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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몰아치는 모던 록의 폭풍, 메이트
일시 : 2010. 4. 2 오후 5시~6시
녹취타이핑&정리 : 고서희 사진: 박창현
인터뷰&에디팅 : 김기자
인터뷰 참가자: 메이트, 김기자
메이트 홈페이지: http://www.bemate.co.kr/
◎ 메이트: 임헌일(V,G_Vocal, Guitar), 정준일(V,K_Vocal, Keyboard), 이현재(Drum)
1. 각자 음악을 시작한 계기와 음악적 행로에 대해 얘기해보죠.
준일(V,K): 음악은 초등학교 때부터 좋아했어요. 그 때 김현철, 윤상, 유희열 선배님 음악을 들었죠. 메탈리카도 듣고, 유행하는 팝 음악도 듣고 초중고 시절에 음악에 빠져 있었어요. 왜 그렇게 찾아 들었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음악 듣는게 원초적으로 좋았어요. 음악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아니었고, 주변에 음악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그냥 음반 사러 혼자 다니고 그랬어요.
김기자: 피아노는 언제 시작했어요?
준일(V,K): 악기는 아주 어릴 때 동네 피아노 학원 다닌 정도였어요. 그리고는 안하다가 스무살 때 본격적으로 음악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다시 시작했죠. 그 전에도 마음이 있었는데 그즈음 제가 음악을 안하면 후회를 많이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전에도 막연하게 음악하면 좋겠다고 생각은 하고 했는데, 인생을 책임질 나이가 되니까 이제 선택한 건 평생 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왕이면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해보자고 결정했어요. 음악을 업으로 해보자 마음먹고 시작했죠.
김기자: 피아노를 어릴 때 치고 20살에 다시 시작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을 텐데요.
준일(V,K): 음악을 워낙 많이 들어서 귀가 뭔가 알고 있다는 느낌은 있었어요. 테크니컬한 부분은 오래 연주해온 사람들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실력이지만 뭐가 좋은지 어떤 사운드가 내가 원하는 것인지 귀에서 상상을 통해 흘러나왔어요. 그것만 잘 따라가면 되겠다고 생각하고 공부했죠. 테크니컬한 면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이니까요. 횟수로 3년 준비했는데 후반 1년을 빡세게 준비해서 입시를 치고 백제예술대학에 붙었어요. 제가 원하던 대학은 아니었지만 당시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죠. 워낙 늦은 나이기도 해서 열심히 하면 되겠지 생각하고 들어갔어요.
김기자: 학교 생활은 어땠나요?
준일(V,K): 재밌었어요. 제가 특별히 친구들과 어울리는 편이 아니어서 그냥 혼자 재밌게 보냈고요. 백제예술대학이 재즈 쪽 커리큘럼인데 음악을 재즈 피아니스트로 시작해서 재즈 음악을 좋아하기도 했구요. 크게 무리없이 공부했어요. 학교 다니면서 유재하 음악상을 탔고, 그러면서 자기 음악하는 사람들이 많구나 알았죠.
*메이트의 정준일(V,K)
김기자: 입시 준비할 때는 이론과 실기 모두 재즈잖아요. 그 전에 좋아한 음악들과 차이가 많이 있었을 텐데요.
준일(V,K): 재즈는 누구나 갖고 있는 재즈에 대한 환상이랄까요 그런 이미지로 좋아했어요. 물론 전엔 본격적으로 공부하진 않았죠. 제가 김동률, 이적 선배님처럼 감성적인 스타일도 좋아했지만 중학교 때부터 너바나, 메탈리카 등의 록음악을면서 좋아했어요. 지금은 브리티쉬 록도 좋아하지만 그 때는 기타에 디스토션이 걸려야 록이라고 생각했어요. 가스맨, 슬립낫 같이 헤비한 음악을 들었거든요. 그러다가 좀 우울해지면 김동률 듣고, 마이클 잭슨 듣고 그랬어요. 경계없이 음악을 들었달까요. 사실 재즈도 입시 공부하면서 듣기 시작해서 처음엔 듣기 힘들었어요. 3개월 동안 계속 듣다보니 어느 날 '키스 자렛'이 좋아지더라고요. 3개월 동안 꽂고 다녔더니 그 다음부터 재즈를 하게 된거죠.
