 탄생한 말이다. 신세대의 대표어 중 하나인 '엽기적'인 상황을 표현하는 '대표 감탄사'로 태어난 것이다. 21일 밤 인터넷대화방에서 만난 여대생에게 나이를 밝히니 당장 "허걱, 아저씨네"하고 반응이 날아 온다.
'허걱'은 비록 '헉'과 '억'의 결합이지만 '헉'이나 '억'이 가지고 있는 놀람이나 끔찍함은 없다. 오히려 밝고 가볍고 경쾌한 느낌을 준다. 이것은 끔찍하거나 괴기스러운 상황을 나타내는 '엽기'라는 말이 신세대들 사이에는 '뭔가 참신하고 황당하고 색다른 것'이라는 의미로 더 자주 사용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허걱'은 이제 국제어다. 다국적 인터넷 게임에서 영어로 쓰인 지도 오래 됐다. 게임시나리오작가 이문영씨는 "외국 게이머들이 'nim(님)'과 'hukuk(허걱)'같은 말로 한국인을 구별할 정도"라고 한다.
인터넷을 통해 유포된 이 말이 이제는 모니터 밖으로 튀어나와 일상어로 자리잡고 있다. 그래서 신세대들은 놀라거나 황당할 때 '헉'소리를 지르지 않고 '허걱'한다. "허걱, 엽기다."
"울 일공(10대를 지칭하는 말)들의 구여우면서 아련하게 풍겨오는 쪼까 모자라는 냄새, 그리고 뒤골 때리는 발랄함이 겸비된 그런 홈페쥐를 알리어, 학교에서 X된 인간 소리 함 들어보게 하고 나아가 일공의 명성 드높이는 한편 국위선양까지 한큐~에 해버리겠다는 허접 속셈이지."
청소년 웹진 '채널 텐'의 홈페이지 소개란에 실린 글 한 대목이다. 말 줄임, 소리나는 대로 적기, 은어 사용, 거침없는 감정 표현 등 이른바 '명랑체'라는 컴퓨터 세대 글쓰기의 한 특성을 보여준다.
이런 '명랑체'의 전형은 이젠 이 분야의 고전이 되다시피한 '딴지일보'의 소개말일 것이다. "본지는 한국농담을 능가하며 B급 오락영화 수준을 지향하는.(중략) 인류의 원초적 본능인 먹고 싸는 문제에 대한 철학적 고찰과 우끼고 자빠진 각종 사회 비리에 처절한 똥침을 날리는 것을 임무로 삼는다."
딴지일보를 진앙지로 해서 10대 웹진 뿐 아니라 '나나(Nana)', '페이퍼(Paper)', '런치박스(Lunch Box)' 등 10~20대 대상의 오프라인 잡지들도 자유 발랄하며 파괴적 언어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짬뽕체', '비빔밥체', '중얼중얼 설법체' 등의 이름으로 길거리 언어를 수면 위로 부상시키며 고전적인 문체를 뭉개 버린다. 그들만의 은어에 대한 기본 상식이 없다면, 그들의 좌충우돌식 사고 선을 따라잡지 못한다면, 한 페이지 읽기도 벅찰 정도다.
기존 문체를 '후딱 디비는' 이런 글들의 전략은 뚜렷하다. 말 줄임으로 인한 속도감, 소리나는 대로 쓰면서 생기는 감정의 직접성과 문법적 규범으로부터의 해방감, 은어사용을 통한 그들만의 일체감, 때로는 위악적일 정도의 거침없고 노골적인 감정 표출을 통한 허위의식의 고발 등이다.
■ 쓰기와 말하기의 접점. 채팅언어
'명랑체'의 모태는 컴퓨터를 사용한 채팅문화다. 채팅 언어의 특징은 잘 알려져 있다.
'잼있져'(재미있죠) '겜(게임)' '넘(너무)' '땜(때문)' '걍(그냥)' 등 말 줄임, '조아(좋아)' '만타(많다)' '어뜨케(어떻게)' '추카추카(축하축하)' 등 소리 나는 대로 쓰기, '얼큰이(얼굴 큰 사람)', '쌔끈(섹시하고 멋있는 사람)' 등 은어 사용, 우캬캬, 까악, 꽈당, 글쩍글쩍 등 의성ㆍ의태어의 적극적 활용, ^^;(멋쩍은 웃음), :-( (찌푸린 얼굴) 등 이모티콘(emoticonㆍ감정을 표현하는 기호)이라는 회화적 기호의 사용 등이다.
