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D 영상 전광판으로 재탄생한 ‘비바 비전’
미국 라스베이거스를 방문한 사람이라면 꼭 보게되고 봐야하는 명물이 있다.
전장 무려 420m에 달하는 거리를 무대로 펼쳐지는 하늘의 영상쇼인
프리먼트 스트리트 익스피어리언스(FSE)다.
이 영상쇼는 지난 1995년부터 시작했는데, 설비 노후에 따라
작년부터 전구스크린을 첨단 LED 전광판으로 교체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최근 공사를 마치고 ‘비바 비전’이라는 이름으로 탄생한
새로운 전광판 이모저모를 살펴본다.
1995년부터 대규모 영상쇼 시작
라스베이거스(Las Vegas)는 네바다주 동남부 사막에 자리 잡은
미국 최대 관광 도시 중 하나다.
라스베이거스는 크게 스트립(Strip) 구역과 다운타운(Downtown) 구역으로 구분한다.
스트립 거리에 카지노 호텔이 들어서기 시작한 것은 2차 대전 직후인
1940년대 후반. 그 이전까지는 도시 발상지인 다운타운 지역이
라스베이거스 중심부였다고 한다.
이후 스트립 지역에 호화 호텔들이 계속 들어서면서
다운타운 지역은 점점 낙후해 갔고,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 1995년, 시장과 주변 사업체들 주도로 상권 활성화 프로젝트를 도입했다.
활성화 전략에서 가장 돋보인 것은
‘프리몬트 스트리트 익스피어리언스(FSE;Fremont Street Experience)’.
도로 네 블록을 지붕처럼 뒤덮은 아치형 구조물에 길이 420m, 폭 32m에 이르는
대형 스크린을 설치, 전투기 비행과 각종 애니메이션 동작을
소리와 함께 보여주는 것이었다. 연간 약 1,800만 명이 영상쇼를 보기 위해
이 곳을 방문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고,
단시간 내로 라스베이거스의 명물 중 하나로 등극했다.
백열전구 190만여 개를 이용해 영상화한 이미지는 200여 개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박력 넘치는 사운드와 어우러져 환상적인 장관을 연출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 스크린도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해상도가 부족해 좀 더 정교한 영상을 표현하지 못하는 기술적 한계와
설비 노후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 최첨단 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를 단행했기 때문이다.
백열전구를 LED 램프로 교체
기존 백열전구를 LED 램프로 교체하고 새롭게 선보인
첨단 영상 전광판 이름은 ‘비바 비전(Viva Vision)’으로 규모만 보자면
세계 최대라고 할 수 있다.
지난 6월 14일에는 제작사를 비롯해 주요 인사들을 모아놓고
전세계에 공식적으로 새로운 비바 비전 탄생을 알렸다.
약 1,700만 달러(약 220억 원)를 투입한 이번 스크린 교체 공사는
일본 도시바ㆍ파나소닉, 미국 예스코 등 쟁쟁한 경쟁사들을 제치고
국내 기업인 LG CNS가 수주해 특히 화제를 모았다.
LG CNS 측은 “LED 제조뿐만 아니라 네트워크, 전기, 주조정실 설계,
소프트웨어 운영 등을 총괄하는 시스템 통합 능력을 갖췄다는 경쟁력을 인정받아
이번 프로젝트를 수주할 수 있었던 듯하다”고 언급했다.
주 사업자로 선정된 LG CNS가 설계, 시공, 유지보수를 담당했고,
역시 국내 LED 회사인 뉴튼테크놀로지가 LED 모듈을 제공했으며,
향후 5년 간 비바 비전에 LG전자 광고를 내보내는 조건으로
LG전자가 스폰서로 참여해 제작비 일부를 부담했다.
지난 2003년 한국수출입은행과 FSE간 금융 계약이 성공적으로 성립하면서
자금 문제가 해결됐고, 공사는 급물살을 타고 진행됐다.
이후 같은 해 7월부터 교체 작업에 착수, 약 1년 간 공사 기간을 거쳐
지난 6월 드디어 완공한 모습을 드러냈다.
총 1,250만 개 LED 램프 들어가
기존 스크린을 철거하고 새로운 스크린으로 대체하는 작업 과정을 살펴본다.
