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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끼를 잘 먹으면 그날 종일 마음이 푸근하다. 매일 먹는 밥이지만... 그래도 역시 밥이 최고~ 별식을 먹을때의 색다름이 좋기도 하지만... 익숙한 밥상에서 느껴지는 그 친근함이 안심스러울 때도 있다.
몽실식당은 안동에서 도산서원 가는 35번 국도변에 있다. 맑게 흐르는 개울물 소리가 우리를 먼저 반겨준다. 돌다리 건너던 옛날 추억으로 식당문을 들어서게 된다. 겉모습이 화려하지 않으니 음식 역시 소박할 것이고... 어린시절 그 고향의 느낌을 찾을수 있을듯 하여 나혼자서 반갑다.
툭툭한 목소리로 반겨주는 주인 아주머니... 왠지 오래 알고 지낸것 처럼 익숙하다. 식당과 구별없이 편안한 부엌.. 잘 닦여진 낡은 남비가 오래된 부엌이지만 정갈하다는 인상을 준다.
이 집의 메뉴는 다양하다. 닭요리도 있고, 오징어 볶음도 있고, 돼지고기 볶음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된장찌개를 주문했다.
우리를 앉혀 놓고... 얼른 부쳐 내오신 부침개 지글지글 소리를 듣고 있으니 그 고소한 소리에 먹기전에 군침이 돈다.
금방 쓱쓱 버무려 주는 겉절이... 주인아주머니 손길 움직임을 따라 곁에서 한점 집어 먹고 싶은 충동이 절로 인다.
듬성듬성 호박이 더욱 맛깔스럽게 보이는 된장찌개..
홍고추 갈아서 만든 열무 물김치는 입맛을 돋우며~ 여름의 더위를 말끔히 씻어준다.
꽁치조림의 무뚝뚝한 무가 더욱 먹음직스럽게 듬직하다.
풋풋한 배추로 만들어진 김치를 쭉쭉 찢어 밥위에 얹어 먹으니... 둘이 먹다 하나가 기절해도 숟가락을 놓지 못할듯~~
반찬 이것저것 다 먹으려니 나의 손이 바쁘기만 하다. 푸른 멸치 무침은 그 쌉싸래한 맛이 제대로다.
시골 친척집에서 받는 듯한 푸짐한 밥상... 우리의 인심은 그저 푸짐함에서 나오는가 보다. 늘 먹는 익숙한 음식들이 가끔은 더욱 반가운 법~ 시골맛을 느끼려 찾아오는 손님들 때문에 휴일에도 문을 닫지 못한다는 주인 아주머니... 그 후한 인심으로 찾아오는 사람들의 마음을 더욱 푸근하게 만들어 주는듯하다. 푸짐하고 편안한 밥상이 그리울때면 또 이곳을 찾게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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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하게 즐길수 있는 먹거리로는 칼국수와 묵밥이 빠질수 없을 것이다. 우리동네에는 칼국수가 유명한 집이 여러곳 있지만 오늘은 조금 한적하면서도 고향집에 온듯한 분위기까지 즐길수 있는 곳을 가 보았다.
안동에서 영주 방면으로 10여분 거리에 있는 <황토방 묵집>이다. 낮은 산아래 나지막이 자리잡고 있는 모습이 더없이 정겹다. 아직 겨울 바람이 남아 있어... 바람막이 비닐이 포근하게 느껴지고~
집안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고향집에 온 그 느낌 그대로다~ 음식을 맛보지 않아도 이 분위기 만으로도 이곳에 온것이 그저 기분 좋게만 느껴진다.
다정한 이웃집 친구같은 주인장이 정갈하게 맛난 음식들을 내어오고~ 우리들은 나누던 수다를 누가 먼저 그쳤는지 이제 관심도 없고~ 눈길을 식탁에 쏟아 놓는다.
내가 좋아하는 묵밥 자극적이지 않고 단백하고 깔끔하다. 바로 이맛이야....무미건조한듯 하지만... 은근한~~
금방 부쳐온 부침개와 그 밖의 반찬들도 담담하다.
이집 또하나의 맛 칼국수 역시나 분주하지 않고 간결한 맛이다.
가볍지만 결코 부족하지 않는 맛을 즐기고 난 다음... 이집의 분위기를 또 한번 살피게 된다. 오래되어 보이는 물건들이 눈에 들어온다. 이런것들을 일부러 모았다기 보다는 친정에서 부터 쓰던것들이라고 하니 이집이 고향집 같은 분위기가 느껴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인듯 하다. 소박한 고향집 분위기까지 맛본 시간이었다.
