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0. 19. 토
태인 : 8
강인 : 6
시인 : 4
배고픈 아이
자녀양육에는 왕도가 없는 것일까.
헷갈릴 때가 많다.
자녀를 키웠다는 분들의 의견이
엇갈리기 때문이다.
뮤지컬잉글리쉬 강사님은
자녀, 부모세미나도 하신다.
자신의 자녀양육법과
자녀들이 어떻게 훌륭하게 자랐는지
이야기를 많이 하신다.
태교부터 이론적인 인본주의에서
완벽하리만큼 키우셨다.
대충 키우는 나로서는 본받아야 하는지
의구심이 드는 것들이 많다.
각 과목마다 날마다 다 봐주고
독서, 영어 등 좋다는 공부는 다 시켰다.
그것도 엄마가 전담해서 직접 가르쳤고
매우 철저한 준비로 가르쳤다.
고 3까지 그랬다고 한다.
벽에는 매달 바꿔가며 차트와 잡지를 붙이고
끊임없이 그 벽지를 보고 대화하고
아이에게 큰소리는 한 번도 안내고
아이 앞에서 한 번도 부부싸움이 없었고 ...........등등
그래서인지 첫째아들은 언어영재라고 한다.
두 아들이 고려대를 졸업해서
미국 유학 간 것은 2년 정도 되는 것 같다.
꽤 괜찮은 대학이라고 하는데
나는 처음 들어본 대학이라 잘 모르겠다.
내가 궁금한 것은 신앙교육인데
신앙교육에 대해선 한마디도 하지 않으셨고
지금 아이들의 신앙 상태도 전혀 언급이 없으셔서
함부로 물어보는 것도 실례인 것 같아
강의만 열심히 듣고 있다.
영아부예배 우리반 선생님이셨던 분도
두 아들이 고려대 다니는데
둘 다 전액 장학생이라고 하셨다.
신앙도 좋아서 본인들이 알아서
절제하고 잘 처신한다고 했다.
어떻게 키웠냐고 했더니
자신은 아이들에게 무엇을 해주지 않았다고 하신다.
나 자신이 하나님 앞에 서있기에 바빴지 아이들에겐
신경을 특별히 안썼다고 하신다.
뮤지컬영어강사님과
매우 상반된 양육법처럼 들린다.
최선을 대해 신경 쓴 엄마,
되는대로 키운 엄마.
나는 체력도 인품도 한계가 있어서
되는대로 키우신 영아부 선생님의 양육법이 좋다.
뮤지컬강사님은
나이별 육아법을 강의하고 싶다고 하신다.
후~~~ 나이별로 끊임없이 가르쳐야 한다니
좀 숨이 막힌다.
오늘 고등학교 동창 친구한테 전화가 왔다.
고구마 한 박스 보낸다고 한다.
10년이 넘게 아이들을 가르쳐온 친구가
수학이나 국어 정도는
가르쳐야 하지 않을까 제안을 했다.
마침 며칠 전 주안홈스쿨과 이야기 했던 내용이다.
태인이를 보며 생각이 드는 것은
방치가 교육에 좋다는 것이다.
태인이는 밑에 두 동생들로 인해
완전 방치로 자랐다.
초등학생이 되었지만
태인이가 읽을만한 책이
집에 거의 없었다.
헌책도 사줄만한 형편이 못되니
우리는 당연 사줄 생각을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봄에 신학교 학생이
전집들을 몇 박스를 싣고 오셨다.
그때부터 태인이는
눈떠서 눈감을 때까지
10시간이 넘도록
책만 읽었다.
두 달이 넘도록.
그렇게 지내다가 갑자기 국비로 네 달간
태권도 학원을 다니게 되었다.
관장님의 운영방침대로
태인이는 원하는 만큼
태권도 학원에 있어도 되게 되었다.
태인이는 세 타임이나 네 타임을 하고 온다.
5시간 가량을 태권도 학원에 있다 오는 것이다.
그야말로 태권도에 푹 빠진 것이다.
지나가는 아이 말로는 사범님이
늘 태인이 칭찬을 하신다고 한다.
오늘 저녁에 지금까지 배운 것들을 순서대로
시범을 보이고 우리가 따라했다.
많은 것을 배웠고 무척 잘해 보였다.
빨간띠를 딴 아이가(태권도를 더 오래 다닌 아이)
자기보다
줄넘기를 못한다고 한다.
태인이가 줄넘기를 시작한 것은 두 달째다.
보통 줄넘기는 70개가 넘고
X자는 11개가 넘는다고 한다.
태인이가 무척 연습을 많이 한 것이다.
무섭게 책을 읽어대고
무섭게 태권도와 줄넘기를 한다.
본인이 흥미를 가지면 열심을 가지고 덤벼든다.
7살 겨울 내내 책을 만들었다.
한글을 깨우치지 못했는데도
그렇게도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
하루에 한권씩을 만들어 냈다.
종일 앉아서 책만 쓴다. (스케치북에 글씨와 그림을 그려서)
잠도 안자고 책만 쓴다.
그러더니 한글쓰기가 거의 완성이 되었다.
그림 실력도 한층 향상이 되어 놀래곤 했었다.
