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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책 <탄압받는 과학자들과 그들의 발견 제 1권> 중에서 21장 '돌에서 빵을 만들다'를 옮긴 글 입니다.
돌에서 빵을 만들다
레이먼드 버나드
줄리어스 헨젤 박사는 농화학 역사상 가장 위대한 사람이다. 비록 광범위한 화학비료 독점체제에 의해 지식을 억압당하고, 책이 불태워지고, 그가 개발한 돌가루비료가 시장에서 쫓겨났지만 말이다. 궁극적으로 진리는 드러나고, 그 적들은 굴복하기 마련이다. 농업에서 화학비료의 사용을 막으려는 헨젤의 선구적인 연구는 반세기가 지난 오늘날 유기농운동으로 부활하여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하지만 헨젤은 현대의 어느 농업개혁가들보다 현대적이었다. 그는 이론화학의 토대 위에서 현장의 실험을 통해, 자신의 돌가루비료가 단순히 화학비료뿐만 아니라 모든 동물성 비료를 대체할 수 있음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화학비료와 관련하여 인산─질산─칼륨 비료 이론을 처음 제안한 사람은 독일인 화학자 리비히였다. 헨젤은 잘못된 화학비료이론에 대하여 무자비한 공격을 가했으며, 그럼으로써 화학비료 판매에 관한 금전적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사람들의 노여움을 사게 되었다. 그들은 농업당국과 대학 교수들을 이용하여 헨젤이 사기꾼이고 돌가루비료는 쓰레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난을 퍼부었다.
화학비료를 상대로 한 싸움에서 진 헨젤은 패배한 영웅으로 죽었지만, 한 세대가 지난 후 그의 노력은 유기농운동으로 결실을 맺었다. 하지만 아직 그는 이 운동의 창시자로 인정받고 있지 못하다.
편협한 화학비료론의 옹호자 리비히와, 리비히가 완전히 간과했던 미소 미네랄과 식물에 대한 균형적 영향 공급을 옹호했던 헨젤 간의 논쟁, 이것은 화학비료의 판매를 확대하려는 방안을 모색했던 기회주의자와 인류의 안녕에 대해 관심을 기울였던 진정한 과학자 사이의 전쟁이었다. 리비히가 배후의 화학비료 독점시장과 함께 승리를 얻었지만, 헨젤은 죽고 난 후 수십 년이 지난 오늘날 비로소 궁극적인 승리를 쟁취했다.
리비히는 식물이 필요로 하는 것은 질소와 인, 칼륨의 세 가지 주요 원소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이론에 기초하여 화학비료들은 이들 원소를 고급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다. 바면, 헨젤은 식물은 이들 주요 원소 이외에도 훨씬 많은 것을 필요로 한다고 주장했으며, 당시에는 거의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미소 미네랄의 중요성을 특히 강조했다. 따라서 그는 오직 세 가지 원소만을 공급하면서 인공적이고 강한 침식성을 갖는 화학비료 대신 분쇄된 암석, 특히 식물에게 필요한 모든 미소 미네랄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 화강암을 분쇄한 순한 돌가루를 비료로 쓰도록 권장했다.
헨젤이 처음 암석 분말로 비료를 만든 것은 그가 제분소에서 일하도 있을 때였다. 작업하다가 하루는 돌가루가 곡물과 함께 섞여 분쇄되는 것을 발견하고 제분기로 뛰어 내려왔다. 그는 부서진 돌가루들을 자기 집 텃밭에 버렸고, 그 자리에서 아주 싱싱한 야채들이 새로 자라나는 것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 이것을 보고 그는 다시 돌가루를 더 갈아서 같은 실험을 반복했고, 이번에는 과일나무에도 돌가루를 뿌려 두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전 해에만 해도 병충해 때문에 설익은 과일만 맺던 사과나무가 벌레도 끓지 않고 튼실한 과일을 맺었다는 사실이었다. 돌가루비료를 주었던 채소들도 마찬가지로 전혀 벌레나 질병에 걸리지 않았다. 이 채소들은 식물성 식품으로 전혀 흠이 없었고, 심지어는 척박한 토양에서도 싱싱하게 잘 자랐다.
