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 1주년에 쓴 '금연기2' 여기에서는 내가 담배를 피우면서 일어난 사건들과 당위성을 설명한다. 현대인들은 이유가 합당해야 그 설명을 이해하니까~
[어느날 자연스럽게 늦게 배운 도둑이 더]
그렇게 시작한 담배의 역사는 신선들이 피우는 연초로 느끼며 마치 자신이 신선으로 환상에 젖어 담배를 피우는 멋있는 사람으로 착각을 할 정도였다. 그러나 모두가 알 듯이 담배 피우는 폼이 뭐 그런 것 아니겠는가? 내가 다른 친구들이 담배 피는 모습을 볼 때 별로 대단하지는 않아 보였다. 그런데 자신이 담배를 물 때는 어릴 적의 환상에서 신선놀이로 합리화 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아이러니다.
그 500고지의 능선에서 염일병이 준 담배 한 개피는 내게는 아무런 저항 없이 받아드려 졋고 그리고 그 시간 이후 내 왼쪽 윗 주머니에는 신분증이 든 지갑대신 담배가 항시 위치하고 있었다. "은하수" 쎄븐스타라고 했다. 아마 이 담배가 나의 친구인 것은 확실했을 것이다. 정확히 기억하지는 못한다. PX에서 최고로 순한 담배 은하수를 보루로 사다놓고 피우기 시작했다.
아직 담배는 나의 필수품은 아니다.
그 어느 늦가을 날의 일이다. 담배를 피워서 발생한 기막힌 군대사연이다.
대대작전훈련을 하기위해 00거점 지역에서 작전계획에 의한 전투훈련을 하기위하여 00거점으로 이동하여 부대 배치가 이루어졌다.
나는 전방의 전투전초(대대의 최전방지역 배치되는 부대) 지휘를 명 받고 부대의 최전방 지역에 소총 1개분대와 기관총 1개반을 대동하고 병력을 이동시켜 배치하였다. 훈련은 종료되고 전 부대는 철수명령을 받아 부대를 이동시키는 중이었다.
대대본부롤 부터 무전기로 명령이 하달되었다. " 전투전초는 즉시 부대를 철 수해서 칠성고개 지점으로 이동하여 원대 복귀하라! 이상!" " 알았다! 이상!"
부대원들을 신속히 정비시켜 이동하기 시작 했다. 4km정도 이동하며 본대와 교신을 하여 보니 부대는 이미 거점에서 이탈하여 나보다 2km전방까지 이동한 상태로서 거점 지역에는 이미 병력이 모두 철수한 상태이다.
아뿔싸. 아무리 내가 소위이지만 이런 경우는 없다. 전투전초에게 철수명령도 없이 본대는 이미 철수를 완료한 상태이니 말이다. 본 대와 합류하기 위해 부지런히 중화기로 무장한 소대원들을 강행군 시키며 이동하고 있었다. 이 때 어디선가 나타난 우리의 호랑이 대대장이다. "뭔가?" "녜! 전방 전투전초 배속 나갔던 4중대 2소대장입니다" " 명령이 늦게 하달되어 이제야 이 곳에 도착했습니다." "그런가! 구보로 본 대에 합류해라. 이미 너희 중대는 원통까지 가 있다." "구보로 신속히 이동해서 본대에 합류하라" " 넸!" 힘차게 대답하고~
거의 속보로 이동하여 아직 식지않은 열을 식히지도 못하고 이동해야하는 소대장의 마음은 조금 안타까웠다.
"구보로 이동한다! 본대 까지는 2km정도 이다. 힘들더라도 참자~!" 지금 우리는 쉬워야할 상황인데도 호랑이 대대장의 말을 거역할 강심장은 없었다. "민하사. 미안하다. 본 대와 합류하면 쉬도록 하자!"
