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당당뉴스 편집을 하다가 기쁜 소식을 들었다. 홍성 옆 광천에서 양계장을 관리하는 동생네 아들이 기어이 풀무농업기술학교에 합격했단다. 강화의 윤여군목사 딸도 붙고 음성의 차흥도목사 아들도 붙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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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관 모습, 본관 앞 정원, 그리고 왼쪽의 태양광발전기가 인상적이다, 이 학교에는 조그만 풍력 발전기도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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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풀무학생들이나 풀무학교 선생들이나 주변 모든 사람들이 풀무의 학생 전형방법이야말로 오리무중이라고 했었다. 성적은 30% 본다는 데 암튼 뭔가 원칙이 있기는 있는 모양인데 학생도 모르고 선생님들도 모르고 지원자도 모르고 아무도 모른다나. 그러니 지원은 해놓고 손떨리는 것이 풀무학교 입학전형이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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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른쪽이 풀무학교 정승관 교장선생, 왼쪽은 함께 동행한 정교장의 신일고 동창으로 필자의 평동교회 1년 선배인 권영수 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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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주변사람 떨어지는 얘기를 많이도 들었기에 합격한 아이들 소식이 더 기쁘다, 웬걸 어느 해에는 풀무학교 설립자의 손자도 떨어지고 몇 십년 풀무학교 후원이사장의 손자도 떨어졌고 누구누구목사 딸도 아들도 여럿 떨어져 울상이었던 기억이 있다. 매년 목사네 아이들이 많이 떨어져 이러쿵 저러쿵 말도 많았다. 올해 감리교 목사들은 학부모 많아져서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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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가뀌진 잔디, 아니 잘깍은 잡초 운동장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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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풀무학교가 대단한 학교냐하면 전혀 그렇지도 않다. 단지 요즘 한껏 주가가 올라가는 대안학교들 중의 선구자랄까? 아니면 교사들이 매우 신앙적이고 헌신적이며 대부분의 유기농 농사 방법의 본산지라서 그럴까? 그럼에도 풀무는 농업기술학교일 뿐이다( 이 학교가 고등과정 인가를 받은 것은 몇 년 되지 않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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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년전 어떤 지원인가로 지어진 콘크리트 실습관(?) 풀무의 가장 어울리지 않는 명물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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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왜 이렇게 떨어지는 이야기가 많고 그거 붙었다고 기뻐하느냐 하면 이 풀무학교는 애초부터 지금까지 한 학년 당 25명만 선발하는 것을 50년동안 무서운 고집으로 지켜오고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야 농업학교라니 25명도 못 채울 때도 제법 있었다지만 지금은 다르다. 여하튼 25명 이상이면 진정한 교육이 되지 않는다고 학교를 시작할 때부터 원칙을 세운 것이다.
더구나 25명중에서도 홍성지역 학생들을 위한 특차와 전업농 자녀들을 위한 특차로 12명을 따로 뽑으니 나머지는 13명, 이들을 또 남녀로 나누면 일반 전형이라면 그 문이 퍽이나 좁을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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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풀무학교 설립자 이찬갑선생님의 교훈 새긴 돌. 또 한 분의 설립자는 감신출신 주옥로선생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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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학교의 선생들도 엄청 다르다. 교장부터 교사까지 급여 차이도 별로 없다. 박봉이라면 엄청난 박봉으로 학교를 지켜오고 있다. 얼마 전 별로 원치 않던 교육부의 지원으로 교사 인건비가 지원되었나보다. 이들은 이것을 그대로 다모아 두었다가 꽤나되는 거금을 몽땅 털어 작년에 한옥 3채짜리 멋진 기숙사 짓는데 다 써버렸다.(아마 기숙사 건축에 몇 억여원 들었다는 데, 교사와 학부형 후원자들이 다 나서서 부담했단다. 교육청 감사가 나와 꽤 문제가 되기도 했나보다, 인건비 전용이 아니냐고..., 하지만 교사들이 먼저 봉급을 받은 다음, 모두 손설하여 기숙사 건립을 위해 내 놓은 것이니 결국 하나도 문제될 것이 없었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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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편이 지금은 낡아 사용 못하는 이전의 기숙사. 