이러한 결과에 고무된 헨젤은 자신의 돌가루비료를 시장에 내다 팔기 시작했고, 집필 작업을 통해 화학비료의 그 우월성을 널리 알리기 시작했다. 동시에 그는 동물 배설물의 비료 사용과 그 기초가 되는 질소이론을 비판하면서, 식물은 돌가루비료와 충분한 물과 공기, 햇빛만 있으면 질소가 부족한 토양에서도 잘 자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식물들은 잎을 통하여 필요한 질소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에, 질소를 얻기 위해 꼭 땅에 의존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화학비료의 사용에 반대함으로써 헨젤은 강력한 적의 분노를 일깨웠다. 그의 비료는 화학비료 독점 시장을 파괴시킬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헨젤의 돌가루비료 사업은 불공정한 경쟁에서 파산할수밖에 없었고, 그의 상품은 시장에서 축출당했다. 그러나 주된 공격대상은 그이 책 <<돌가루에서 빵을>>이었다. 헨젤은 이 책을 통해 화학비료 공업이 토대를 두고 있는 리비희의 새로운 이론은 물론 '고깃덩어리 리비히'(헨젤은 화학비료나 배설물을 사용하지 않는 자연농법을 주장했던 만큼, 채식주의 옹호자였다)에 대해 상세한 비판을 가했기 때문이었다. 적들은 그의 책이 더 이상 출판되지도, 도서관 서가를 차지하지도 못하도록 추방하는 데 성공했다. 마침내 그의 책은 거의 구할 수 없거나 구하기가 매우 어렵게 되었다.
헨젤은 농화학뿐만 아니라 생화학과 영양학을 배웠고, 이들 학문을 서로 연결시켜 이를 종합한 삶의 과학으로 통일시킴으로써 여기에 '거시 생물학'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의 이론은 삶의 화학이란 근본적으로 토양의 화학에 의해 결정되며, 인공적인 화학물질은 토양의 화학적 조성을 불균형하게 만들고 왜곡시키게 만든다는 것이다. 여기에 반해 암석 분말은 토양의 정상적인 미네랄 조성을 회복시킴으로써 건강과 생명에 친화적인 음식물을 생산할 수 있다. 토양을 조절하고 식량을 경작하는 수단으로서의 암석 분말의 가치에 대한 연구가 처음 제출되었을 때에는 거부를 당하고 심지어 조롱까지 당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100여년이 지난 오늘날의 농학은 그 같은 이론을 인정하고 있으며, 석회석이나 인광석을 비롯한 여러 암석들의 분말을 비료로 사용하는 것이 표준적인 농법의 하나로 인정되기에 이르렀다. 토양에 미네랄을 공급하는 원천으로 헨젤이 가장 균형 있는 암석으로 추천했던 화강석은 처음에는 그 유용성을 인정받지 못했지만, 후에는 재평가되어 토양 미네랄 강화제로 사용되고 있다.
연구를 진행하던 도중에 헨젤 박사는 화강석과 같은 태고의 암석에는 토양과 식물, 동물과 인간의 거듭남에 필요한 모든 미네랄이 무한하게 잠재되어 있음을 발견했다. 필요한 것은 오직 암석을 미세하게 분쇄하여 미네랄 원소를 식물이 흡수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주는 것 뿐이다. 그는 자신의 책을 통해 과일과 채소가 좀더 싱싱하고 영양소가 풍부하며, 질병과 병충해에 강해서 농약을 살포하지 않아도 벌레가 먹지 않는 과일을 생산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 그렇게 암석 분말 비료로 생장시킨 식품이야말로 진정한 슈퍼 유기농산물이라 할 것이며, 동물의 분뇨나 화학비료를 주어 억지로 키운 농산물에 비해 맛과 가치가 훨씬 월등하다
성장하는 새로운 화학산업과의 전쟁의 포문을 처음 연 사람은 바로 헨젤이었고, 이 싸움은 다음 세기의 영국 윌리엄 하워드와 미국의 로데일로 이어졌다. 헨젤에 따르면 화학비료의 사용은 다음과 같은 해악적인 작용을 낳는다.