그렇게 달리기를 하듯이 뛰어 거점을 넘어 내리막길 중간쯤 지점까지 도착했다. 이제 본대와는 약 1km정도 떨어진 곳이다. 땀이 젖어 쉬워야겠다는 판단에 뒤를 보니 대대장님의 차는 보이지 않았다.
"민반장. 5분간 휴식이다." "5분간 휴식!!!" 군대에서 이처럼 듣기 좋은 말이 어디 있겠는가? 학교 다닐때도 10분간 휴식을 알리는 타종이 있으면 그 처럼 좋은 시간이 어디 있겠는가? 그 시간이 좋은 것은 자유를 주기 때문이다. 인간은 누구나 예속되기보다 자유롭기를 희망하기 때문일 것이다.
소대원들은 철모를 벗고 길가 양쪽에 털퍼덕 앉아 모두 준비나 한듯이 "담배 1발 바발사!!!"이다. 누가 가르쳐 줬기나 했을까. 그저 자동적으로 모두가 그렇게 된다. 나도 이제 털퍼덕 앉아 왼쪽 가슴 주머니에서 자연스럽게 은하수를 꺼내 입에 물었다. 붕과 수개월전 어느 능선에서 화랑담배 한 발을 장전했던 나는 이미 자연스러운 동작으로 담배 일발을 물은 것이다. 그러나 아직은 뻐금성의 담배 일발이다.
내가 담배를 피우기시작부터 지금까지 피우는 담배 피우는 자세는 깊은 담배가 아닌 목구멍성 담배이다. 내 몸에서 깊은 담배는 수용해 내지 못한다. 어쩌다 깊은 담배를 피우면 이내 고통스러운 기침이 나온다.
라이타를 찾아 담배를 피우려는 순간이다.
"이건 뭐야!!!"
어디선가 나타난 호랑이 대대장의 찦차이다. 정말 이렇게 놀라기는 내 인생에 처음이다. 마치 적으로부터 기습공격이라도 당한 것 처럼 당황스러웠다. 개그맨들이 당황할 때 담배를 들고 어쩔줄 모르는 모습으로 웃기는 모습을 연상하면 딱 맞을 것이다.
순간 놀란 나는 철모를 얼른 쓰고 찦차로 접근하여 대대장 앞에 부동자세로 섰다.
"방금 전에 대대장님의 명을 받고 구보로 이동해온 병력입니다." "부대원들이 쉬지 않고 6km이상을 구보로 이동하다보니 너무 지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뭐야! 본대로 빨리 합류하라 했더니 여기서 뭣들하는거야! 응"
"녜. 잠시 후식을 취한 뒤 곧 구보로 이동해서 본대와 합류하겠습니다."
"지금 즉시 구보로 합류하라!"
이 상황은 실제 상황입니다.
부대원들은 갑자기 다한 상황이라 거의 현재의 자유자세로 나의 움직임을 쳐다만 보고 있다. 고참 병장들은 등을 돌리고 여전히 담배를 숨겨 피우며~ 상황의 변화만을 지켜보고 있었고, 신병들은 담뱃불을 끄고 전혀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일어서 두리번 거린다. 역시 고참과 신병들의 차이다. 아직 잉크도 마르지 않은 신입 소위이다. 불과 4개월 남짓 된 신입 소위의 행동이 자연스러워야 얼마나 자연스럽겠는가? 현재 모든 상황은 대기상태이다.
"대대장님 지금 병사들은 지쳤습니다. 이미 6km의 긴 속보 및 구보이동이 있어서 잠시 쉴 뿜입니다."
"뭐얏!!! 이놈이~" "명령을 따르지 않겠다는 건가?"
"아닙니다. 저는 그저 소대원들을 잠시 쉬게 한후 명령을 따르겠다는 말입니다."
순간 상황은 급변하고 소리가 커지자 민하사는 얼른 소대원들을 일으켜 출발하려는 자세를 취했다.