이러한 채팅언어는 글로써 말하는 상황을 연출하려는 데서 비롯됐다. 말은 맞춤법을 따지지 않는 반면, 즉시 이야기 해야 한다. 감성적인 표현과 액센트가 또한 중요하다. 글을 빠르고 편리하게 쓸 수 있는 컴퓨터가 이를 기술적으로 뒷받침했다. 여기에 채팅공간의 익명성으로 감정을 여과없이 드러내는 상황까지 겹쳐졌다.
■ 언어 혼란?
이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대부분의 국어학자들은 "문법 규범 체계를 혼란시켜 언어나 대화의 기본적 원칙이 흔들릴 뿐 아니라 사고가 즉흥적이고 단순화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문제는 한창 언어 규범을 배우는 초등학생들까지도 이런 혼란한 언어에 노출되고 있다는 점이다. 초등학생 대상의 어린이 사이트 채팅 공간에서조차 채팅언어는 예외가 없다. "여가 어댜?(여기가 어디야?)" "나랑 칭구(친구) 할레?" 등 맞춤법에 어긋나는 글들이 대화의 상당수를 차지한다.
서울대 국어교육과 김광해(金光海) 교수는 "문제는 채팅 언어를 규제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며 "한 세대의 유행이자, 하나의 놀이공간으로 인정할 수 밖에 없지만, 반면에 공적인 공간에서는 이를 적극적으로 바로잡는 방법으로 대처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채팅언어에 대한 우려가 지나치다고 지적한다. 채팅공간에서 쓰는 '방가'(반가워)라는 말을 실생활에서까지 사용하지 않듯이 채팅언어 자체는 특수한 공간에서만 사용되는 은어라는 주장이다. 특수한 스포츠 용어들이 있듯이 채팅을 하기 위한 일종의 룰이라는 것이다.
직접 보고 말하는 화상채팅이 일반화하면 채팅언어가 조만간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실제로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한 화상채팅으로 인해 타이핑하는 채팅의 유행도 시들해진 편이다.
■ 새로운 언어적 가능성?
채팅언어 자체가 아니라 컴퓨터와 네트워크 등 뉴미디어의 등장으로 형성되고 있는 새로운 언어적 세계관에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버전업' 편집 주간인 이용욱(李鎔郁)씨는 "채팅언어는 논리적이고 총체적이고, 규율적인 문자언어와 즉흥적이고 감각적인 구술언어의 접점에 있다"며 "논리적인 문자언어와 감성적인 구술언어를 포괄하면서 더욱 다채롭고 풍요로운 언어적 가능성을 밑바닥을 깔고 있다"고 진단했다.
구어와 문어 경계의 모호함, 감각적이고 회화적인 이미지의 활용, 경쾌하고 발랄한 문체 등 신세대 글쓰기의 뚜렷한 징후가 이런 맥락이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사고의 단순성, 논리의 허약함, 리얼리티의 부족 등 '가벼운 글쓰기'가 초래하는 문제점이 가시지 않은 상황이다. 컴퓨터 세대의 말과 글의 운명은 2001년에도 여전히 안개지대를 걷고 있는 셈이다.
송용창기자
[2001한국인 이렇게 산다] 4. 컴퓨터 세대, 말과 글이 달라진다
채팅언어, 제2의 한국말化
'뒤골 때리는' 말과 글들?
"울 일공(10대를 지칭하는 말)들의 구여우면서 아련하게 풍겨오는 쪼까 모자라는 냄새, 그리고 뒤골 때리는 발랄함이 겸비된 그런 홈페쥐를 알리어, 학교에서 X된 인간 소리 함 들어보게 하고 나아가 일공의 명성 드높이는 한편 국위선양까지 한큐~에 해버리겠다는 허접 속셈이지."
청소년 웹진 '채널 텐'의 홈페이지 소개란에 실린 글 한 대목이다. 말 줄임, 소리나는 대로 적기, 은어 사용, 거침없는 감정 표현 등 이른바 '명랑체'라는 컴퓨터 세대 글쓰기의 한 특성을 보여준다.
