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명의 고객 항변에 굴복한 3조 7,000억 엔
고객: ‥.
직원: (고객의 말을 끊으며)지금 말을 듣고 있으니 간단히 말하세요.
고객: 무슨 말을 그렇게 하는 거예요? 상담 받는 게 당신네들 업무 아닌가요?
직원: (언성을 높여) 업무 방해하지마! 댁 같은 사람은 고객이 아니라 ‘상습 불평꾼’이야.
고객: 뭐라고요?
직원: 이건 업무방해야 알았어? 끊어!
1998년 7월 도쿄
도시바 비디오 수리 상담전화 중 담당직원의 폭언과 불친절에 화가 난 30대 회사원 고객이 그 전화내용을 녹취, 인터넷에 올리는 사건이 일어났다.
고객이 인터넷에 올린 ‘폭언녹취’ 파일은 올린 지 한 달 만에 접속건수가 200만 건에 달하고 일본 소비자운동단체 홈페이지에는 연일 항의성 메일이 접수, 그 수가 160만 건을 넘는 등 해당 기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도시바 소비자 인터넷 혁명’ 등의 제하로 경제면 기사화가 되는 등 당시 국내 언론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가졌던 고객만족경영 관련 핫뉴스였다.
도시바측은 처음에는 무슨 소리냐며 되레 고객측에 문제가 있음을 강력하게 항변, 여론의 화살을 피하려 했지만 소비자들의 항의가 점차 제품 불매운동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는 등 ‘도시바 폭언’사건은 일본 사회의 최대 관심사로 더욱 확대되어 가기만 했다.
사건이 있은 지 4개월 뒤, 도시바는 결국 무릎을 꿇는다.
일본 소비자들은 도시바 부사장이 머리 숙여 공식 사과하는 장면을 신문지상을 통해 보게 된다. 힘없는 한 명의 고객이 연 매출 3조 7,000억 엔의 거대기업을 굴복시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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