지금 제가 하는 음악도 딱히 경계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제가 쓴 음악들을 보면 각양각색이거든요. 메이트 음악을 비롯해서 가수 린 씨에겐 팝발라드를, 이소라 씨에게 드린 음악은 브리티시 락 스타일이고요. 제가 쓸 때도 '이런 게 어떻게 나오지'하는 생각이 들때가 있어요. 장점이 될 수도 있고 단점이 될 수도 있는데 제 음악에 대해 스스로 경계짓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어릴 때부터 좋은 선배님들의 음악을 들으면서 자랐기 때문에, 그 분들의 음악을 정준일화 시켜서 표현해 보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헌일(V,G): 교회에서 저보다 한두살 많은 형들이 악기를 연주하는 걸 보고 충격을 받았어요. 그래서 중학교 때 드럼, 베이스를 접해보고 기타를 잡게 되었는데, 기타가 제일 멋있더라구요. 상상의 여지가 많은 것 같았어요. 그냥 기타가 재미있어서 계속 치다보니까 음악을 하게 되었고요. 실용음악과 다니면서는 이런 저런 음악 다 좋아했는데 지금과는 반대로 좀 소프트한 음악을 좋아했었죠. 재즈클럽 에반스에서 퓨전밴드를 했었고요. 제가 '레리 칼튼'이라는 연주자를 너무 좋아했거든요. 그런데 어느날 정원영 교수님이 교수님 밴드에 저를 기타리스트로 넣으신 거에요. 작업실에 같이 가서 레드 제플린, 지미 핸드릭스 같은 60, 70년대 음악을 많이 들려주셨어요.
저는 실용음악과 입시를 준비하면서 약간 어려워 보이는 것이 좋은 음악이라는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입시 준비는 고2부터 했는데 코드도 복잡해야 멋있는 것 같고 그랬죠. 그래서 재즈 음악을 들은 거예요. 그런데 정원영선생님 만나면서 음악을 공부로 하기 전에 들었던 음악들을 다시 듣게 된 거죠. 원래 나는 이런 걸 하고 싶었고 이걸 더 잘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됐어요. 기타 치니까 락이 좋더라구요. 일부러 레드제플린을 다 사서 듣고 그랬어요.
김기자: 정원영 선생님이 전파자가 되셨군요. (웃음)
헌일(V,G): 사실 '브레맨'이라는 밴드도 처음엔 락밴드가 아니었어요. 그냥 친구들끼리 같이 시간되면 합주하고 재즈클럽 에반스에서 연주도 하는 팀이었는데, 처음 만들어서 갖고 간 곡이 락음악이어서 락밴드가 되었죠.
김기자: 연주하고 곡을 쓴 것은 언제부터인가요?
헌일(V,G): 유재하음악경연대회 때 썼던 곡이 20살 때 만든 노래였어요. 브레맨이라는 팀을 하다가 베이시스트가 군대를 가는 바람에 홍보가 거의 안됐었어요. 그러다보니 음악을 들어주는 사람이 없다는 회의감이 많이 들었죠. 그러다가 메이트 나머지 멤버들을 만나게 됐어요.
*메이트의 임헌일(V,G)
현재(D): 저는 어렸을 때 대부분 그렇듯 피아노를 배웠어요. 어머니가 시골에서 피아노 선생님을 하셔서 집에 피아노가 대여섯대 있었죠.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에 피아노 학원에서 배웠는데, 오래 안했어요. 제가 피아노 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요. 그러다가 초등학교 2학년 때쯤 바이올린을 2~3년 배웠고, 일산으로 이사를 왔어요. 서울에 와서는 눈에 들어온 게 드럼이었는데, 악기를 배우고 싶은 욕심에 음악을 듣기 시작했어요.