"이놈이!!! 에잇~"
대대장의 철 지휘봉은 사정없이 부동자세인 나의 철모를 내리쳤고~ 내 철모는 벗겨 지면서 찦차 밑으로 굴러 들어갔다. 철모를 집으려 허리를 숙이는 나의 머리에는 비열한 마음과 분노의 마음이 가득했다. 나의 권위가 땅에 떨어지는 것이 싫어서 허리를 굽혔지만~ 그러면서 본 소대원들의 모습은 놀라는 모습이었고, 당장이라도 튈려는 모습이었다. 민하사는 얼른 부대를 정렬하여 이동을 시켰다. 누가 명령을 내릴 필요가 있겠는가 그냥 앞에서 가면 뒤는 자동으로~
주운 철모의 흙을 털어 마음을 바로 정비하고 몸을 세우고 부동자세로 선 나를 쳐다 본 대대장은 노기에 찬 모습으로~
"노소위는 명령불복종으로 징계위에 회부하겠다."
" 네. 알았습니다"
대대장은 날 그렇게 공포의 분위기로 몰아넣고 다 썩은 찦차를 타고 부웅웅~~ 가버렸다.
지금 나는 찦차를 타고 있다. 그 이유중 하나는 그 때의 모멸감을 조금이나마 해소해 보려는 심리적 보상이라고나 할까~
그렇게 담배 한대를 피워보지도 못하고 한가치의 담배를 길바닥에 쳐박고 부대는 이동했다.
열이 난 것이 화로 변해 춥지도 덥지도 않고 피곤하지도 않았다. 본대에 합류하여 부대로 복귀한 나는 아예 중대로 복귀하지 않고 숙소로 들어가 버렸다. 부대에서는 날 찾느라 큰 소동이 벌어졌다.
전령이 내려왔다. "대대장님이 찾으십니다" "알었어! 나 못찾았다고 해~" 나의 마음은 너무나 비참했다.
소대원들 앞에서 얻어 맞은 일과 철모를 땅에 떨어트려 땅바닥에 엎드려 차밑으로 들어가 철모를 끌어내어 쓰고 부동자세로 서 잇었던 나의 모습이 너무 서러웠다.
그 일로 인해 나는 소대원들에게 더욱 추앙받는 인물이 되었다.
"당백!!!대대장님의 부르심을 받고 왔습니다"
대대장실이다. 대대장의 키는 6척 장신이고 체구는 나의 두배정도는 될 정도이다. 그런 그가 쥐새끼만한 소위 놈한테서 항명을 당했다는 느낌을 가졌을 때 그의 기분도 한편으로는 이해가 간다.
"노소위. 자네 항명인가?"
"아닙니다. 저는 대대장님의 부하입니다." "저는 단지 저의 당위성을 설명드렸을 뿐입니다."
"이놈이 아직도 반성하질 못했군. 너 영창갈래~"
"어떤 명령이라도 잘못에 의한 벌이라면 받겠습니다. 그러나 저는 정당한 지휘를 했을 뿐입니다."
"이넘이 아직도~ 반성하지 못하고~" "너 맞아야 겠구나~" "가서 네가 맞을 몽둥이를 가지고 대대 본부중대로 와라~"
말없이 가슴속에서 눈물이 나올려 한다.
나와서 준비한 몽둥이는 야구방망이 굵기의 피나무로 내 키만한 것을 준비하여 명령받은 본부중대 내무반으로 들어갔다. 내무반에는 병사들이 가득히 앉아서 휴식을 즐기고 있었다.
그 속에서 대대장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그 몽둥이를 만지작 거린다. 나의 마음도 어디 해 볼테면 해봐라 식이었다. 이걸 개고집이라고 하던가~? 그 대대장은 날 병사들이 보는 앞에 엎드리라하고는 그 큰 몽둥이로 살짝 내려쳤다.
"일어나" "잘못한 사실이 없는가?
"녜!!! 전 없습니다." "대대장님의 부하로 맡은바 소임을 다 했을 뿐입니다"
"어허 이놈이~"
대장은 어이가 없다는 식으로 허허 웃으면서 신삥 소위를 포기하고 부대로 돌아가도 좋다고 허락하였다.
