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中答俗人 (산중답속인)
산중에서 속인에게 답함 이백(李白, 701∼762)
問余何事 棲碧山 고? 내게 묻기를 “무슨 일로 푸른 산에 사는가?”
문 여 하 사 서 벽 산
笑而不答 心自閑 이라. 웃으면서 대답하지 않으니 마음은 저절로 한가하다.
소 이 부 답 심 자 한
桃花流水 杳然去 하니, 복사꽃 흐르는 물이 아득히 흘러가니
도 화 유 수 묘 연 거
別有天地 非人間 이라. 별천지에 있는 것이지 인간세계가 아니로다.
별 유 천 지 비 인 간.
棲(서) 살다. / 桃(도) 복숭아. / 杳(묘) 아득하다.
山中答俗人(산중답속인) : 산중에서 속인에게 답함.
갈래 : 칠언 절구의 근체시
형식 : 칠언절구로 1.2.4구 마지막 글자 山(산), 閑(한), 間(간)은 운자(韻字)들이다.
성격 : 서정적
표현 : 이상적, 낭만적, 탈세속적, 은둔적
제재 : 산중생활, 산 속의 한가로운 삶
주제 : 자연 속에 묻혀서 사는 생활의 즐거움, 세속을 벗어난 자연 속의 한가로운 삶
의의 : 자연과 조화된 삶을 영위하면서 그 속에서 인생의 자유와 이상을 추구하는 동양적 인생관이 표현됨
구성 :
1행 [기] 삶의 모습에 대한 스스로의 확인
2행 [승] 진정한 자유와 평화 - 1, 2행은 산중 생활에 대한 문답
3행 [전] 이상 세계의 전개
4행 [결] 세속과의 완전한 결별 - 3, 4행은 탈속적 이상 세계에 대한 형상
이 작품은 이백이 지은 시 가운데서 특히 뛰어난 것으로 손꼽히는데, 극도로 절제된 언어 속에 깊은 서정과 뜻을 응축해 내는 절구(絶句)의 특성이 잘 드러나고 있다. 이 작품이 그려내고 있는 것은 속세를 벗어난 선경(仙景)이다. 이미 푸른 산에 동화되어 있는 화자는 번거로운 `말'의 세계, `논리'의 세계를 뛰어넘은 상태로 그윽한 미소가 있을 뿐이다. 그 미소는 맑은 물에 떠가는 복숭아꽃의 이미지와 한데 어울려 `비인간(非人間)' 의 경지를 느끼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