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애보살좌상은 우측 상단 후광의 윤곽선이 맞닿은 부분에 커다란 발파구멍이 뻥 뚤리고, 구멍 주변이 허옇게 긁혀서 훼손되었다. 발파 구멍 주변뿐만 아니라 여러 군데 긁힌 자국이 선명하다.
4대강 낙단보 공사 중 의성 생송리에서 발견된 마애보살좌상, 발파구멍이 뻥 뚤려있다 (사진:문화재청)
마애보살좌상은 공사로 훼손된 부분을 제외하면 천년의 세월이 무색하게 원형이 그대로 잘 보전되어 있다.
전체적인 윤곽선이 아주 얕고 가늘게 새겨졌지만 어느 하나 사라지지 않고 뚜렷하며, 눈과 코와 입도 그대로 또렷하다. 빙긋이 온화한 미소를 머금은 입술의 살짝 도드라진 모습은 압권이다.
그렇기에 4대강 공사로 입은 상처가 더욱 더 아프게 아려온다. 천년의 평화와 역사가 깨진 아픔이다.
마애보살좌상의 상처는 이미 예견되었던 것이고, 밀어부치는 4대강 공사에 앞으로도 얼마나 많은 문화재가 훼손되고, 파손 멸실되어 사라질지 모르는 일이다.
문화재발굴 보도한 언론 그 누구도 훼손 부분은 언급하지 않아
14일 문화재청의 발표이후 많은 언론이 '4대강 공사 중 마애보살좌상 발견'이라는 내용의 보도를 했다.
그러나 그 누구도 마애보살좌상의 '발파구멍'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모두 다 문화재청의 보도자료를 그대로 'Copy&Paste(복사&붙여넣기)'하거나 토씨만 바꾸어 보도하였다.
언론의 보도를 접하면 마치 4대강 공사 덕분에 문화재를 발굴한 듯한 느낌을 받는다. 참 너무한다.
트위터에서는 마애보살좌상에 난 발파구멍과 이를 언급하지 않는 언론의 보도행태에 대한 의견들이 빠르게 리트윗되고 있다.
"4대강 사업구간인 경북 의성군 단밀면 낙동강변에서 고려시대 전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마애보살좌상이 발견됐다 그곳에 폭파구멍뚫음 (@Xelleon2)",
"낙동강변서 고려전기 마애보살좌상 발견 - MBC에서 보도는 했는데 폭파 구멍에 대한 언급은 모두 없군요. 사진에는 나오는데." (@doax)
중단된 4대강 공사, 이왕 이렇게 된거 정부는 국민의 뜻 받들어야
마애보살좌상이 발견 확인된 이후 현재 해당 지역은 4대강 공사가 중단된 상황이다.
천년전의 마애보살좌상이 4대강 공사 강행의 문제점을 몸으로 받아 새기면서 공사를 중단시킨 셈이다.
문화재청과 국토해양부는 지금이라도 모든 4대강 공사를 중단하고 시간이 얼마가 걸리더라도 제대로된 문화재 지표조사를 시행해야 할 것이다.
아니 '이왕 이렇게 된거' 이참에 국민이 반대하는 4대강 공사를 깨끗이 중지하는 것이 어떨련지. 명분도 참으로 좋지 아니한가.
4대강 낙단보 공사 중 의성 생송리에서 발견된 마애보살좌상, 우측상단 후광의 윤곽선과 맞닿은 부분에
발파구멍이 뻥 뚤려있고 군데군데 긁힌 자국이 선명하다 (사진:문화재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