중학교 3학년 넘어갈 때 쯤 교회에서 어깨 너머로 드럼을 배우기 시작했어요. 그러다가 고등학교 들어가면서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다고 어머니께 말씀드렸죠. 전문 학원에 가서 입시를 준비한 것이 고2 때에요. 그 때 만나게 된 선생님을 통해서 재즈를 처음 접했어요. 그러면서 재즈에 매력을 느꼈죠. 처음에는 공부하려고 시작한거고 '찰리 파커' 등의 음악을 들으면 '이런 걸 왜 듣지?' 하는 생각도 했었죠. 요새는 모던한 스타일 들이 많으니까 예전 스탠더드 재즈만 재즈가 아니구나. 하면서 관심을 많이 쏟게 됐어요. 저는 입시 준비 할 때, 재즈 드럼을 가르쳐줬던 선생님이 교수로 계신 학교로 들어가게 됐는데 거기서 준일이 형을 알게 됐죠. 재즈클럽 이곳 저곳에서 연주도 하고 형이랑 만나서 메이트를 하게 된 거죠.
김기자: 준일씨 만났을 때 어땠어요?
현재(D): 학교 다닐 때 졸업연주회가 있잖아요. 거기서 준일 형이 모자랑 마스크를 쓰고 연주를 했어요. 좀 특이했고 굉장히 궁금했어요. 그러다가 몇달 뒤에 베이스 교수님이 형을 소개시켜 주셨어요. 그곳이 재즈 클럽 팜이었구요. 몇번 형하고 같이 연주를 했는데 형이 곡도 쓰고 노래도 하는데 팀을 해보지 않겠냐고 제안을 하셨죠. 저는 드러머으로서의 재즈나 팝, 락 등 여러가지 연주를 모두 다 넘나들고 싶었기 때문에 그 첫걸음으로 괜찮겠다고 생각했어죠 그동안 했던 재즈 이외의 장르를 할 수 있는 좋은 팀이기 때문에요. 팀을 하면서 현일이 형도 만나고 그러면서 음악적인 폭이 더 폭이 넓어졌어요. 제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다 재즈하던 사람이라서 록에 대해서 그때 많이 배웠죠.
김기자: 재즈음악을 고등학교 때 들을때도 바로 흡수가 되셨나봐요. 그 전에 락이나 팝에는 그닥 관심은 없으셨어요?
현재(D): 제 주변에 입시생들이 많았는데 펑키한 스타일이나 락을 할 때 저 혼자 재즈 스윙하고 있었어요. 그 때는 그런 외적인 것들은 생각은 못했고 그냥 재즈가 좋았어요. 연주하는게 너무 좋았어요.
고등학교 때 스쿨밴드를 하긴 했었고, 중학교 때부터 교회에서 가스펠 같은 연주를 했었어요. 뮤즈, 레드핫칠리페퍼 같은 음악도 3년 정도 했고요. 그렇지만 제가 음악을 찾아듣고 적극적으로 할 시기에는 재즈를 좋아하게 된 거죠.
* 메이트의 이현재(D).
2. 메이트가 만들어지게 된 과정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얘기해 보죠.
준일(V,K):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수상자끼리 하는 공연이 있는데 그 공연을 통해서 헌일이를 만났어요. 헌일이는 당시 브레맨이라는 밴드를 했었고, 워낙 유명한 세션 기타리스트였어요. 그런데 자기 음악을 그렇게 잘 하는 아이인지는 몰랐었죠. 메이트 노래인 '그리워', '왜' 라는 노래를 혼자 불렀는데, 너무 잘하더라고요. 일종의 감이지만 이 친구의 코드 진행이나 기타를 칠 때 보이싱 같은 것들이 제가 건반칠 때와 굉장히 흡사했어요. 그래서 '쟤도 나와 같은 기본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고, 어떻게 보면 우리가 함께 할 때 시너지가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어요. 감만 믿고, 같이 하자고 했어요. 제가 먼저 이야기를 했고, 서로 데모가 오가고 마음에 들어서 커피 한 잔하면서 얘기를 했죠.
현재는 재즈 클럽 팜에서 처음 만났어요. 2007년 겨울이었는데, 연주를 같이 하는데 되게 잘 하더라구요. 알고보니 학교 후배였어요. 당시에 현재는 1~2학년 이었고요. 가요는 잘 안했었죠. 제가 팀을 하려고 하는데 락이나 가요 스타일이라고 하니까 현재도 관심이 있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저랑 같이 해보자고 했죠.