이런 '명랑체'의 전형은 이젠 이 분야의 고전이 되다시피한 '딴지일보'의 소개말일 것이다. "본지는 한국농담을 능가하며 B급 오락영화 수준을 지향하는.(중략) 인류의 원초적 본능인 먹고 싸는 문제에 대한 철학적 고찰과 우끼고 자빠진 각종 사회 비리에 처절한 똥침을 날리는 것을 임무로 삼는다."
딴지일보를 진앙지로 해서 10대 웹진 뿐 아니라 '나나(Nana)', '페이퍼(Paper)', '런치박스(Lunch Box)' 등 10~20대 대상의 오프라인 잡지들도 자유 발랄하며 파괴적 언어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짬뽕체', '비빔밥체', '중얼중얼 설법체' 등의 이름으로 길거리 언어를 수면 위로 부상시키며 고전적인 문체를 뭉개 버린다. 그들만의 은어에 대한 기본 상식이 없다면, 그들의 좌충우돌식 사고 선을 따라잡지 못한다면, 한 페이지 읽기도 벅찰 정도다.
기존 문체를 '후딱 디비는' 이런 글들의 전략은 뚜렷하다. 말 줄임으로 인한 속도감, 소리나는 대로 쓰면서 생기는 감정의 직접성과 문법적 규범으로부터의 해방감, 은어사용을 통한 그들만의 일체감, 때로는 위악적일 정도의 거침없고 노골적인 감정 표출을 통한 허위의식의 고발 등이다.
쓰기와 말하기의 접점. 채팅언어
'명랑체'의 모태는 컴퓨터를 사용한 채팅문화다. 채팅 언어의 특징은 잘 알려져 있다.
'잼있져'(재미있죠) '겜(게임)' '넘(너무)' '땜(때문)' '걍(그냥)' 등 말 줄임, '조아(좋아)' '만타(많다)' '어뜨케(어떻게)' '추카추카(축하축하)' 등 소리 나는 대로 쓰기, '얼큰이(얼굴 큰 사람)', '쌔끈(섹시하고 멋있는 사람)' 등 은어 사용, 우캬캬, 까악, 꽈당, 글쩍글쩍 등 의성ㆍ의태어의 적극적 활용, ;(멋쩍은 웃음), :-( (찌푸린 얼굴) 등 이모티콘(emoticonㆍ감정을 표현하는 기호)이라는 회화적 기호의 사용 등이다.
이러한 채팅언어는 글로써 말하는 상황을 연출하려는 데서 비롯됐다. 말은 맞춤법을 따지지 않는 반면, 즉시 이야기 해야 한다. 감성적인 표현과 액센트가 또한 중요하다. 글을 빠르고 편리하게 쓸 수 있는 컴퓨터가 이를 기술적으로 뒷받침했다. 여기에 채팅공간의 익명성으로 감정을 여과없이 드러내는 상황까지 겹쳐졌다.
언어 혼란?
이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대부분의 국어학자들은 "문법 규범 체계를 혼란시켜 언어나 대화의 기본적 원칙이 흔들릴 뿐 아니라 사고가 즉흥적이고 단순화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문제는 한창 언어 규범을 배우는 초등학생들까지도 이런 혼란한 언어에 노출되고 있다는 점이다. 초등학생 대상의 어린이 사이트 채팅 공간에서조차 채팅언어는 예외가 없다. "여가 어댜?(여기가 어디야?)" "나랑 칭구(친구) 할레?" 등 맞춤법에 어긋나는 글들이 대화의 상당수를 차지한다.
서울대 국어교육과 김광해(金光海) 교수는 "문제는 채팅 언어를 규제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며 "한 세대의 유행이자, 하나의 놀이공간으로 인정할 수 밖에 없지만, 반면에 공적인 공간에서는 이를 적극적으로 바로잡는 방법으로 대처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채팅언어에 대한 우려가 지나치다고 지적한다. 채팅공간에서 쓰는 '방가'(반가워)라는 말을 실생활에서까지 사용하지 않듯이 채팅언어 자체는 특수한 공간에서만 사용되는 은어라는 주장이다. 특수한 스포츠 용어들이 있듯이 채팅을 하기 위한 일종의 룰이라는 것이다.