이 때 나의 자존심은 열 받을만큼 상처받은 허탈함과 지휘관에대한 신뢰가 사라지며 한심한 생각이 들었다. 숙소로 돌아온 나는 비애에 눈물을 흘리며 그 못핀 담배 한 개피를 피워 물었다. 이 때의 담배는 왜 그렇게도 쓴지~
그 대대장 그 양반은 그 해 겨울 특수한 사건에 연루되어 보직해임 당하여 새로운 대대장님이 오셨다. 한편으로는 시원하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군에서의 보직해임은 곧 무덤이다. 그는 그렇게 부대를 쓸쓸하게 떠났다.
새로오신 장중령님은 전혀 다른 분위기의 분이셨다. 나는 그 분을 통해 새로운 인생을 배웠고 담배 골초가 되는 역사를 얻는 계기가 되었다.
이로 인해 먼저번의 일과는 반대(사단장표창장 사건)로일약 유명해진 멋쟁이 소대장이 되어 버렸다. 거기에 하나를 더할 수 있는 것이 나의 열애 경력이다. 부대에서 모를 사람이 없을 정도의 열렬한 사랑이야기는 후일에 기회를 엿보기로 하고~
위의 세 사건으로 난 연대내의 루머에 오른 스타중의 스타로서 연대급의 인물로 등장하였다. 그로부터 3개월후 중위로 진급하면서 날 필요로하는 지휘관들에 의해 선순위로 차출 대상이 되어버렸다. 나의 대대장님은 날 절대로 놔주지 않으셨다. 그리고 나는 정훈장교로 대대로 불려 올라갔고, 그 이후 나는 작전보좌관의 업무를 충실히 수행하는 사람으로 부대에서 없어서는 얺되는 중요 인물로 나의 군경력을 화려하게 하였다.
더욱 아니러니 한 것은 대대의 본부중대 및 야간에 대대를 담당하는 당직사령이 된 것이다. 그 내무반에서 소위시절 빳다를 맞던 그 겁없던 신삥소위가 그 내무반의 야간 야간 주번 사관을 겸하는 위치가 되었다니 참으로 세상은 아니러니다.
그 때의 그 담배는 더럽게 맛이 없었다. 지금도 쓰다.
이 곳에서는 그렇게 담배를 피워대던 신선놀음의 시작이 완전한 골초가 되는 사건과 그추억을~
[군인과 담배]
이렇게 배운 담배는 계급장을 달리하면서 그 숫자만큼 하루에 피우는 담배곽의 숫자가 늘어나고 있었다.
대대로 올라간 나의 업무는 처음의 정훈장교처럼 한가한 직책의 업무는 아니었다. 사실 그런 직책은 내게 필요없다. 군생활도 나의 인생인데 한가로이 잡념에 잡혀 2년이라는 세월을 보내고 싶지는 않았다. 여는 동료들은 부담없이 소대장으로의 역활만을 때우려는 의무방어 형태의 자세이지만 나는 그렇지 못했다. 매사를 적극적으로 사는 나의 인생관 때문인지 모르겠다.
어느날 대대장님이 부르셨다. "노중위! 내가 자네가 필요해서 다른 부대로 보내지 않앗네" "서운하게 생각하지 말게~"
"아닙니다. 저는 대대장님의 부하입니다. 대대장님이 허락이 없으시면 아무 곳도 가지 않습니다."
"그래! 그럼 자네 우선 대대교육업무를 담당해 주게나~"
작전에는 두개의 큰 업무가 있다. 작전장교의 판단을 돕는 작전보좌관으로 작전항공장교라는 직책과 평시 교육을 담당하는 교육장교의 임무이다. 그 중에 교육장교의 임무를 추가로 부여 받은 것이다. 즉 말하자면 요지음의 학사과정 교육계획과 지도감독의 업무이다. 처음으로 하는 업무로서 임무를 완수하겠다는 생각에 대대 교육업무에 대한 세부사항을 판단하기위한 업무파악이 시작 된 것이다. 밤을 몇일을 세우고 중대별 교육계획을 받아 점검하고 수정하여 교보재등을 지원하도록 지시하는 할일 없이 바쁜 자리였다.