헌일(V,G): '브레맨'을 하다가 베이시스트가 군대를 가는 바람에 팀에 대한 프로모션 활동을 거의 못하게 됐어요. 알려지질 않아서 들어주는 사람이 없다보니 회의감이 많이 들었죠. 당시 회사 상황이 굉장히 어려웠어요. 많은 밴드들이 그렇지만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될지 고민이 많았죠. 외국처럼 '버스킹하면서 CD를 만들어서 팔아야 되나' 라는 생각 하던 중에 준일이를 만나게 된거죠. '음악을 그만둬야 하나' 하는 생각도 많이 했고요. 진지하게 앞날을 고민하다보니 현실적으로 보이더라고요. 그런데 그 당시에 준일이랑 현재를 만나서 너무 좋았어요. 음악을 같이 해보자고 해서 용기가 생겼고, 제 음악을 좋아해주는 동료를 만나게 된 것이 저에게도 많이 힘이 된거죠. 준일이가 내 곡을 불러보면 느낌이 다르겠다 싶었는데 그 작업이 굉장히 매력적이었어요. 그냥 연주를 잘하고 서로 잘아는 친구들끼리 음악을 하면 예상되는 사운드가 나오는데 현재는 완전히 재즈를 하던 친구고 해서 그런게 겹쳐지는 색깔이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재즈도 아니고 락도 아닌. 내 노래를 불러줄 수 있는 친구들도 있고, 준일이의 음악도 좋았고요. 2008년 여름부터 같이 몰려다니기 시작했어요.
* mate. 소속사 제공.
3. 앨범을 보면 작곡의 비율이 (준일 씨와 헌일 씨가) 각각 5:5 인데요. 어떤 룰이 있는 것인지 어떻게 작업을 하시는 지요?
준일(V,K): 처음부터 5:5로 하자고 정한 거에요. 곡이라는 것이 밴드를 하는데 있어서 비중이 얼마나 큰지 알기 때문에 서로 존중하는거죠. 대부분 자기 음악이 출발되고 대중에게 알려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잖아요. 그리고 최종 선택도 저희 내부에서 필터링을 특별히 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해요.
김기자: 작업한 곡 중에 베스트를 가지고 오면, 그 중에서 결정을 하시는 거군요.
준일(V,K): 각자 의견은 내지만 결정은 자신이 하도록 존중하는 거예요.
김기자: 그래서 작곡 작사를 묶어서 각자 하시는군요. 그런데도 전체적인 앨범의 큰 흐름이 같은 것이 신기하네요.
준일(V,K): 그래서 이 팀을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팀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을 때, 제가 못하는 걸 잘하는 친구라 이걸 잘 살리는게 맞다고 생각했어요. 자유롭게 각자 만들어 놓고, 편곡적인 아이디어들을 같이 만들어가자. 이런 식이죠.
* mate 의 정규 1집, 'Be mate'
김기자: 브레맨과 메이트의 음악은 많이 다른데요. 어떤 변화가 있었던 것인가요?
헌일(V,G): 브레맨이라는 밴드도 사실 락밴드가 아니었어요. 그냥 친구들이니까 같이 연주하고, 시간되면 잼이나 하고 에반스 같은 데서 연주하고 그런 팀이었죠. 단지 처음 만들어 간 곡이 락음악이라 락밴드가 된거에요.
김기자: 현재 씨는 처음에 재즈 드럼으로 시작했는데 재즈와 지금하는 음악을 많이 다르지 않나요?
현재(D): 저는 연주자로서 오래전부터 꿈꿔왔던 일이 있어요. 가장 좋은 드러밍으로 어떤 팀에 속하든지 훌륭한 연주를 하는 것이죠. 보통 락밴드 드러머 하면 그 밴드 안에만 속해서 작업을 하잖아요. 저는 그런 마인드 보다는 더 영역을 넓히고 싶어요. 메이트에서는 메이트만의 색깔을 내는 드러머가 되고 재즈 연주도 하고요. 다양한 연주자들과 연주를 하고 그들의 장점을 캐치해서 소화시키고 싶어요. 앞으로도 계속 영역을 넓혀나가야겠죠.
