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을 아껴라
절 후원에 숨어서 숨을 쉬고 있던 씨앗 하나가
어느 날 눈자위가 간지러워 눈을 떴다.
그러나 아직도 저 만큼에는 잔설이 남아 있지 않은가?.
씨앗은 지레 겁이 나 얼른 눈을 감았다.
그런데 발그레한 기운이 뺨에 어리어 다시 눈을 떴다.
그것은 담장 곁에 있는 동백나무로부터 오는 것이었다.
빨갛게 피어있는 꽃송이들.
씨앗은 동백나무에게 물었다.
"아저씨는 어떻게 이 추운 겨울
날씨에도 꽃을 피워 낼 수 있는지요?
비결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동백나무가 대답했다.
"복을 아껴서 살면 한겨울에도 꽃이 피는 기적이 있는 법이다."
씨앗이 말했다.
"복을 아끼라니요?
이 절에 오는 사람들은 모두 부처님께 복을 달라고 빌던데요?"
"그것은 욕심 많은 인간들의 바람이지.
사실은 이 세상에 복이 널려져 있는데 간수를 못하는 것이야."
씨앗이 물었다.
"복이 어디에 널려져 있는가요?"
"저기 저 햇볕을 보아라.
이 얼마나 따뜻하고 많은 복이냐.
어제는 촉촉히 비가 내렸지.
그것도 고마운 축복이야.
그리고 오늘도 이렇게 건강함을 주셨고...
" 동백나무가 말을 이었다.
"나는 작은 복을 아낀다.
햇볕 한 톨,
비 한 방울,
바람 한 점,
그것을 모으고 모았더니
이렇게 한겨울 날에도 꽃을 피울 수 있는 기적이 되더구나."
씨앗은 눈을 번쩍 떴다.
대웅전의 부처님이 빙그레 웃고 있었다.
- 정채봉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라'중에서
민들레 꽃길 / 千年의 禪 출처
행복 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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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단순하면서도 매우 전달력 높은 교훈입니다. 복을 아껴라와 작은 복을 발견할 줄 알아야 한다는 메시지가 같이 있군요. 그런데 속세에 파묻혀 있는 사람들은 실행하기 어려운 과제 같습니다. 늘 깨어있는 영혼이 준비되지 않는다면 그 작은 복들을 알아채기도 꾸준히 간직하기도 불가능할 것만 같습니다. 회원님들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어렵더라도 저는 이 창이 제일 좋습니다. 정말로 좋아요! 진실이 있어서요.^^
의미있는 글 잘 보았습니다 어느 하나도 그른 말씀이 없네요
심정 깊이 새겨지는 참으로 귀한 말씀 감사합니다.
항상 모자람만을 탓하고 살았는 데 많은 것을 느끼고 갑니다. 감사드립니다.
복은 놓친 후에야 알게 되고 깨닫게 되는 것 같습니다 형체가 없어더욱 그러한 가 봅니다그래서 먼저 깨은 사람들이 이렇게 말씀을 하지 않으시면 우리는 놓치고 사는 것 같습니다좋은 말씀 가르침을 새겨 들을 수 있어 여기가 좋습니다 감사함으로 인사드립니다
눈을 감고 있으면 많은것을 느끼게 하는군요 ~~~
복이 있다는 것을 알기까지가 시간이 걸리는 것 같습니다. 그 다음은 알고도 그것을 감사할 줄 모른다면 그것을 복이라 할 수 없겠지요. 더 나아가서는 그 앎과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지를 이웃에게 전해야 할 책임도 있는 것일텐데... 실천은 더욱 쉽지 않은 과제가 됩니다. 몸이 무겁지 않아야 되는데.. 알면서도 직접 몸을 움직여 실천에 옮기기까지가 ... 좋은 글 감사드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