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km 달리기와 24시간 동안 200km 이상을 달려야 하는 운동경기가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흔치 않을 것이다. 바로 ‘울트라’ 경기다. 울트라 경기는 42.195km를 달리는 마라톤과 달리 그 이상의 거리를 달라는 경기를 말한다. 100km 울트라 경기는 마라톤처럼 속도경기다. 가장 빨리 달리는 선수가 1등이다. 그러나 24시간 동안 200km 이상 달려야 하는 울트라는 속도 보단 최대한 멀리 200km 이상을 달리는 경기이다.
한마디로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내야 하는 경기이다. 이같은 100km 빨리 달리기와 24시간 동안 200km 이상 달리기는 물론, 암벽등반하기, 12시간 등산하기, 마라톤 풀 코스 달리기를 생활처럼 하는 슈퍼 울트라맨이 있다. 서울시 건축과에 근무하는 진병환씨(48). 그가 바로 초인적인 운동을 생활처럼 하는 이달의 우리이웃이다.
신기록 세우며 국가대표에 발탁
그는 마라톤에 입문한 지 2년만인 지난 2001년 10월 ‘제1회 울트라 대회’에서 7시간45분 05초의 기록으로 1등을 했다. 그리고 1년 후인 2002년 10월에 열린 제2회 대회에서도 7시간 41분07초로 우승을 차지한다. 또 24시간 동안 200km 이상을 달려야 하는 울트라 대회에서는 우리 나라 신기록을 세우며(224.4km)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오는 10월16일 네덜란드우덴에서 열리는 "IAU 24H Word Challenge"대회에 국가대표 자격으로 2위로 입상한 서울시 소속 서경석씨와 함께 출전하게 된다.
여기서 울트라 경기에 대한 궁금증이 생긴다. 24시간 동안 밥은 어떻게 먹고, 생리현상은 어떻게 처리할까.
“자신의 능력에 따라 출전한 선수들이 알아서 쉬고, 밥도 먹고, 생리현상도 처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쉬는 시간도 기록에 포함되기 때문에 마음놓고 시간을 허비할 수 없죠.”
그는 체력 관리를 위해 매일 아침 새벽 5시 일어나 중랑천변에서 10km를 뛴다. 그리고 출근하여 근무시간 전에 헬스로 근력을 키우고, 점심시간과 퇴근때도 트레이드밀을 한다.
“달릴 때는 살아있음을 느낍니다”
매주 토요일 오후에는 여의도에서 탄천까지 왕복 30km LSD 훈련을 하고 , 셋째주 토요일에는 시청 백두대간 드림팀과 백두대간을 다녀온다. 그리고 첫째 일요일에는 클럽팀과 암벽을, 둘째 일요일에는 근교산이나 가끔 불암산∼수락산∼도봉산∼북한산을 종주하는 등산을 한다. 과히 슈퍼 울트라맨이라 할 만하다.
“스피드는 자신 없지만 오랜시간 달리는, 한마디로 ‘울트라’에는 자신이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것들보다는 마라톤이 제일 좋습니다. 특히 울트라 마라톤이 제일 좋습니다. 어릴 적부터 이상하게 ‘남들이 힘들다’, ‘하기 싫다’고 말하는 것들이 좋았습니다. 재미있잖아요.”
그가 이처럼 힘든 달리기에 빠져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달리면 엔돌핀이 솟고 기분이 아주 좋습니다. 인간의 한계를 딛고 맞이하는 성취감은 말할 수 없을 만큼 더욱 좋고요. 뛰고 난 후에 마시는 막걸리 맛을 즐기기 위해 뛴다고 하면 이상하게 들릴까요.”
그는 사람들이 북적대는 도시 속의 생활에 지치면 마음의 휴식을 얻기 위해 달리기를 한다. 그리고 자신과의 싸움을 시작한다. 길고 땀내 나는 싸움이지만 그가 살아가는 활력소를 불어넣어 주는 소중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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