김기자: 메이트 안에는 두 명의 작곡가가 건반과 기타, 코러스까지 가능한데요. 대단한 강점이잖아요. 두분다 노래도 잘하시고, 악기 연주는 전공을 하셨으니 그렇고 보컬에 대해서는 어떤가요?
준일(V,K): 저희는 노래를 배운 적은 없어요. 날 것 그대로가 좋다고 생각하는 쪽이고요. 잘 들어보면 둘이 목소리가 다른데 처음에는 비슷하게 느끼시더라고요. 그게 오히려 장점인 것 같기도 해요. 이적 선배님과 이야기 할 때 색깔이 비슷한 보컬이라 같이 작업해도 괜찮은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저같은 경우에는 목소리 톤이나 음정이 비교적 정확한 편이에요. 대중들이 생각하는 가수들의 기본적인 조건을 밴드 안에서는 제가 충족시키는 편이고요. 반면에 저는 그다지 개성이 넘치는 목소리는 아니에요. 그런 면에서 헌일이가 개성이 강하고요. 그럴 부분에 대해서는 의지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김기자: 그렇게 믿고 의지하려면 뭔가 동등한 입장이어야 될 것 같은데요.
준일(V,K): 잘하는 걸 서로 아니까 그냥 맡길 수 있어요. 조금만 밸런스가 맞지 않아도 그렇게 되기 힘들죠. 서로 그걸 아니까요. 어느 정도 나이가 있는 상태에서 만났으니 서로 페어플레이 하는 거죠.
김기자: 헌일씨 같은 경우는 원래 기타리스트신데, 보컬쪽은 어떻게 연습을 하셨어요?
헌일(V,G): 브레맨하면서 보컬을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보컬을 구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친구들이 다 알엔비하는 친구들이라 저희 음악에 안맞았고 우리 스타일에 맞는 보컬이 올 때까지 제가 부른다고 한 것이 지금까지 왔네요. 처음엔 공연하면 다음 주까지 목소리가 안 나오기도 했어요. 발성법을 배운적이 없으니까 거의 단련이었죠. 이제야 제 목소리를 조금 좋아하게 된 것 같아요. 노랠 잘해서가 아니라, 제 목소리가 담을 수 있는 감정이 있다는 걸 최근에 느꼈거든요. 연습이 많이 필요하다고 느껴요. 디렉팅이나 공연할 때 준일이에게 많이 의지하는 편이에요.
* mate 의 EP, 'with mate'
4. 1집에 비해 ep가 훨씬 귀에 잘 들어와서 2집을 상당히 기대하게 만드는데요. 어떤 모토로 작업하신 건가요?
헌일(V,G): 본래 앨범이라는 것이 컨셉이나 사운드의 통일감 같은 것들이 있는데 이번 앨범은 그런 것 없이 만들자가 컨셉이었어요. 1집에 넣지 못했던 곡들을 넣은 것도 있고 공연 때는 신나는 곡도 있어야 되니까 만든 곡도 있고, 기타 하나에 목소리만 들어가는 것도 해보자고 해서 만들었는데 크게 무리없이 잘 맞았던거죠.
김기자: 준일씨는 어떠셨어요.
준일(V,K): 편하게 했어요. 녹음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작업하면서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고요.
헌일(V,G): 너무 솔직한데.(웃음)
준일(V,K): 저희는 데모작업을 굉장히 열심히 하기 때문에 굳이 녹음실에 오래 앉아있어야 된다고 생각지 않아요. 앨범이 빨리 나오길 바라니까요. 이번 앨범은 1집의 어쿠스틱한 면을 많이 눌렀고 1집보다 좀 더 강하게 만들었어요. '보통 홍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밴드들에게 기대할 수 있는 것보다 좀 더 나가보자'고 생각했어요.
헌일(V,G): 강해졌다는 것은 사운드적인 부분을 말하는 것이고요. 어쿠스틱 기타를 거의 다 뺐거든요.
준일(V,K): 일부러 어쿠스틱 기타를 편곡에서 빼버리기로 한거죠. 좀 더 일렉기타를 많이 사용하고, 건반도 피아노 위주가 아니라 신스, 패드, 오르간 같은 악기들을 많이 사용해서 마구 때려 넣어보자라는 생각이었고요. 재밌었어요. 요즘 센음악을 많이 듣는 것도 있고 2집 때는 더 강한 것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아요.
