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랑에게 보내는 대혜 선사의 답장 4-3
淨名이 云譬如高原陸地에 不生蓮花하고 卑濕淤泥에 乃生此花라하며 老胡云하대 眞如는 不守自性하야 隨緣成就一切事法이라하며 又云隨緣赴感靡不周하나 而常處此菩提座라하시니 豈欺人哉시리요.
본문 ; 정명(淨名)거사가 말하였습니다. “비유하자면 높은 언덕이나 육지에는 연꽃이 피지 아니하고 낮고 습한 진흙탕에 연꽃이 핀다.”라고 하였습니다.
부처님이 말씀하였습니다. “진여는 자성을 지키지 아니하고 인연을 따라 일체의 일을 성취한다.”고 하였습니다.
또 말씀하시기를, “인연을 따라서 두루 두루 나아가 감응하지만 항상 이 보리의 자리에 늘 계신다.”라고 하였습니다. 어찌 사람을 속였겠습니까?
강설 ; 증시랑이 세상사에 이끌려서 참선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점을 한탄하는 것에 대하여 앞에서도 고덕의 말씀을 들어 깨우쳐 주었는데 다시 유마경의 가르침을 인용하여 더욱 확실하게 하고자 하였다. 연꽃은 언제나 낮은 곳과 습한 곳과 진흙탕에서 향기롭고 아름답게 피어나듯이 깨달음이라는 것도 역시 온갖 세속의 탐욕과 진애와 어리석음 등 8만 4천 번뇌 속에서 피어난다는 사실을 일깨우고 있다. 그래서 불교의 꽃을 연꽃이라 하였다. 연꽃 하나로 불교의 대의를 잘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부처님의 가르침을 이끌어 왔다. “참되고 여여한 사람의 참 마음[眞如]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지 않고 온갖 인연을 따라서 모든 일과 사람의 삶을 성취하여 간다.”고 하였듯이 온갖 세상사는 곧 진여가 그 자성만을 고집하지 아니하고 모든 인연을 따라다니며 이뤄가는 광경이라는 사실을 깨우쳐 주고 있다. 기신론에서는 사람의 삶을 진여문(眞如門)과 수연문(隨緣門)으로 설명한 점과 같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또 한 구절 인용하였다. 사람의 삶이란 모두가 인연을 따라서 하루에도 별의별 일을 다 하지만 사람이라는 그 사실[菩提座]에 있어서는 언제나 항상 그 자리라는 화엄경의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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