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환자에 대한 영적 돌봄6
편집부
- 지난 호에 이어
(3) 영적 돌봄의 도구 ① 영적 돌봄에서 최고의 도구는 사람(나 자신)이다. 우리 자신이 영적평안을 이룬 사람이 되는 것이 영적 돌봄의 첫째 순서가 되는 셈이다. 그러기 위해서 내 자신이 환자라고 생각하고 영적 돌봄에 관한 사항을 자기 자신에게 적용해 볼 필요가 있다. 혼자서 보다는 팀원들이 함께하는 세미나의 기회를 만들면 더 좋을 것이다. 먼저 자신의 영적 상태를 사정하고 그 영적 문제해결을 위해서 지속적인 노력(개인적으로, 단체적으로)을 기울여야 한다. 정기적으로 영적인 모임에 참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한 호스피스 환자를 접하는 것을 좋은 도전으로 받아들여 자신의 영적 발전을 위한 기회로 삼는다면 매우 큰 보람을 얻을 것이다. 이것은 호스피스 환자들이 우리에게 주는 큰 선물이 된다. 호스피스 환자들은 우리가 영적 평안을 이룬 행복한 사람, 영적 돌봄을 잘 할 수 있는 진정한 사랑의 사람이 되도록 생명을 바쳐 돕는 은인들인 셈이다.
② 경전이나 기타 영적 서적 환자에 따라 내용을 수준에 맞게 얘기해 주기, 읽어주기, 일부내용을 보기 좋게 복사하여 제공하기, 녹음된 테잎 주기, 도움되는 서적을 제공하기 등이 가능하다. ③ 기도 환자를 위한 개인기도, 환자와 함께 기도하기, 중보기도팀의 기도, 환자 스스로 기도할 수 있도록 가르쳐주기, 기도문 제공 등이 가능하나 어느 경우든지 형식적인 기도나 강요된 기도가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④ 음악/예술작품 즐기던 음악, 영적 상태에 맞는 음악등을 가능하면 직접 육성이나 연주로 해 주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다른 예술작품들도 마찬가지이다. 음악치료사나 미술치료사들이 참여할 수 있으면 더욱 좋을 것이다.
⑤ 종교예식 환자가 원하는 종교적 예식을 시행하도록 돕는다. 예배나 미사 등에 참가하는 것을 돕고, 필요시 세례(침례)나 영세, 성찬식 등을 하도록 돕는다.
⑥ 자연과의 만남 환자가 되어 늘 병상이나 집안에만 박혀있는 다는 것은 매우 답답한 일이다. 그러므로 가능하면 원하는 곳으로 산책이나 소풍을 다녀오도록 돕는 것이 매우 도움이 된다. 자연과의 만남은 환자들에게 상상이상의 큰 위로와 생각을 넓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입원해 있는 환자들의 경우 외출과 외박을 허락하여 그리운 집에 다녀올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도 영적 돌봄에 유익한 경우가 많다.
⑦ 축하이벤트 생일이나 결혼기념일 기타 가정의 경사나 특별한 날이 왔을 때 잘 준비하여 축하식을 해주면 환자들은 자신들에 대한 의외의 사랑의 표현에 매우 기뻐하며 감동한다. 그 사랑을 통해 새 힘을 얻어 힘든 영적 여정을 가게 된다. 우리나라의 일반적 습관은 사람이 병중에 있으면 그런 잔치를 안하고 침울하게 지나게 한다. ‘사람이 죽게 생겼는데 뭐가 좋다고 생일잔치를 하냐’는 식이다. 그런데 사실은 그 반대다. 다음해에는 기회기 없기 때문에, 또한 아파서 슬프기 때문에 더 잘 해줘야 한다. 환자도 속으로는 그것을 바란다. 요구를 못할 뿐이다. 그러므로 호스피스 팀이 나서서 그런 축하이벤트를 잘 해주어야 한다. 이것은 환자를 진정 사랑하는 마음의 표현이며 그를 기쁘게 해 주고 싶은 열망의 표현인 것이다. 영적 돌봄은 단순하게 말하면 ‘ 어떻게 하면 환자를 기쁘게 해 줄까’를 연구하고 실천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래서 유머감각도 필요하다. 환자가 꼭 해보고 싶어하는 것이 있다면 그 소원을 이루도록 돕는 것도 영적으로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그것을 통하여 환자는 만족을 느끼고 자신의 존재의미와 주위 사람들과의 유대감을 더욱 든든히 가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4) 영적 돌봄의 의뢰 효과적인 영적 돌봄을 위하여 전문가에게 의뢰해야 할 경우가 생긴다. ① 의뢰가 필요한 경우 - 영적 문제가 매우 심각하여 전문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경우 - 영적 문제가 모호하고 혼란되어 있어 접근을 못하고 있는 경우 - 영적 돌봄을 진행하다가 어려움이 생겨 잘 진전이 되지 않는 경우 - 특정종교의 상담이나 예식이 필요한 경우 - 팀원들이나 가족들 사이의 이견이 있어 의견통일이 잘 안 되는 경우 - 환자나 가족이 요구하는 경우 - 기타
② 누구에게 의뢰해야 하나 의뢰할 영적 전문가를 찾을 때 ‘첫째 호스피스환자를 돌본 경험이나 이해가 있는 분인가, 둘째 그 방면의 영적 전문가인가, 셋째 공인된 성직자인가’를 살펴보면 될 것이다. 종교예식이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반드시 성직자일 필요는 없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이해와 경험이 있는 호스피스 영적 돌봄 전문가가 많지 않기 때문에 성직자이면 누구에게나 의뢰하는 때가 있다. 이것은 도움이 되지 않을 소지가 많으므로 반드시 앞의 두 조건을 잘 살펴서 의뢰를 해야 할 것이다.
(국립암센터 호스피스교육교재 중에서)
다음 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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