직접 보고 말하는 화상채팅이 일반화하면 채팅언어가 조만간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실제로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한 화상채팅으로 인해 타이핑하는 채팅의 유행도 시들해진 편이다.
새로운 언어적 가능성?
채팅언어 자체가 아니라 컴퓨터와 네트워크 등 뉴미디어의 등장으로 형성되고 있는 새로운 언어적 세계관에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버전업' 편집 주간인 이용욱(李鎔郁)씨는 "채팅언어는 논리적이고 총체적이고, 규율적인 문자언어와 즉흥적이고 감각적인 구술언어의 접점에 있다"며 "논리적인 문자언어와 감성적인 구술언어를 포괄하면서 더욱 다채롭고 풍요로운 언어적 가능성을 밑바닥을 깔고 있다"고 진단했다.
구어와 문어 경계의 모호함, 감각적이고 회화적인 이미지의 활용, 경쾌하고 발랄한 문체 등 신세대 글쓰기의 뚜렷한 징후가 이런 맥락이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사고의 단순성, 논리의 허약함, 리얼리티의 부족 등 '가벼운 글쓰기'가 초래하는 문제점이 가시지 않은 상황이다. 컴퓨터 세대의 말과 글의 운명은 2001년에도 여전히 안개지대를 걷고 있는 셈이다.
입력시간 2001/02/01 19:26
방송] 방송은 지금 ‘채팅언어’ 세상 (2001.11.22)
“안냐세요.”(안녕하세요, SBS라디오 ‘김동완의 1010클럽’) “보져.”(보지요, SBS드라마 ‘아버지와 아들’) “봤슴다.”(봤습니다, SBS 라디오 ‘채리나의 영스트리트’)…
10대들이 인터넷 채팅 등에 즐겨 사용하는 ‘통신언어’가 급속하게 방송에 침투하고 있다. 드라마와 쇼·오락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빈번하게 사용되는 이들 유사 통신언어는 국민의 국어생활을 파괴하고 시청자 세대간 벽을 쌓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한 방송언어의 외국어 남용도 위험수위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방송위원회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 ‘급변하는 사회의 방송언어문화 향상 방안 연구’에서 유자효 SBS라디오본부장은 ‘통신언어의 방송언어 침투에 대한 대응방안’이란 논문을 통해 지난 8월 27일부터 1주일간 SBS TV 드라마·오락프로그램 27개를 분석한 결과 모두 535건의 통신언어 유형의 방송언어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 조사는 SBS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지만 KBS MBC의 경우도 유사 통신언어 사용에 큰 차이가 없어, 방송언어 훼손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인 유형별로 보면 어휘형태 변형이 가장 많아 “씨꺼서 씻어서”(인포다큐 ‘아는 것이 힘이다’) “가뿔고 가버리고”(휴먼TV 아름다운 세상) “일루와 이리와”(시트콤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등 219건이 조사됐다. 이어 “맞짱” “돌탱이”(드라마 ‘소문난 여자’) “오바한다”(토요일은 즐거워) “쌩쑈”(드라마 ‘수호천사’) 등 속어 및 은어 사용이 173건이나 됐고, “때매 때문에”(드라마 ‘소문난 여자’) 등 축약도 71건이나 됐다.
유자효 본부장은 “방송사가 제작자와 진행자를 대상으로 하는 자체 교육·연수 프로그램의 제도화가 필요하다”며, “정부와 교육기관 등을 통한 사회적 언어순화 노력도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서지문 고려대교수(영문학)는 ‘방송언어에 나타난 외국어 남용 사례분석’이란 논문에서 KBS2 ‘연예가중계’ MBC ‘섹션TV 연예통신’ SBS ‘두 남자 쇼’ 등 TV3사의 대표적 연예오락프로그램 6개를 분석한 결과 “오버하는”(KBS2 ‘야!한밤에’) “업된다” “작전 걸”(SBS ‘기분 좋은 밤’) “분위기 메이커”(KBS2 ‘연예가중계’) 등 외국어 오·남용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외래어 안쓰기 연예인 결의대회 같은 것을 갖고, 녹화 또는 생방송을 시작하기 전에 진행자와 출연자가 함께 외국어 사용을 자제하자는 결의를 나눈다면 일부러 ‘멋부리려’ 쓰는 외국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기획자나 진행자가 ‘외국어순화집’ 같은 것을 공부해서 국어를 지킬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