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을러지라, 한 번도 바쁘지 않았던 것처럼
내비게이션에 ‘양평 단월면 명성리 54-1’번지를 치고 따라갔더니 자꾸 엉뚱한 곳으로 안내합니다. 번지에 ‘산’ 54-1를 찍지 않아서라는군요. 여러 차례 전화로 확인을 거듭하며 어렵사리 야영장을 찾아냈습니다. 눈 쌓인 분지울 마을길을 따라 한참을 들어서자 아기자기한 팻말이 야영장 입구를 안내합니다. 한눈에 들어오는 주황색 돔하우스가 ‘여기부터가 캠핑장입니다’를 말해주는 듯합니다.
분지울작은캠프장은 이름에 괜히 ‘작은’이 들어간 것이 아닙니다. 정말 아담한 야영장이기 때문이죠. 대지 1,500평 규모에 계곡을 끼고 있는 야영장에는 하루 15팀 정도로만 입장이 제한됩니다. 캠핑장지기 장홍익 사장은 2008년 취미 삼아 분지울에 오토캠핑장을 열었습니다. 28년 동안 어린이에게 미술을 가르쳤던 그가 분지울에 터를 잡은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장 사장은 “오랜 시간 캠핑을 하면서 ‘반달곰’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했어요. 그러면서 선후배들이 편안하게 묵을 수 있는 야영장을 만들겠다 생각하게 된 거죠”라고 말합니다.
장 사장의 사심(?) 가득한 야영장의 모토는 ‘게으르무르’입니다. 쉽게 말해 ‘캠핑을 오면 게을러지라’는 뜻입니다. 돔하우스로 제작된 작업실부터 개수대와 화장실까지 모두 ‘게으르무르’가 적혀 있습니다. 작고 조용한 야영장에서 한 번도 바쁘지 않았던 것처럼 한없이 게을러져 보라는 의도입니다.
밝은 별 아래 샘이 솟는 마을
동이처럼 움푹 파인 지형 덕에 ‘분지울’이라 불리는 명성리에는 또 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바로 ‘샘이 솟는 마을’이란 뜻입니다. 산에서부터 흘러내리는 실개천은 여름에는 더위를 식혀주고 겨울엔 운치를 자아냅니다. 요즘 분지울 계곡은 마치 ‘얼음땡’ 놀이라도 하듯 꽁꽁 얼어붙었다가 졸졸 노래를 부르며 흐르다가를 반복합니다. 소복이 내린 눈이 그대로 쌓인 계곡 모습에 나도 모르게 카메라 셔터를 누르게 됩니다.
분지울작은캠프장의 또다른 매력은 밤하늘입니다. ‘밝은 별 마을’이라는 뜻의 명성리(明星理)란 이름처럼 분지울의 밤하늘은 행여 쏟아질세라 있는 힘껏 별들을 잡아둡니다. 친구 5명과 함께 캠핑을 온 ID 셀모는 “이곳은 무엇보다 아늑하고 조용해서 좋습니다. 평소에도 15팀으로 입장 제한을 하다 보니 시끌벅적한 적이 없어요. 마음의 나사를 풀고 게으름을 만끽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여름엔 물놀이, 겨울엔 스키·보드
취재간 날 오토캠핑동호회에서 분지울로 릴레이캠핑을 나왔습니다. ID 밤별, 다강, 아띠고을 등의 회원들에게 직접 캠핑장의 매력을 들어봤습니다. 캠핑객들은 분지울 캠핑장에 특A 점수를 흔쾌히 줬습니다. 특히 항상 깨끗하게 관리되는 개수대, 샤워실, 화장실 등 부대시설이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화장실에는 비데까지 설치돼 있을 정도입니다. 마치 캠핑장 호텔에 온 느낌입니다.
주변 환경도 후한 점수의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여름에는 분지울 계곡에서 물놀이를 즐길 수 있고 겨울에는 인근 스키장에서 겨울 스포츠를 즐길 수 있습니다. 낮에는 스키·보드를 타고 밤에는 캠핑을 즐기는 캠핑객도 많습니다. 단점으로는 야영장 규모가 작다는 점, 여름에는 그늘이 부족하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가장 좋은 점은 캠핑장지기의 세심한 배려가 꼽혔습니다. 직접 캠핑을 다니며 캠핑객에게 필요한 시설을 마련한 세심한 손길이 ‘작지만 더 바랄 것이 없는’ 캠핑장을 만든 요인입니다. |
첫댓글 오늘 네이버 메인화면에 올라갔나봅니다~ 진형소윤님께서 알려주셔서 그냥 복사를 해서 옮겼더니 제대로 보이질 않습니다~ 암튼 감사합니다~!!!
화면 자~알~ 받습니다. 반달곰님 ㅎㅎㅎ
참 유익한 정보 입니다
항상 밖에서는 자연과 더불어 함께하는 방법을 아이들과 배우고 즐기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