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속살' 고스란히 보았네
겨울 초입 가시거리 좋아 바다·도시·산… 조망 탁월
곳곳 억새밭 가을 정취 물씬 걷는 시간 4시간 '원점회귀'
금정산, 백양산과 함께 부산을 지키는 '명산'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는 산이 바로 장산(634m)이다. 장산은 부산을 둘러싼 바다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어 가장 부산다운 산이라는 평을 가지고도 있다. 특히 가을의 끝물을 지나 점차 날이 차가워지는 겨울의 초입인 요즘, 장산의 매력은 더욱 살아난다.
가시거리가 좋아지면서 광안리와 해운대 앞바다 기장 쪽의 동해바다에 떠 있는 고깃배와 요트들의 모습을 하나하나 잡아낼 수 있기 때문.
바다뿐 아니라 부산시내 해변가를 발아래 둘 수 있다는 것도 장산 등반의 묘미다.
장산은 간단한 산책코스부터 본격적인 등반을 즐길 수 있는 코스까지 다양한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산&산팀은 옥녀봉에서 중봉과 장산 정상을 거쳐 구곡산(434m)을 통해 내려오는 코스를 다녀왔다. 장산의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걷는 시간만 약 4시간 소요되는 짧지 않은 코스다
해운대구 좌동 신시가지의 대천공원에서 시작해 원점회귀를 한다.
대천공원으로 들어서 장산사 입구를 알리는 빗돌 옆 왼쪽으로 간다. 10여m 가 갈림길에서 개울이 있는 왼쪽으로 간다. 개울을 건너 푯말에서 정상 방향으로 가면 된다. 산행초반 갈림길이 많으니 주의해야 한다. 푯말에서 출발해 10여분 후 사거리가 나온다. 이곳에서 오른쪽 방향.
5분 뒤 무덤터를 지나 10여분을 가면 비석이 선 무덤이 나온다. 무덤을 바라보고 오른쪽으로 올라간다. 다시 10여분이면 로프구간이지만 가파르지 않다. 로프를 만난 뒤 5분이면 옥녀봉 정상.
옥녀봉임을 알리는 작은 비석이 서 있는 이곳은 해운대와 광안리가 바로 눈앞에 다가오는 훌륭한 전망대다.
올라온 방향에서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5분이 채 안 돼 안부 체육공원에 내려선다. 푯말상의 중봉 방향으로 간다. 중봉까지는 약 10분 거리.
중봉에서는 건너편 구곡산 좌우의 능선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울긋불긋한 단풍이 아직 제 색을 내고 있고 그 사이로 넓게 타고 내리는 너덜지대도 볼 만하다.
중봉에서 정상을 향해 출발하면 2~3분 만에 작은 산길 안내판이 서 있는 안부에 닿는다.
정상을 향해 10여분 올라가면 바위지대다. 바위지대를 5~6분 가면 정상 갈림길 푯말을 만난다.
푯말에서 정상까지는 15분 정도 소요된다.
정상은 군부대가 위치해 있어 정점에 서지는 못한다. 하지만 부산시내와 바다의 장관이 그 아쉬움을 달래주고도 남을 것이다. 우선 해운대 앞쪽의 먼 바다가 손에 잡힐 듯 다가선다. 황령산에서 광안대교까지 펼쳐지는 풍경 또한 수려하다.
바다를 바라보며 철조망을 따라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사직동 월드컵경기장을 비롯한 시가지와 백양산, 금정산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그 너머 영남알프스의 줄기까지 선명하게 들어온다.
좀 더 돌아가면 기장 앞 동해바다가 펼쳐진다. 천성산에서 내려와 갈라지는 낙동정맥의 줄기와 청사포까지 이어지는 용천지맥의 모습도 보기 좋다.
정상 아래를 돌아 사면길로 본격적으로 하산하면 15분여 만에 지뢰매설 경고판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곳에서 다시 15분여 만에 너덜 2개를 지나 부대 진입로인 임도를 만난다.
임도를 가로질러 넘어가면 억새밭 왼쪽 옆으로 걷다 6~7분 만에 다시 임도를 만난다. 부대진입로를 따라 10여분 걸으면 갈대밭 옆 푯말을 만나고 곧 능선에 올라서 이곳 푯말상의 '폭포사'로 간다.
