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일의 휴일을 맞이하여 조금 멀리 가보자 나선 곳이 구례교당이다.
구례의 산수유꽃이 만발하고 있을 때에 누군가 이곳의 산수유 군락지가 환상적이라면서 꼭 가보자고 하였다가 가지 못한 여운이 남아 있는 까닭인지도 모르겠다.
교당에 도착하여 보니 전주, 광주 등지에서 교무님들이 휴일을 맞이하여 구례교당을 방문하여 꽃구경을 하려고 나서던 참이었다.
교무님이 함께 가자고 권선하시는 바람에 교무님의 차를 무작정 따라 가게 되었다.
쌍계사를 거쳐 칠불사를 따라 올라가는 길은 거의 환상적이었다.
벚꽃터널로 유명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섬진강을 따라 길가에 피어있는 벚꽃은 이미 한철을 지나 꽃잎이 날리고 있어 아쉬운 점이 많았지만 산중턱을 따라 올라가면서 아직 지지 않은 벚꽃길은 최상의 드라이브코스로 이곳 구례를 방문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게 해주었다.
잠깐 동안 절을 구경하고 섬진강변의 유명한 먹거리인 다슬기무침과 수제비의 점심 또한 오늘의 여행에 먹는 즐거움을 추가하여 주었다.
교무님들과 맛있는 점심을 하면서 나중에 교무님들이 계신 교당을 방문할 예정이니 꼭 기억해 달라는 당부의 인사도 드렸다.
(어린이집과 뒤편으로 위치하고 있는 구례교당 모습)
점심 후 재차 방문한 구례교당은 2차선 도로를 두고 커다란 천주교성당과 마주하고 있었다.
교당은 160여명 정원의 상당한 규모의 어린이 집을 함께 운영하고 있는데, 이전에는 이 어린이집이 인구 2만 8천명 정도 되는 구례에서 가장 커다랗고 제일가는 어린이집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15년의 역사를 가진 이곳 어린이집 역시 도시이동에 의한 전체적인 인구가 감소함과 동시에 아동인구도 줄어들고 주변의 다른 어린이집들의 지속적인 투자에 의하여 현재는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고전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한다.
서울 번동복지관에서 근무하시다 올해 부임하신 서치선 교무님께서는 지난 경험을 토대로 어린이집의 활성화를 기하고자 노력하고 있는데 가장 어려운 점은 좋은 선생님들을 모시는 것이라고 한다.
어린이집이기 때문에 좋은 환경에서 좋은 교육을 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시골이고 인적 자원이 부족하여 우수한 선생님을 확보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경쟁에 뒤지지 않기 위하여 지속적인 투자가 이루어져야 하나 종교기관으로 일반 민간시설과 경쟁하여 투자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고 한다.
(1층에 마련된 소법당 및 불전 모습)
이런 어린이 집의 뒤편으로 마련된 교당은 2층 벽돌집 형태로 1층은 생활관과 소법당이 마련되어 있고, 2층은 대법당으로 2열로 의자가 배치되어 있는 구조이다.
교당 역시 교도들이 노령화 되고 교화가 활성화되지 못한 상황이라 교당 및 어린이집이 동시에 어려운 시점이라고 말하시면서 인생사가 사이클이 있듯이 지금이 바닥이라고 한다면 이제는 정점을 향하여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긍정적인 말씀을 해주신다.
도시로 인구들이 점차 빠져나가는 시골에서 교도수를 불리고 교화를 활성화 시키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이긴 하나 지역적 특성 및 교화 환경에 맞추어 이를 극복하여 새로운 교화현장을 만들어 가는 것이 이시대의 우리의 의무이며 이를 위하여 우리는 원기100년을 향한 비전을 수립해 나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진다.
(2층 대법당 및 불전 모습)
구례교당을 나와 근처에 있는 소설 및 TV방영으로 유명해진 “토지”의 촬영장소인 최부자집을 방문하여 그 시대의 생활상을 느끼면서 또 다른 여행의 즐거움을 느낀 하루였으며, 오랜만에 장거리에 운전자로 든든한 아들과 동행한 보람있는 여정이었다.
방문일자 : 2008년 4월 9일
작성일자 : 2008년 4월 14일
교당주소 : 전남 구례군 구례읍 봉동리 291-11 (전화 : 061-782-20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