① 토양을 오염시키고, 유익한 박테리아와 지렁이, 부식토를 파괴한다.
② 건강하지 못하고, 불균형적이며, 미네랄을 부족하게 만들어 식물을 병충해나 질병에 취약하게 함으로써, 이런 불구의 식물을 계속 성장시키려면 골칫덩이 화학비료를 계속 공급할 수밖에 없게 한다.
③ 그 같은 비정상적인 식물과 그 과실을 섭취한 동물과 인간을 병들게 한다.
④ 농민들에게 엄청난 비용을 부담시킨다. 화학비료는 물에 매우 잘 녹기 때문에 비에 의해 쉽게 씻겨 내려가고, 따라서 계속해서 비료를 공급해 주어야 한다(반면, 암석 분말은 물에 녹지 않으므로 쉽사리 씻겨 내려가지도 않으면서도 계속해서 여러 해 동안 토양에 미네랄을 공급한다).
헨젤에 따르면, 화학비료 대신에 화강암이나 석회석, 인광석 따위와 같은 여러 가지 암석 분말을 사용하면 척박한 토양이라도 최상의 처녀지와 같은 미네랄의 균형을 갖춘 토양으로 영구적으로 회복될 수 있다. 그리고 물에 잘 녹은 화학비료와 비교할 때, 한번 뿌린 돌가루분진은 빗물이나 관개용수에 의해 씻겨 내려가지 않는다. 따라서 농민들에게 비용을 절감하게 함으로써 소비자에게 식품을 좀더 싼값에 공급할 수 있게 한다. 또한 이처럼 미네랄이 풍부한 식품은, 그가 실험을 통해 증명한 바 있듯이, 좀더 건강하고 식물의 질병이나 병충해에 대해 면역성이 있기 때문에 비용과 위험을 감수하면서 농약을 살포할 필요가 없다(이 글의 영어판 편집자에 따르면, 일부의 인광석은 중금속인 카드뮴 오염도가 매우 높으므로 성분 분석을 한 후에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농작물에 농약을 뿌려서 해충을 구제한다는 것은 해충 발생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제거하지 못한다. 그리고 농약은 해충뿐만 아니라 그것을 먹는 인간에게도 해롭다. 오로지 땅의 영양상태를 건강하게 유지시키고 나무를 심고 올바른 방법으로 비료를 줌으로써, 그리하여 그 식물들을 영양이 풍부하고 튼튼하며 질병에 걸리지 않도록 함으로써 해충의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다. 해충은 건강한 식물이나 농작물은 공격하지 않기 때문이다. 즉 해충은 하이에나들이 먹이 사냥을 할 때처럼 미네랄이 결핍된 '약한' 식물만을 공격하지, 건강한 농작물은 공격하지 않는다. 이와 관련하여 찰스 노던은 재미있는 실험을 했다. 그는 직접 두 개의 단지에 각가 한 그루씩 토마토를 키워서 줄기가 서로 엉키게 만들었다. 그러고 나서 한 곳에는 교질(膠質)의 인광석에서 추출한 미소 미네랄을 풍부하게 공급해 주었고, 다른 한 곳에는 화학비료를 주었다. 그 결과 화학비료를 주었던 토마토 줄기는 해충의 공격을 받았지만, 미소 미네랄을 공급했던 토마토는 공격받지 않았다.
헨젤은 동물의 배설물이나 화학비료는 농작물을 자연스럽지 못하게 억지로 성장시키기 때문에, 보통 느리고 긴 성장 기간을 통하여 흡수되는 미네랄을 받아들이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미네랄의 결핍되고 불균형한 농작물이 생산되고, 이런 농작물들은 약하고 건강하지 못하며, 질병이나 해충에 희생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이것은 지난 한 세기 동안 화학비료 사용의 증가와 동시에 지속적으로 해충의 피해가 증가되어 왔다는 사실에 대한 좋은 설명이다. 또한 식물과 동물, 그리고 인간들 사이에도 마찬가지로 질병이 증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영국의 토양전문가 킨스가 통계적인 방법을 통해, 화학비료의 사용량 증가는 지난 100여 년간의 발암률의 비약적인 증가의 주요한 원인임을 입증한 바 있다.