이곳에서 임도를 따라 동해바다와 좌우 억새밭을 감상하며 10여분 정도 가다가 산불감시초소에서 왼쪽 산길 능선으로 올라선다. 산불감시초소가 왼쪽 능선 위에 있어 잘 안보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바로 억새밭으로 들어갔다가 솔밭길로 접어든다. 솔밭길을 7~8분 걸으면 구곡산 아래 안부 갈림길에 선다.
억새밭에 길이 나있어 헷갈리니 중간길을 잘 찾아 바로 구곡산으로 올라야 한다. 정상까지는 7~8분 만에 오를 수 있다. 정상 직전에 전망대가 있다. 이곳에서 지나온 옥녀봉~중봉~정상으로 이어지는 길들을 돌아보는 것도 좋다.
정상에서 송정과 기장 등 동해 바다를 감상한 뒤 푯말상의 장산마을 방향으로 내려선다. 5분 뒤 임도에 내려서 장산마을을 지난 뒤 푯말을 만나 '폭포사' 방향으로 간다. 곧 갈림길에서 왼쪽 숲길 방향.
10여분이 지나 무덤터를 지나고 5분여 뒤 3거리 갈림길에서 중간길로 내려온다. 너덜을 만나 타고 내려오다 다시 5분여 뒤 임도를 보고 바로 내려서면 대천공원의 휴양림으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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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산은 부산에서는 세번째로 높은 산으로 해운대의 진산이라 할 수 있다. 장산을 오르다보면 장산과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전하는 안내판을 볼 수 있다.
이에 따르면 장산은 '거칠다'란 의미에서 유래됐거나 혹은 돌복숭아가 생산되는 나무가 많은데서 그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장산은 조선시대 소나무의 경제적 가치를 고려한 목재자원의 공급지인 '봉산'으로 지정돼 있었다. 소나무의 사사로운 채벌이 금지돼 있었을 뿐 아니라 큰 소나무 10 그루 이상을 채벌했을 경우 사형에 해당하는 범죄로 취급할 정도로 그 규율이 엄격했다고 한다. 솔밭에 산불을 내는 자는 당연히 사형에 처해졌다.
장산의 억새밭 일대 분지에는 삼한시대부터 사람들이 모여 장산국이란 부족국가를 이루고 살았다. 지금의 장산마을이 형성돼 있는 자리다.
먹을거리로는 지하철 장산역에서 내려 중동역 방향으로 가다 하이마트 옆 냉면집 뒤쪽에 위치한 양산돼지국밥(051-703-3544)과 2001아울렛 맞은편의 신창국밥(051-702-6368)이 유명한 편이다. 국밥 5천원. 대천공원에서 장산역으로 가다 왼쪽에 위치한 좌동 재래시장 내 하가원(051-702-5511)의 콩국수도 먹을 만하다. 수제비도 함께 판다. 콩국수 5천원, 수제비 4천원. 단 일요일은 영업을 하지 않는다. 역시 재래시장 내 도시마을(051-703-2181)의 순두부(5천원)와 신도중학교 앞 꿀꿀이감자탕(051-731-5026)의 뼈다귀해장국(4천500원)도 맛집으로 괜찮은 편이다.
# 찾아가는 길
산행 들머리인 해운대구 좌동 대천공원을 가기 위해선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편하다. 지하철의 경우 2호선 장산역이 가장 가깝지만 대천공원까지는 약 1.5㎞로 다소 먼거리. 장산역에 내려 시내버스로 환승해도 된다.
시내버스의 경우 5, 36, 38, 40, 100-1, 181번 일반버스와 1001번 급행버스가 대천공원 인근의 대림1차아파트 앞에 하차한다. 양운고 방향으로 가 우회전해 약 300m 가면 바로 대천공원이다.
5번은 수영교차로, 양정지하철역, 부전도서관 등을 경유하며 36번은 구서지하철역과 동래우체국 등을 경유한다. 38번은 영주삼거리와 범내골 등을, 40번은 부산역과 경성대, 100-1번은 부산대와 동래롯데백화점 등을 거친다. 181번은 기장군청과 용궁사 등에 정차한다. 1001번은 사하구청과 부산역 수영교차로 등을 거쳐 신시가지로 온다.
자가운전의 경우 해운대와 송정을 잇는 장산로상의 대천램프에서 내려서면 된다. 램프에서 내려서 곧 만나는 경남아파트 앞쪽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