황토방묵집 : 054-841-8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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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음식에 대한 기호도는 제각기 나름의 기준이 있다. 나는 생활에서 각기 조금씩의 편식이 있는 편인데... 음식에 대해서는 특별히 편식하지 않는다. 단...혐오식품은 제외하고.. 염소고기도 어떤이에게는 놀라운 음식이 될수도 있다는걸 요즘 실감한다. 염소고기가 그저 나는 고기라 생각하고 추천하면 다들 놀라워 한다. 대부분의 반응은 "좀 그렇지 않아요?" 좀 그렇지 않냐고 묻는건 썩 구미가 당기지 않는다는 말인데.. 또 "냄새나지 않아요?" 그러나... 일단 먹어보고는 다시 가자고 조르는 사람이 거의 대부분이다. 그래서 요즘 염소고기를 자주 먹게 된다.
안동에는 염소고기를 잘하는 집이 제법있다. 요즘 자주 가는 두집 '나그네 쉼터' 와 '지원정 가든' 두집은 각자의 취향에 따라 나뉘어진다. 그래서 좀처럼 우열을 가리기 힘들기 때문에 어느곳을 가더라도 나는 그저 좋기만 하다...
'지원정 가든'은 안동시내에 있다. 시내라고는 하지만 용정교를 건너 정상동에 있기에 다소 한적한 분위기가 나기도 한다.
고기의 양념이 아주 걸죽한것이 보기만 해도 먹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양념 국물을 끓여 밥을 비벼 먹으면 어떨까? 하고 혼자 생각 해볼때가 가끔 있다.. 안동의 불고기 처럼... 그러나 실천은 아직...
화로에 담겨진 숯불에 석쇠를 올리고 나면... 음~ 군침이 절로 ... 석쇠를 달구어 고기를 얹어보면...
숯불에 양념이 떨어지는 소리...지글지글~ 이 소리만 들으면 벌써 목까지 침이 넘어가고.. 말문이 막힌다..빨리 먹고 싶어서...ㅎㅎ
이집의 특징...참나물과 부추무침이다. 이 무침과 염소고기를 함께 쌈을싸서 한입에 쏙~ 아주 잘 어울린다. 그리고 나중에 밥과 곰국이 나온다. 이렇게 먹고나면 포만감으로 머리속까지 행복하다.
이제 자리를 옮겨 '나그네 쉼터' 로 가보자.
나그네쉼터는 안동과는 거리가 좀 있다. 안동시 남선면 현내리 조용한곳에 위치하고 있어 경치가 아주 좋다. 화단과 화분에는 어여쁜 꽃들이 피어있고...자두나무가 마당주변에 있어.. 이맘때 가면 아주 좋다...자두가 익어가고 있다. 늘 한두개씩 슬쩍 따먹는 재미까지 즐긴다. 마당이 넓어 여름에는 마당에서 먹어도 분위기가 좋다. 특히나 마당앞 언덕위에는 도라지밭이 있다. 여름에 도라지꽃 필때면~~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이집에서도 주로 양념을 먹는다. 물론 생고기도 있지만.. 난 그저 먹기좋은 양념이 좋다. 된장에 박혀있다가 나온 고추는 아주 맛나다.
양념은 좀 간편하게 국물은 진하게~ 상추와 깻잎은 마당 주변에서 키운것이여서 모양은 울퉁불퉁... 그래도 향은 최고...
역시나 익기를 기다리는 시간은 참기 어렵다.. 너무 자주 뒤집으면 육즙이 나와 석쇠가 타는데도 계속 뒤집어 보게 된다. 염소고기는 바싹하게 익히는것보다 적당하게 익히면 더욱 부드럽다.
나그네 쉼터의 최고의 메뉴는 '식혜'이다. 고깃집에서 고기로 칭찬 받아 마땅하지만.. 고기와 더불어 이집 식혜맛은 두고두고 입맛을 다시게 만든다. 음식이란 하다보면 더욱 맛있는날이 있고 그렇지 못한날이 있다. 식당이 한결같은 맛을 낸다면 그것이 아마도 맛집의 비결일것이다. 식혜는 그중 한결같은 맛을 내기가 그리 쉬운 음식은 아니다. 그리고 안동의 음식이면서 각자의 기호를 달리하는 음식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생강이 씹히는것이 좋다. 이집의 식혜가 그래서 좋다....알싸하게 씹히는 생강맛~~ 지금 이순간~ 아~ 먹고싶다...
유랑아제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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