우리 부대는 교육을 많이하는 예비사단 예비연대 선봉대대로 항시 강한 교육을 실시하는 부대이다.
나의 은하수는 이렇게 복잡한 행정업무를 하면서 내 주머니에서 교대로 들락거렸다.
부여받은 업무는 죽을 힘을 다해 완수하는 나의 뚝심이 인정되어 어느날 부터 작전과의 모든 업무의 준비는 나에게로 몰려 들었다. 역시 "일복 많은 놈은 어디가나 일복이 터진다"는 말이 맞는 말인가 보다.
그래서 동기들은 이렇게 말한다. "적당히 눈치껏 하는 것이 상책이다" "때로는 고문관처럼 하는 것도 인생살이의 방편이다"
일의 량만큼 나의 야간 근무는 점점 많아졌다. 그 일만큼 나의 주머니 속의 은하수는 점점 숫자가 늘어만 갔다.
부대가 훈련을 가기위해서는 모든 준비를 작전에서 맡아한다. 그게 내가 하는 일들이다. 브리핑을 위해서는 50여장 이상의 챠트 초안을 작성하고 재작성하여 윗 사람이 보고할 수 있도록하는 일이 나의 임무다. 이를 위해서는 챠트병과 밤을 세운적이 얼마나 많았는지~!!!
그렇게 나의 은하수는 밤에 피어져 사라져 버렸다. 그것도 두갑씩이나~ 그러나 절대로 피웠던 담배 꼬바리는 재떨이에서 후벼내어 접혀진 담배를 살살펴서 다시 피우는 행위는 절대하지 않는다. 이것이 신선이 피는 담배의 멋이기 때문이다. 그 이후에도 나는 절대로 꼬바리를 피우지 않았다.
늦게 배운 도둑질 막을 수 없다는 옛말이 생각난다.
25살에 배운 나의 담배는 그 이듬해 골초당에 가입할 정도로 순수정통파 골초족이 되었다. 그 이후로 20여년간 나의 주머니에서는 담배가 주연, 조연, 예비등으로 항시 주머니 9개중 3~4개에 항시 대기 상태였다. 단지 은하수에서 종류를 달리 했을 뿐~
나는 군에서 많은 사람이 담배를 배운다는 사실을 후일에 알았다. 나 역시 그랬듯이 말이다. 당시에는 모든 군인에게 연초라고해서 화랑담배가 2일에 1갑인가 지급되었던 것으로 알고있다. 본인들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국가에서 지급한 것이다. 장차 국익에 도움되는 담배를 공짜로 지급하여 그 맛을 배이게 하여 후에 본 제품을 팔아 장사하기위한 고도의 영업수단처럼 그렇게 의무적으로 지급되었다.
이것이 종교단체에서 문제를 삼아 언제부턴가 필요로하는 사람에게만 지급하고 그렇지 않은 병사에게는 사탕등 다른 물품이 공급된 것으로 기억한다. 발전해서 후일에는 돈으로 지급하고 필요에 의해서 구입한 것으로 알고있다. 군대는 담배를 의무적으로 왜 지급했는지 도대체 그 이유를 지금도 알 수 없다.
아니러니하게도 제대후 예비군 훈련에서 동원입소될 시 담배값과 교통비가 지급되었다는 사실은 대한민국 국민은 군대를 가고 그 군대에서 담배를 지급받는 것은 의무였다는 아니러니 속에서 우리는 무방비 상태로 담배에 접근했다.
