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코창 여행기 (대중교통 이용해서 비엔티안에서 태국 코창가기 6)
아침 6시 30분에 픽업
차량이 호텔로 도착을 한다고 하니 일찍 일어나서 준비를 서두른다. 호텔아침 식사 시간은 7시부터이니 식사를 못하고 출발할 것이다. 프런트에 가서 체크 아웃을
하고 차량을 기다리는데 직원이 아침식사 대용으로 도시락을 가져다 준다. 우리처럼 새벽에 가는 관광객들을
위해 호텔측의 작은 배려가 섬세하다. 샌드위치에 음료가 전부지만 호텔측의 서비스 정신이 훌륭하다. 정말 라오스와 너무 비교가 된다.
선착장으로 가는 픽업 밴에는 중국 커플, 일본 부자, 흑인 커플, 서양 처녀 1명
그리고 우리 부부가 탔다. 참 다양한 인종들로 구성된 픽업 밴 내부지만 선착장까지는 너무 조용히 간다. ㅎ 선착장에 도착하니 기사가 내리란다. 그런데 짐은 그대로 두고
커피한잔 하면서 기다리란다. 이상하다 생각이 들어 기사에게 물어보니 자기가 이 차를 끌고 방콕까지 갈
거란다. 아마 방콕까지 가는 사람이 적어 밴으로 대체를 한 모양이다.
선착장
방콕까지 가는 밴에서 앞자리에 앉은 일본인 부자의 대화는 조근조근 대화를 나눈다. 뒷좌석인 내가 듣지 못할 정도의 톤으로 이야기를 나눈다. 일본인
특유의 상대방에 대한 과한 배려심을 느낄 수 있다. ‘엄마는 왜 같이 안 왔을까? 부자만 여행 온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뒷좌석의 중국인 커플은 단체관광객이나 나이 드신 중국인들 보다는 덜하지만 그래도 약간 높은 톤으로 대화 한다. 천성적으로 목소리가 큰 인종인가 보다. 여기서 잠시 중국인들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해외여행을 할 정도의 중국인이라면 중국 내에서도 중상류층 이상일 것이다. 그런데 왜 행색은 그리도 초라한지…. 특히 여성에 비해 남성의 행색은 너무 심할 정도이다. 중국 여성들의
패션은 보통 이상의 수준을 유지하지만 남성들의 패션은 너무 초라하다. 다 늘어난 런닝셔쯔를 입고 돌아다니는
사람, 바닷가에서 팬티(다행히 하얀 팬티를 입은 사람은 없었다) 차림으로 수영을 즐기는 남자, 위 아래 의상이 전혀 조화롭지 못한
패션 감각 등. 암튼 궁금하다.
흑인 커플은 어디서 왔는지 전혀 감이 안 잡힌다. 레게 머리를 한
이 친구들은 거의 대화가 없다. 여자의 레게 머리는 얼굴을 더욱 돋보이게 하지만 남자의 레게 머리는
너무 산발적이고 떡 진 모습으로 다가 가기에 영 부담스런 형상이다.
서양 아가씨. 이 친구 참 매력 있다. 짧게 커트한 머리 모양에 보이시 한 얼굴 생김생김. 아마 북유럽
계통의 아가씨인 것 같다. 특이한 것은 이 곳에서 만난 서양인들 중 몸에 타투를 안 한 유일한 아가씨
임에는 틀림 없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방콕이 가까워 졌다. 수완나폼 공항에
도착한 우리는 다시 8번 게이트로 가 카오산로드 티켓을 끊었다. 그
곳에서 1박을 하고 다음날 아침 국내선 비행기로 우돈타니까지 가기로 했다. 카오산로드에 도착하고는 제일 먼저 버거킹에 가 햄버거로 점심을 때우면서 아고다로 가까운 거리의 호텔로 예약을
하고는 GPS를 이용하여 호텔을 찾아 갔다.
호텔에 도착하여 프런트에 예약 캡쳐 사진을 보여주니 한참 검색을 하더니 하는 말
“예약이 안 되어 있는데요?”
이게 무슨 소리인가? 아고다 예약 현황에는 분명 예약번호까지 있는데…. 이때부터 멘붕이 온다. 이중 결재 때문에 현금으로 체크 인 할
수도 없고, 다른 호텔로 예약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아고다에
전화를 하니 한참 만에 돌아 온 대답은 시스템 오류라서 예약이 취소되었다는 것이다. 하는 수 없이 현금으로
체크 인을 하고 카오산로드 투어에 들어 간다.
수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모인다는 카오산로드. 이 곳은 전 세계
배낭 여행자의 집합소이자 관문이자, 베이스 캠프의 역할을 하는 곳이다.
약 300m 정도의 이 거리는 시장이요, 파타야를
옮겨 놓은 듯한 모습이었다. 먹거리, 쇼핑, 호텔, GH, 타투 숍, 마사지
숍 등 여행자에게 필요한 것들은 이 안에 다 있다.
밤이 깊어지자 화려한 조명이 켜지고 음악 소리가 더욱 커지면서 관광객들을 유인하고 있다. 우리는 조용하고 품위 있는 한 레스토랑 야외 식탁에 자리를 잡았다. 일단
맥주로 목을 축인 다음 식사를 주문했다. 역동적인
종업원들의 분주한 모습에서도 그들은 얼굴에 미소를 잃지 않았다. 주방에서 칵테일을 만드는 녀석은 계속해서
무어라 중얼거리며 장난끼 섞인 모습으로 온몸을 흔들며 칵테일을 만든다. 주문한 음식은 즉석에서 종업원
스스로가 아주 정성껏 장식을 하고 가져다 준다. 서비스 정신이 아주 투철하다. 서비스 정신이 없는 라오스에서 살다 보니 태국의 서비스가 더욱 돋보인 걸까?
뒤 늦게 시작한 배낭여행의 마지막 밤은 이렇게 흘러 갔다.
‘도전하라! 인간이 못 할 것은 없다. 단지 안 하는 것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