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길이 싫어질 때/유유
길이 아닌 길인 때도 있다.
골프장 페어웨이에 놓인 길은 골퍼가 다니라고 만든 길이 아니다.
따라서 골퍼에겐 잔디가 없는 이 길은 좋은 길이 될 수 없다.
공이 길 근처에 가면 구제받는다고 하여 발에 걸리지 않을 만큼 옮겨 놓고 친다.
비록 무벌타라고 하지만 옮기는 것은 봐준다는 느낌이 든다.
더욱이 근처에 떨어뜨릴 만한 마땅한 장소가 없으면 더욱 마음이 편하지 않다.
그럴 땐 보통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딱딱한 길 위에 놓인 공을 그대로 치기도 한다.
손목과 팔 뒤꿈치 또는 어깨 관절에 이상이 없으면 다행이다.
그래서 골퍼들은 골프장 중간에 난 이 길을 싫어한다.
티잉 그라운드에서 출발하여 페어웨이를 거쳐 그린에 이어지는 길은 멋지다.
우아한 곡선과 적당한 굴곡을 지닌 아름다운 길이다.
그렇지만 결코 환영받는 길은 아니다.
본래 있어야 하는 길이 아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페어웨이에 길이 없었는데 인간이 좀 더 편해지기 위해 추가로 길을 만들었다.
이 길에 대한 적당한 명칭도 없어서 그냥 카트 도로라고 부른다.
참으로 운치 없는 이름이 붙은 애물단지라 할 수 있다.
그래도 길은 길이다.
길은 사람들이 걸어 다니는 장소다.
다만 골프 치는 사람이 이 길을 걸어서 다니면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멋진 길이라고 해서 다 좋은 곳이 못 되는 경우가 여기에서 나온다.
굳이 인생에 비유해서 여러 가지 나열할 필요까지도 없다.
현대 인간이 살면서 늘 만나게 되는 길이기 때문이다.
좋은 길 만날 때면 지혜가 필요해진다.
멋진 길이 싫어지지 않도록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
이런 길도 있어서 좋았다 할 수 있도록!
첫댓글 골프장엔 골퍼들만 있는것이 아니고, 그 골프장을 관리하기 위해 존재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골퍼들은 페어웨이를 걷고 카드길은 관리하는 사람들이 걷고. 각자에게 적합한 길들이 있어서 다행이다. 서로 어울려저 하나의 골프장을 이루고....
길은 어느 길이라도 깊은 의미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