그렇게 피운 담배는 이제 나에게는 생활 필수품이 되어 버렸다. 이렇게 무방비 상태로 담배에 노출된 병사들은 처음에는 호기심에 나중에는 당연히 피곤함을 달래는 향제로 요지음 유행하는 아로마향기요법의 원조가 아닐가 싶다. 심지어는 담배에 정력감퇴제를 발라 군인들의 탈선을 막기위한 조치제로 담배 필터에 조그만 점하나가 찍혀 있다. 사실인지 여부는 확인한 바 없다. 이렇듯 한국군의 젋은이가 담배를 피우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며 의무인 것처럼 보였다.
그런 군 시절의 담배는 젊은 이들의 피곤함을 달래는 향기라 하지만 그들이 나이 먹어 피우는 담배는 향정신성환각제 수준의 담배로 인이 박히게 된다. 그 시절 우리 소대원의 25/30명 정도가 담배를 피웠다. 그 마약을 말이다.
술과 담배는 군인들이 가장 즐기는 몹쓸 기호품이다. 요지음 군인들은 참으로 행복하겠다. 선택의 여지가 있으니 말이다.
내 주머니는 담배로 항시 채워져 있었다. 반갑 남은 것~ 2개피 남은 것~ 뜯지 않은 것~ 그리고 담뱃가루~
훈련을 가게 되면 가장 주의깊게 잘 두는 것이 담배다. 어떤 이는 비닐 봉지에 담아서 속 주머니에~ 어떤 이는 바지 가랭이 밑 워카위의 고무줄 넣은 부분의 속에다가~ 어떤 이는 방독면 주머니 속에~ 어떤 이는 철모속의 머리띠 공간에다~
비 오는 날 훈련을 받으며 담배를 보관하는 백태이다.
나의 담배는 유행을 따라 맛도 바꾼다. 이제 담배가 나의 생활 활력소 같이 되어 버렸다.
대간첩작전을 위해 대암산에서 당직을 서면서 밤새 피우는 담배의 맛~!
팀스프리트 훈련을 하면서 박달재 꼭대기에서 CP천막에 불이 붙어 그 천막 한동을 다 태우면서 그 불을 쬐면서 피우던 담배 한 대의 맛~!!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100킬로미터 행군의 야밤중에 천둥번개를 피하면서 손으로 담배를 가리고 비를 피하면서 다 피우지도 못하는 그 담배 한 대의 맛~!!!
야간 사격을 마치고 잠시 대기중인 상태에서 소대원들과 피우는 그 붉은 불꽃 담배의 향기~!!!!
도하작전 책임교관으로 대대 교육훈련중 위험지역에 단정이 들어가 마이크를 잡고 목이터져라 외치다 정말로 목이 터져 피가나와 득음 하면서, 선임하사 이하 단정의 대원 9명을 모두 물속으로 뒤집어버리기 위해 30Cm두께의 얼음을 녹여낸 물로 뛰어들어 단정을 엎어버린 사건으로 내 남성의 상징물은 뱃속으로 들어가 버릴 정도의 혹한에서, 모두 물밖으로 나온 뒤 모닥불에 몸을 말리며 피운 담배 한 대의 맛~!!!
대대장에게서 모멸감을 받아 억울함에 눈물로 피우는 그 쓴 담배 맛~!!!
모두가 잠든 밤에 작전 브리핑 자료를 만들면서 실마리를 잡지 못해 전전긍긍 하면서 물었다 뺐다하며 이빨로 잘근잘근 씹으며 답답하고 초조한 모습의 담배 한대의 찌릿한 맛~!!!
나는 이런 담배의 추억을 가지고 신선처럼 담배를 피웠다. 그런 나의 변한 모습을 본 나의 하얀꿈의 연인은 그냥 좋아만 하였다. 역시 젊은날의 담배 연기는 향수요 멋이었던 것으로 좋게 기억한다.
이렇게 멋있는 담배의 추억을 가진 잘 훈련된 담배를 피는 한 젊은이가 사회로 나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