제자와 스승이 함께 운동장에서 본관으로 난 길을 걷는 모습이 정겹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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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의 아이들은 학교 주변 아이들을 포함,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한다. 모두 해봐야 75명이지만 아이들에게는 대단한 경험이고 비용도 생각보담 엄청 싸다 하지만 보내는 입장에서는 만만치 않은 돈이다. 우리 가정이 그랬다. 농촌목회 하면서 두 아들을 풀무에 보냈었다. 꼬박꼬박 매달 50만원 이상을 송금해야했으니... 큰놈은 전남대 1년 다니다 군대 갔다 와서 인도 등 8개월 여행 다녀오더니 어느 대안학교 보조교사로 1년 넘게 일하고 있고 둘째는 아예 대학갈 생각 안하고 군대 갔다 오더니 재즈를 한다나 열심히 일렉 키타를 두둘기고 있다. 저들이 풀무 나온 걸 믿고 나는 용감하게 목회를 그만 둘 수 있었나보다. 사실 생활전선에 안해가 나서서 겨우겨우 서울 살림을 감당하고 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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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 때 오고가는 길 10시간 왕복 운전대를 잡았던 2주전 운전면허딴 둘째가 폼을 잡았다. 경운기는 물론 트랙터, 콤바인 운전도 풀무에서 배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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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지난 추석에 모처럼 풀무학교를 찾은 것은 아들 두 놈이 기어니 선생님께 인사드리러 가겠다는 것이고 그래서 동행했었고 정승관 교장선생을 만나 여러 이야기들을 나눴는 데, 역시 학생 선발이 대단히 고통스럽고 골치 아프다는 얘기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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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 지은 한옥 3채짜리 대궐같은 남자 기숙사, 여자 아이들 샘나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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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들러보니 한옥으로 새로 지은 기숙사는 대단히 거창하고 넘 좋아보였다. 우리 애들 다닐 때는 슬레트 지붕 허름한 기숙사였거든... 운동장도 더 넓어진 것 같고 풀무에 영 어울리지 않는 실습관인가 하는 콘크리트 건물만 빼면 너무 정겹고 아름다운 학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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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풀무 생협, 자연비누, 헌책방 출판도 한다, 그리고 작은 가게 안내판. 뒷편에 목조 건물이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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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오늘 이야기는 아들놈들 나온 풀무학교 자랑 한번 한 것이고 여기에 윤여군목사 딸 윤승민이도, 차흥도목사 아들 차오름이도, 부부가 많이 기도하던 조카 재형이도 무사 합격했다니 나도 기뻐서 오랜만에 싱거운 애기 좀 해보았다. 어쨌든 합격한 모든 아이들과 부모들 축하드리고 93명 지원자 중 무려 68명은 떨어졌다니... 그런데 풀무학교는 재수하면 꼭 붙는다는 전통이 있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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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구에서 바라본 학교 전경, 왼쪽에 너른 실습장 비닐하우스들이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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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의 자랑은 학생 선발 때마다 지역 아이들을 위한 특차를 마련하여 홍성 지역의 아이들 교육에 대단한 공헌을 했다는 점, 홍성지역에선 웬만한 지도자들은 풀무학교 출신이란다. 신앙을 억지로 강요하지 않더라도 성서 교육과 경건생활 교육에도 빠지지 않는다. 학교 설립자들이 우찌무라 간조, 김교신, 함석헌 등에 깊이 매료된 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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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풀무 전공부 본관(교장 홍순명선생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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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인근에는 풀무학교와 밀접한 풀무생협과 비누공장과 여러 모양의 가게들, 출판사, 갓골 어린이집 등이 있으며 몇 년전 홍순명 전 풀무 교장선생 등이 설립한 풀무 전공부(전문학교 과정)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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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풀무 전공부 기숙사가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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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풀무 전공부 한 켠의 알림 종을 찰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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