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전까지는 소일삼아 담배값이나 계란꾸러미,쌀 몇 되 등
현찰이 아닌 현물로 지불하던 형태였기 때문이다.
실제 필자도 1973년 봄에 철학원을 개원하였는데,쌀을 이고
오셔서 점(占)을 봐 달라던 할머니 때문에 황당했던 기억이
있고,
1968~ 1970년 사이에 스승님 백두노인(白頭老人)에게 공부하고
있던 시절,스승님의 소문을 듣고 가끔 찾아왔던 손님들이
계란꾸러미,쌀,또는 보리쌀을 들고 이고 온 모습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70년대 초까지 현물 복채의 잔재가 남아 있었으니 6.25 이전은
어떠했겠는가 미루어 짐작하기가 어렵지 않다.
또 하나 다른 이유는 동무(東武) 이제마(李濟馬)의 사상(四象)
의학이 본향(本鄕)인 함경도를 떠나 사상의학의 불무지였던
부산에까지 내려온 이유도 동란 때문이었던 것처럼 전국에
흩어져 있던 소위 사주쟁이들도 부산에 모여 들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역학계는 6.25를 전후하여 급작스럽게 여러면으로
전환을 불러 일으키기 시작했다.첫째로 역리학술이 마치 독점된
특정개인의 비법으로 간주하던 과거의 인습을 탈피하기 시작한
것이고 다음은 그 유형에서 탈피하겠다는 역학인의 새로운 인물
의 등장이다."(한국역학명사선집에서)
그 당시에는 속어로 <로땡>이나 <뚜루박>이 대부분이었지만,
경쟁자가 많다보니 적자생존의 정글법칙으로 실력이나 아니면
영업술이라도 조금씩 현실적이 되어가거나 발전이 있었을 것이
기 때문이다.
전쟁이 끝나고 나자 그 징험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그것은
다름아닌 그 전세대의 조잡한 역서(易書)들에 비해 진일보한
단행본이 출현하기 시작한 것이다.
1955년도에 김철안(金哲眼)이 대문사(大文社)에서 [관상보감
(觀相寶鑑)]을 내놓고 이어서 1956년에 같은 출판사를 통해
[신수상보감(新手相寶鑑)]을 내놓은 것을 시발점으로 하여
1957년 10월에는 김계홍(金桂鴻)이 서울 평문사(平文社)에서
[신성명학철리(新姓名學哲理)]를 내놓고,
1961년에는 국회사진보도사를 통해 이효관(李曉觀)의 저서
[현증철학 수정명결] 상,하 2권이 나왔고,
1963년도에는 백령관(본명 최영철)의 [사주정설(四柱精說)]이
거의 순 한글판으로 나왔고,
김우제(金于齊)의 [팔자대전(八字大典)]도 같은 년도에 창원사
(創元社)에서 출판되었다.
뒤를 이어 1964년에는 이무학(李舞鶴)의 [명리입문(命理入門)]
[명리초보(命理初步)],[명리정문(命理正門)] 3권이 양지문화사
에서 출판되었다.
1966년에는 정준의 [실증 성명학]이 실학사에서 발간되었고,
1970년에는 현직 경찰서장 총경이었던 양성우(梁成宇)와 정관운
(鄭觀雲)이 공저로 [한국역학전서(韓國易學全書)]를 발간했는데,
저자중 한사람이 현직 총경이라는 점도 특이했지만 책 내용이
대부분 수상(手相)이었지만,객관화,통계화하려는 노력이 아주
돋보이는 책이었다.
문헌적 얘기는 이쯤하고.......
당시의 역학계에는 누가 유명했던가.
관상가 백운학(본명 이창복),작명가 김봉수(金鳳秀), 명리가
이석영(李錫暎), 명리가 김우제(金于齊), 성명학자 김계홍(金
桂鴻), 명리가 이해월(李海月)등이 유명했었고,
일제 강점기때 명성을 떨쳤던 육효점의 신복(神卜) 조낭자가
구파발에서 아직 생존했었고, 육효점의 경석(鏡石) 오광근(吳
光根), 하락리수의 용구(龍龜) 최도화(崔道和), 관상과 풍수
지리의 청오(靑奧) 지창룡(池昌龍)등이 유명세를 타고 있었으
나 그 중 단연 선두 주자는 서울대 출신으로 산부인과 의사
부인을 둔 백운학과 손님에게 반말과 망신을 주어가며 운명
판단을 해 주던 김봉수였다.
귀족 냄새를 풍기는 백운학과 쌍놈 냄새를 풍기는 김봉수의
묘한 대조였다.
당시에 서울 마포에는 <자로 재는 골상쟁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얼굴을 자로 재면서 운명을 본다하니 당시 미신시
되던 관상 골상이 마치 과학처럼 느껴져 사람들을 불러모았다.
필자의 모친께서도 그곳을 다녀와서 무엇이라고 하셨는데
당시 나이 어렸던 필자는 역학을 미신인줄 알고 귓등으로 흘려
듣고 말았다.
나중에 장태상교수께 들으니 그 사람은 친일파 이완용의 손자라
신분을 숨기고 역학인으로 살아가고 있었단다.
첫댓글 재미 있네요 한국 역학의 발전 과정 이야기 이라
우리 카페로도 퍼갑니다. 잘 읽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재미있는 내용 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