현대의 유기농운동은 헨젤의 주장 가운데 한 가지를 받아들여 널리 유포되고 있다. 화학비료 대신 암석분말을 사용하자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헨젤의 중심적인 다른 주장, 예컨대 동물의 분뇨가 농작물의 영양공급원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올바른 평가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헨젤은 지난 세기의 사람이지만 오늘날의 유기농운동보다 훨씬 앞서 있는 사람이었으며, 가장 현대적인 농업개혁가보다 더욱 현대적인 사람이었다.
영국에는 샘프슨 모건이라는, 헨젤을 존경하면서 그의 사도를 자임하는 한 사람이 있다. 그는 화학 혹은 동물 비료의 사용을 피함으로써 생물학적 재생과 토양에 관한 헨젤의 철학에 기초하여 자신의 '청정농법'을 정립했다. 헨젤이 이론가로서의 면모가 강했다면, 모건은 셀제 농부이자 농업연구가로서 농업박람회마다 암석 분진 비료로 키운 질병에 강한 최상품의 초대형 과일과 채소를 출품하여 모든 일등상을 휩쓸었고, 그럼으로써 헨젤의 타당성을 증명했다. 모건의 저서 <<청정농법>>에는 그의 모든 주장이 실려 있다. 사실 이 책은 헨젤의 주장을 영국의 토양에 접목시킨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독자들은 모건의 책을 통하여 이 글의 미흡함을 보완하고 자연농법에 대한 철저한 이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돌가루비료를 사용하고 동물의 분뇨를 쓰지 않는 토질 회복 방법에 관하여, 모건의 실험은 다음과 같은 사실을 입증했다.
① 돌가루비료는 향기롭고 신선하며,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작물을 생산한다.
② 해충과 벌레, 곰팡이 및 온갖 질병에 대한 면역을 갖게 한다.
③ 농산물의 보관 및 운송과 관련된 품질을 향상시키기 때문에 화학비료를 사용한 식품이 빨리 부패되는 것에 비해 오랜 기간 보관할 수 있다.
④ 농작물의 저항력을 높여, 분뇨나 화학비료로 키운 농작물보다 한발과 냉해에 강하다.
⑤ 곡물의 생산량을 늘리고 이윤을 높여 준다. 화학비료는 비에 쉽게 쓸려 내려가지만, 돌가루비료는 불용성이기 때문에 오랫동안 토양에 잔류하면서 점진적으로 미네랄을 공급하는 가장 경제적인 비료이므로 농민들에게 비료 구입 비용을 절감시킨다.
⑥ 돌가루비료를 사용한 농작물은 인간의 건강과 질병 예방에 좋다.
⑦ 화학 또는 동물 비료 대신 돌가루비료를 사용하면 병충해의 원인을 근절시킬 수 있기 때문에 농약 사용을 막을 수 있다. 이는 돌가루비료로 키운 작물이 병충해에 강하다는 사실을 통해 입증된 바 있다.
첫댓글 퍼 갈게요..^^
돌가루가 땅을 회복시킨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꿈의 농법과 예술자연농법을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이글을 통해 인간의 젓줄인 '토양'이 그동안 얼마나 훼손되고 오염되고 있는지를 새삼 절감하게 되었어요. 자연은 그대로 완벽한 것을 우리 인간들은 끊임없이 참견하며 쇼(?)를 하는 꼴이라니.. 정말 소중한 내 몸과 같은 토양을 가지고 말이지요...
과학의 발전이라는 허울때문에 실제로는 인간의 지혜(직관)가 지식에 가려져서 그렇지요. 그로 인한 각종 부작용으로 인해 이제라도 자연농법의 중요성과 우리 조상들의 생태순환농법을 배우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으니 다행이지요.
좋은 정보 이네요..^^* 저도 기억했다가 써 먹어야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