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내가 보았던 아버지의 뒷모습은 세상에서 가장 커다란산이었습니다. 지금 제 앞에 계신 아버지의 모습은 어느새 야트막한 둔덕이 되었습니다."
이 낮은 읊조림으로 시작한 그녀의 '고백'은 노래가 그 어떤 기교나 과장 없이 담담하게 가사를 전달하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큰 힘을 가질 수 있는가를 보여주었다.
'아버지'라는 곡이 가진 그 담담함을 이처럼 절절하게 만들어낼 수 있는 인물로 인순이 만한 가수가 있을까.
곡에는 그녀의 '눈물' 속에담겨진 아버지에 대한 미워하는 마음과 사랑하는 마음이 다른 것이 아닌 같은 것이라는 긍정이 담겨져 있다.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누구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그 진실. 인순이는 그것을 스스로의 삶을 담아 노래로 전해주었다.
그래서 그녀는 "미워했었다"고 고백하고, 또 그것이 "사랑"이었다고 마음을 전했다.
그녀가 노래 시작 전에 읊조렸던 그 말, '커다란 산'이 ' 야트막한 둔덕'이 되었다는 그 말은 아마도 모든 아버지를 가진 이들의 마음일 것이다.
물론 이 의미도 이중적이다. '커다란 산'은 든든함을 말하기도 하지만, 그것을 아픔으로 가진 이들에게는 넘어설 수 없는 '막막함'을 뜻하기도 하니까.
그래서 '야트막한 둔덕'이 되었다는 인순이의 진술은 이제 그 고통을 넘어 트라우마마저 관조할 수 있는 자신을 얘기하는 것이다.
인순이를 통해, 물론 그 감회의 크기나 정서는 다르겠지만 우리도 저마다의 아버지를 꺼내보게 된다.
그녀는 노래 첫머리에 의미심장한 한 마디를 남겼다. "부디 사랑한다는 말을 과거형으로 하지 마십시오." 이것은 자식이 부모에게 하지 못한 그 말만을 뜻하는 건 아닐 것이다.
어쩌면 부모가 자식에게 하지 않은 그 말이기도 할 것이니까.
그러니 이제 사랑한다는 말은 모두에게 현재진행형이 되어야 할 것이다.
카네기홀에서 두 번씩이나 공연을 가진 인순이는 그 두 번째 무대에서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을 모셔놓고 "여러분은 모두 제 아버지"라고 말했다고 한다.
상처는 아물면서 더 단단해졌고 가수임을 고집하는 '천상 가수'에 의해 고스란히 하나의 노래로 승화되었다.
그리고 이제 그녀는 이 노래를 우리에게 선물했다. 상처가 눈물이 아닌 노래가 되었을 때 그것은 상처의 토로가 아닌 우리의 마음까지 다독이며 두드리는 소통이 되었다.
이것이 바로 그녀의 눈물이 우리의 눈물이 된 이유라고 할까!.
2011-08-21 인순이 '아버지' 가사
한 걸음도 다가 설 수 없었던 내 마음은 알아 주기를 얼마나 바라고 바래 왔는지 눈물이 말해 준다
점점 멀어져 가버린 쓸쓸했던 뒷모습에 내 가슴이 다시 아파온다
서로 사랑을 하고 서로 미워도 하고 누구보다 아껴주던 그대가 보고싶다 가까이에 있어도 다가서지 못했던 그래 내가 미워 했었다
제발 내 얘길 들어주세요 시간이 필요해요
서로 사랑을 하고 서로 미워도 하고 누구보다 아껴주던 그대가 보고싶다 가슴 속 깊은 곳에 담아두기만 했던 그래 내가 사랑 했었다
긴 시간이 지나도 말하지 못했었던 그래 내가 사랑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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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직도 6.25의 아픈 상처들은 우리의 가슴을 조이고 있습니다. 이 비극을 책임져야 할 지구상의 망둥이는 또 다시 비극을 되풀이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노래가 아닌 아픈 상처를 잊어버리기 위해 절규로 들려오는 인순의의 노래는 비극의 역사를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또 다시 철저한 반공주의가 필요할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오직 인순이의 아픔 뿐이랴!
한 많은 사연이 너무도 많아 오늘도 마음이 저려 옵니다....
그래서 눈물이 흐름니다.
내일은 서울시장 선거일...
좋은 글 가져감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