우선 원래 설치돼 있던 캐노피 구조물을 그대로 이용해야 한다는 제약 조건이 있었다.
높이 27m, 길이 420m에 달하는 캐노피 꼭대기에는
칼럼(Column, 종(縱)렬 기둥) 16개가 설치돼 있었는데,
이 칼럼에서 기존 백열전구를 제거하고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특수 설계한 LED 디스플레이 패널을 부착해 나갔다.
LED 디스플레이 패널을 제작한 뉴튼테크놀로지 기술팀 김선기 과장은
“구조물 높이와 가시거리를 감안해 픽셀 피치와 램프 배열을 조정했다.
특히 높이가 높고 돔 형태 구조물이라는 점을 배려한 설계가 주효했다”고 말한다.
패널 개 당 R, G, B 3색 LED 램프가 삽입된 픽셀(Pixel)이 가로 8개, 세로 3개 등
총 24개 들어간다. 1개 픽셀 직경은 10mm며, 픽셀 피치(Pixel Pitch;인접하고 있는
픽셀의 중심 간 간격을 뜻하는 것으로 중심 대 중심 간 간격을 말한다.
수치가 낮을수록 영상을 정교하게 표현한다)는 50mm였다.
패널 당 크기는 가로 442.5mm, 세로 140mm였으며,
모듈 케이스는 높은 강도를 지니면서도 무게는 가벼운 폴리카보네이트로 제작했다.
이처럼 정교하게 설계한 LED 디스플레이 패널은 풀컬러 동영상과
탁월한 음향 효과를 연출할 수 있어 최고 멀티미디어 쇼를 시연하는
최적 시스템 구축 기반이 됐다.패널에는 칼럼에 삽입할 수 있도록 홈이 파여 있으며,
개 당 볼트 고정용 홀(Hole)이 3개 뚫려 있다.
이 같은 LED 디스플레이 패널은 지상에서 6 ~ 8개 정도씩 최소 단위로 묶어
데이터 전송선과 전원 공급선을 연결한 후 캐노피로 가지고 올라가 시공했다.
최종적으로 기존 190만 여 개 백열전구를 대체하기 위해
1,250만 개 LED 램프가 들어갔다.
고해상도 풀컬러 동영상 구현 효과 만점
백열전구를 LED 램프로 교체함에 따라 에너지는 절약하면서도
더욱 선명하고 풍부한 색감의 영상을 선보일 수 있게 됐다.
기존 스크린이 풀 파워로 가동했을 때 780만 와트를 소비했다면,
새로운 스크린은 최대 220만 와트, 최소 110만 와트를 소비한다고 하니,
약 72~86% 정도 에너지 절감 효과가 있는 셈이다.
더불어 램프 수명을 비교해도 5천 시간과 5만 시간으로
LED 램프가 10배 가까이 높으므로 유지보수 비용도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더불어 기존 스크린 해상도는 2,596 X 184dpi였으나,
새로운 스크린은 7,552 X 552dpi로 해상도도 대폭 향상됐다.
컬러도 기존 스크린은 65,000 컬러밖에 표현할 수 없었던 반면,
비바 비전은 1,600만 컬러를 표현할 수 있다.
첨단 스크린에 이를 운용하기 위한 고성능 컴퓨터 시스템을 연결해
1초 당 고해상도 이미지를 60프레임까지 송출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애니메이션 수준이 아닌 그야말로 풀컬러 디지털 동영상을
끊김 없이 내보낼 수 있게 돼 좀 더 실감 넘치는 영상 구현이 가능하다.
그리고 새로운 스크린은 픽셀별, 그룹별 조정이 가능하다는 점을 이용해
전체 화면을 8개 섹션으로 구분했는데, 각 섹션마다 별도 콘트롤러를 연결해
운용하므로 각기 다른 영상을 보여줄 수도 있고,
전체를 통합해 동일한 영상을 보여줄 수도 있다.
더불어 실제 영상쇼에서는 화면에 연결한 220여 개 스피커를 통해
콘서트를 방불케 하는 사운드를 들려주게 된다.
비바 비전을 통해 펼쳐지는 환상적인 영상들은
앞으로도 이 곳, FSE를 찾는 세계 각국 관광객들에게
지구상 어디에서도 접하지 못할 꿈같은 경험을 제공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