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랑에게 보낸 대혜 선사의 답장 5-2
今諸方漆桶輩는 只爲守方便而不捨하야 以實法으로 指示人이라하나니 以故로 瞎人眼이 不少로다. 所以로 山野가 作辨邪正說하야 以救之호라. 近世魔强法弱하야 以湛入合湛으로 爲究竟者가 不可勝數며 守方便不捨로 爲宗師者가 如麻如粟이로다.
본문 ; 요즘 제방에서 칠통(漆桶)같은 무리들이 다만 방편을 지켜서 버리지 아니하고 그것을 사실의 법으로 여겨서 사람들을 지시한다 하니 이것 때문에 사람들의 눈을 멀게 한 것이 적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나는 “삿된 것과 바른 것을 분별하는 글[辨邪正說]”을 지어서 그들을 구제하였습니다. 근세에는 마군은 강하고 법은 약해서 맑은 상태에서 맑은 상태에 들어가 합하는 것으로 구경의 법을 삼는 사람들이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습니다. 또 방편을 지켜서 버리지 아니하는 것으로 종사(宗師)노릇을 하는 사람들이 삼대처럼 많고 좁쌀처럼 많습니다.
강설 ; 방편을 실다운 법으로 알고 있다면 그것은 대단히 큰 착각이며 인생을 그르치는 일이 되기 때문에 선사께서는 우정 “삿된 것과 바른 것을 가려내는 글”을 지어서 사람들을 깨우쳤다. 이 글은 소흥 4년, 서기 1134년 선사가 46세시에 지었다. 이 문제는 비단 참선하는 일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일상사에서나 종교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반드시 알아야 할 일이다. 불교를 믿으면서 삿된 가르침을 따른다면 오히려 불교를 믿지 않는 것만 못하다. 소중한 인생을 살면서 삿된 사상이나 바르지 못한 주의주장을 따르다가 크게 잘못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요즘은 삿된 주장은 더욱 강하고 참되고 바른 이치의 가르침은 약[魔强法弱]하다. 그러므로 널리 배우고 골고루 익혀서 삿된 사상에 치우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맑은 상태에서 맑은 상태에 들어가 합하는 것[湛入合湛]”이란 제7식과 제8식까지 철저히 맑고 텅 비어서 그 텅 빈 자리가 최상의 경지인줄 착각하는 것이다. 이 또한 구경의 경지는 아니다. 자신이 부처라는 사실을 철저히 깨달아서 혼신을 다해 보살행으로 인생을 연소시킬 줄 아는 삶이라야 된다. 텅 빈 마음과 조용한 삶은 결코 훌륭한 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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