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꽃은 피는데
글 / 김영록
굽이치는 외로움을 가슴깊이 묻고
해마다 이맘때면 읍내 五日장에 맞추어
잣나무 숲 외진 길 따라 사과처럼 상기되어
물방앗간 뒷길로 사뿐히 오던 네 모습이
못 견디게 그리워 진다
그 때도 메밀꽃은 눈처럼 피었었지
메밀 짚 보다 더 빨갛게 타는 그리움으로
자작나무 숲 속 조그만 산사로 오르는 길
지울 수 없는 옛날을 더듬으며
장승처럼 기다리는 외로움 하나 여기 서 있다
아침이슬같이 맑은 너의 눈빛
무성한 외로움이 안개처럼 내리는 밤에도
아픈 이야기들은 첫눈처럼 쌓이는데
산 허리 귀난 밭에는 늦 자란 메밀꽃이
그 숱한 꿈들을 달빛처럼 피워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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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영상과 함께한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시리도록 그리움과 외로움이 사무치는 그런 감정이 느껴지네요. 고이 모셔가 읽히고자 합니다. 늘 건안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