만들기도 혼자서 기초부터 하더니 이제는
책보고 많은 것들을 자유롭게 만든다.
모두가 스스로 열심을 품고 한 것이다.
우리가 하라고 한 적이 없다.
오히려 야단을 쳤다.
너 ......하면 책 못읽는다.
너.......태권도학원에서 빨리 와라.
모든 아이들은 배우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부모가 해야 할 일은
아이가 배우고자 하는 욕구가
차 오르도록 기다려주는 일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부모가 앞서가는 것이 태반이고
배움의 욕구가 조금이라도 보이면 바로 채워준다.
배가 많이 고플수록 밥맛의 향기를 안다.
배가 많이 고플수록 아무거나 맛있게 먹는다.
그래서 나는 아이들이
배가 고프도록 늘 신경을 쓴다.
간식을 거의 안주고 주더라도
식사 시간을 계산해서 준다.
식사시간 가까이에 한가지라도 먹는 날엔
식사시간이 산만하다.
어쩔 수 없이 방치된
태인이의 성장과정을 보면서 느끼는 것은
배고프게 하면 뭐든 잘먹는다이다.
오늘은 남편이 큰맘먹고 외식을 시켜줬다.
너무나 행복한 가족 나들이었다.
오는 길에 팥배열매를 땄다.
아이들은 후식이라도 되는 듯
서로 맛있게 먹었다.
팥매열매는 앵두같이 생긴 타원형이다.
매우 떫고 시다.
그냥 먹는 사람은 거의 없다.
거의가 다 퉤퉤 뱉어내고 얼굴을 찌뿌린다.
그런 열매를 그렇게도 맛있게 먹어대는 우리 아이들이
신기해서 남편과 나는 서로 쳐다보며 씩 웃었다.
그렇다면 유년기인 지금 부모가
자녀를 위해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나의 초점은
하나님께서 무엇을 기뻐하실까이다.
우리 가정에 주신 사명은
자녀양육을 통한 제자 양성이다.
오직 하나님께 초점을 맞추면
나머지는 합력하여
선을 이루게 되리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지금의 내 마음이
하나님 마음에 합당한가.
나는 하나님께 인정받는가.
하나님께 갔을 때 잘했다고
칭찬받을만 한가.
내 속에 몰래 자라고 있는 욕심이 있는가.
내 사명은 무엇인가.
하나님께서 가장 기뻐하시는 것이 무엇인가.
그것이 내가 가지고 있는
끊임없는 고민과 전쟁이다.
나이별로 교육을 한다..........
여기저기에서 그렇게 해야 한다고 한다.
인본주의 교육에서 그것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
내 생각은 영아부 선생님의 말씀이
성경적인것 같다.
부모인 내가, 선생인 내가
하나님 앞에 서고자 하면
부모 뒤에서 배우는 아이는
저절로 잘된다는 것이
지금의 내 생각이다.
하나님은 마음을 보신다.
아이도 마음을 본다.
아이를 위해 내가 많은 행동과 말을 바꾸어도
마음을 바꾸지 않으면 아이는
내가 바꾼 말과 행동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바꾸지 못한 내 마음을 그대로 복사한다.
그것이 정말 무섭고 중요한 일이다.
마음 말이다.
사람은 속여도 하나님은 속이지 못한다.
사람에게 다 인정받아도
하나님께 인정 받지 못한다면
얼마나 불쌍한 인생을 산 것인가.
사람에게 인정 받지 못해도
하나님께 인정 받는다면
그것은 가장 값진 삶이다.
그래서 아이들 취침 기도에
하나님께 인정받게 해 달라는
기도를 꼭 한다.
내가 가장 바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초점을 맞추면
한도 끝도 없는 욕심이 불타오른다.
부모의 초점은 자녀가 가장 잘 안다.
그래서 말하지 않아도 그 방향대로 나아간다.
유년기인 자녀, 사춘기, 청년기인 자녀에게
무엇을 가르칠까에 초점을 맞추면
혼란스러워지고 바빠진다.
나와 하나님과의 관계인
의에 초점을 맞추면
여유와 자신감, 안정감이 찾아 온다.
늘 바쁘게 산다는 것은
초점이 정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명을 가진 사람은 바쁘지 않다.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랑속에 있는 사람은
여유와 기쁨이 있다.
자녀에게 초점을 두지 말고
나와 하나님과의 관계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그것은 가장 중요하고 가장 어려운 일이다.
욕심이 늘 자라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첫댓글 성공의 기준이 무엇인가가 중요하겠지요.
교육에 있어서 자녀가 좋은 대학 가는 것을 성공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고
신앙만 좋으면 성공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목회에 있어서도 성공의 기준이 사람마다 다르고
결혼에 있어서도 기준이 다른 것 처럼 말이지요.
말로는 신앙이 먼저라고 하면서도 실제로 선택하고 행동하는 것을 보면
외모를 먼저 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자기도 속고 남도 속이는 거지요.
우리도 항상 무엇이 먼저인지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성공의 기준에 따라 자랑거리도 달라지는 것 같아요.
자기가 자랑하고 있는 것이 자신의 성공 기준이 되는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