김기자: 요새 성향은 약간 어쿠스틱한 편으로 많이 가는데, 거꾸로 강한 사운드 쪽으로 흐르네요.
헌일(V,G): 요새 트렌드는 잘 모르겠어요. 그 당시에 저희가 많이 듣는 음악이 저희의 트렌드라서요. 특히 저희가 락페스티벌들을 많이 경험하면서 진짜 너무 좋았고 이런 걸 해야 겠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김기자: 전반적으로 록킹해지셨군요.
헌일(V,G): 다들 무대를 직접 보니까 좋아하게 됐어요. 1집은 좀 플랫(flat)했거든요. 공연을 하면 아무래도 저희 곡 안에서 해결되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 카피곡을 많이 했었는데, 우리 곡만으로도 공연이 재밌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김기자: 메이트의 라이브는 굉장히 강렬하잖아요. 앨범과는 많이 다른데 그런 점이 반영되었을 수도 있겠네요.
헌일(V,G): 앨범을 라이브 앨범처럼 만들려고 하지는 않았어요. 딱 듣기 좋게 만들었고, 사람들이 들었을 때 거부감이 없는 정도의 사운드를 만들려고 노력했죠.
*작년 2009년, mate 의 크리스마스 기념 공연. 'It's Christmas mate'.
5. EP앨범을 들었을 때 IT'S ALL ABOUT LOVE 같은 록킹한 곡은 굉장히 의외면서 인상적이었어요.
준일(V,K): 원래 예전부터 작업을 했던 곡인데, 편곡을 새로 하고 녹음도 다시 했어요. 헌일이가 원래 좋아했던 U2 의 엣지기타 형식을 연구해서 편곡을 많이 했고요. 멜로디는 그냥 제가 늘상 쓰는 팝적인 멜로디인데 헌일이가 거기에 약간 락킹한 편곡을 하면서 밴드 사운드가 된 거죠. 좋게 봐주시니까 좋네요.
김기자: 친구처럼 편한 음악을 추구한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요. 뮤지션으로써의 음악적 욕심에 대해선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지요? U2를 좋아한다고 했는데 단지 사운드적인 면인가요?
헌일(V,G): 아티스트는 자기가 하고 싶은 걸 자꾸 만들어내야 하잖아요. 처음부터 어려운 음악이나 복잡한 사운드들을 리스너가 좋아하기는 쉽지 않지만 아티스트의 족적들을 따라가다보면 그런 취향이 생기기도 하죠. 저희도 조금 더 욕심내서 1집에서는 참았던 것들을 좀 더 편하게 풀어놓고 싶어요.
준일(V,K): 일단 연주에 대한 욕심이 굉장히 많아요. 그런데 실용음악과 출신이라는게 독이 될 수도 있죠. 테크닉적으로 좋아진 부분도 있지만 음악적인 부분은 깎여나간 부분이 굉장히 있어요. 이런 것을 잃지 않으면서 밴드 폼을 구현해낼 수 있는지 고민하고 있고, 사운드에 대해서도 많이 고민해요.
그리고 저희는 저희는 인디라고 한 적이 없어요. 그냥 밴드죠. 프로 같은 연주를 하고 싶다는 의미도 있고, 어떤 팀과 연이어 무대에서 연주해도 음악 하나만으로 충분히 관객에게 감동을 주고 인정받을 수 있는 팀이 되는 것이 저희 목표에요.
6. 멤버 세 분이 다 크리스찬이신데요. 뮤지션으로 음악을 하다보면 종교와 음악이 상충할 때는 없는지요?
현재(D): 준일이형이 팀을 하자고 했을 때 음악을 하는 이유가 되었든, 삶의 이유가 되었던 간에 근본적인 것, 즉 종교적인 것이 통하니까 같이 해도 되겠다는 확신이 있었어요. 형도 저에게 그런 이야기를 했고요.
준일(V,K): 음악과 종교적인 부분은 어떤 면에서 분명 상충되죠. 근데 저는 크리스찬이긴 한데 날라리 신자에요. 저는 제가 믿고 싶은 대로 믿고 있어요. 교회도 잘 나가진 않아요. 저희 음악이 사회를 고발하거나 부조리를 내보이거나 그런 음악이 아니잖아요. 모든 종교인이 신실하고 금주하고 그렇진 않죠. 어떻게 보면 자기가 믿고 싶은 방식대로 사람들은 믿는 것 같아요. 아직까지는 확실한 것이 없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종교가 저희 음악이랑 부딪히는 건 크게 없었어요.
목사님이라고 해도 개인적으로 우울한 부분이 있겠죠. 저희도 하나님을 믿지만 개인으로서는 신과 연계할 수 없는 나름의 고민과 우울함이 있는 것이고 그것을 노래하니까 종교와 완전히 상충되진 않는 것 같아요. 락앤롤스타라서 무정부주의자라던가 그런 입장이 아니니까요.
현재(D): 한국 교회에서 교육화된 방식으로 틀에 박혀있는 그런 사람들이라면 조금 힘들 수도 있어요. 하지만 신과 나의 관계에 대한 생각은 가장 근본적인 거잖아요. 교회를 다니는 여부와 신실함의 차이를 떠나서 그런 부분이 맞았던 것이 좋았던 것 같아요.
7. 메이트로 데뷔 1년 만에 자리를 공고히 하고 지금의 위치까지 왔는데 어떠세요?
헌일(V,G): 기대이상으로 많이 좋아해주셔서 기분이 좋은데, 반면 씁쓸함도 있어요. 음악시장이 힘들다는 것을 뼈져리게 느끼고 있고요. 그럼에도 계속 열심히 해나갈 수 밖에 없다는 것도 알고 있어요. 앨범 내기 전에도 힘들었는데 앞으로 어떻게해야 할지 고민이 많죠. 지금 시점에서도 어떻게 해야 꾸준하게 음악을 할 수 있고 들려줄 수 있는지 현실적인 부분도 중요하니까요. 하지만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신다는 건 감사한 일이죠.
준일(V,K): 우리 음악을 듣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아요. 이쪽 음악을 좋아하시는 분들 뿐만아니라 아주 대중적인 귀를 가진 분들도 많이 좋아해 주세요. 소녀시대 태연 씨나 대중가수들도 곡 의뢰를 하시거든요. 폭넓게 메이트의 음악이 사랑받고 있는 것은 굉장히 긍정적인 부분이구요.
물론 고민은 있어요. 음악을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지금 저희가 굉장히 부러워보일 수 있죠. 활동한지 1년도 안되었는데 이렇게 큰 무대에도 서고 여러가지 좋은 이야기도 들려오고 하니까요. 하지만 저희가 스스로는 만족할 상황이 아니고 걱정 없이 음악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내적 갈등이 많죠. 음악을 하면 좋을 줄 알았는데 막상 하니까 갈증을 느끼고 있고, 어디쯤에 만족이 있을지... 나이가 한 살 먹어가고 이뤄놓은 것들이 생기지만 한편으론 공허하고 어떻게 딱 말하기 힘든 갈등이 있어요.
*mate. 소속사 제공.
8. 앞으로의 계획과 2집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헌일(V,G): 아직은 머리 속에 있어요. 곡은 나와있긴 하지만 이미지만 그리고 있는 상태고요. 작업이 언제 들어갈지는 모르겠어요. 저희로서는 2집이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요. 저희 색깔을 확고하게 보여주고 '우리는 이런 음악을 하는 팀이다' 라는 명확한 이미지를 전달해야 되는 타이밍인 것 같아서요. 지금처럼 그냥 의도된 바 없이 자유롭게 작업하고 싶은 생각도 있는데 좀 더 톤을 일치시키는게 좋을지 어떨지 고민하고 있어요.
첫댓글 오~요새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는 메이트군요!!
음악도 좋고 훈남이고 같은 남자로서 부럽네요~ㅋㅋ
헌일씨 사진 아래 캡션이 준일씨로 되어 있네요... 고쳐 주세요.
수정되었습니다 ^^
아니니까요가, 아니니싸요로 ㅎㅎㅎ 오타있습니다
찾았어요! 수정했습니다 ^^
꽃남밴드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