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아파트 단지 안에는 작은 슈퍼마켓이 두 개 있는데, 지난해 겨울 급히 필요한 물건이 있어서 한 가게에 들어서는데 주인 아저씨와 손님인 듯한 아주머니가 언성을 높이며 싸우고 있었다. 전후 사정이야 알 수 없었지만, 아주머니가 계속 화를 내니까 주인 아저씨는 "당신한테 물건 팔아서 그깟5천원 안 벌어도 장사할 수 있으니까 그냥 가슈!"하고 소리를 지르는 것이었다. 결국 그 아주머니는 몹시 불쾌해 하면서 가게를 나섰고 나도 슬그머니 돌아서 나와 다른 가게로 발길을 돌렸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 주인은 자신의 말처럼 5천원만 손해 본 것일까?'하는 의문이 생겼다. 물론 당장은 그렇게 보일지도 모르지만 그 주인이 미처 계산하지 못한 잠재적인 손실은 상당하다고 말할 수 밖에 없다. 조사에 의하면 만족한 고객은 평균 5 명에게 자신이 받았던 좋은 서비스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불만족한 고객은 평균 10 명에게 불쾌한 경험을 이야기 한다고 하니까, 그 아주머니는 자신이 받았던 수모에 대하여 한동안 떠들고 다닐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자신이 당했던 일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때는 상대방의 공감을 얻기 위하여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이야기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이야기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그 가게 주인은 점점 천하에 몹쓸 사람이 될 가능성이 많고, 실지로 그러한 상황이 벌어져서 그 가게는 점점 손님을 잃어갔다. 그 곳은 한동안 바겐세일이니 사은품 증정이니 하는 행사로 손님을 끄는 듯하더니 급기야 지난 달에는 문을 닫고 말았다. 사실 우리 아파트 단지에는 하나의 슈퍼마켓으로도 충분했기 때문에 주민들은 별로 아쉬워하지도 않았다.
요즘은 거의 모든 기업에서 <고객만족경영>을 내세우면서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는데, 고객만족경영의 핵심은 <단골고객의 확보>이다. 즉 기업은 고객을 만족시킴으로써 <충성스러운 고객>을 많이 확보할 수 있고, 이 고객들이 바로 기업의 큰 자산이 된다는 것이다. 물론 세상은 넓고 가망고객(지금은 아니지만 언젠가 고객이 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많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뛰어난 영업 사원들이 말하듯이 기존의 고객을 유지하는 것보다 새로운 고객을 창출하는 것에는 더 많은 시간과 노력 그리고 돈이 들어가게 된다. 그러므로 기존고객의 가치를 알고 그들을 확실한 단골로 만들기 위하여 노력하는 기업에 비하여, 기존고객은 새로운 계약을 맺기 전까지는 방치해 놓은 채 새로운 고객만을 찾아 다니는 기업의 직원들은 항상 바쁘고 힘이 들것이다.
고객접점에서 근무하는 직원들 대부분이 '고객이 나에게 불만을 표현할 때가 가장 힘들다'라고 하며, 때로는 고객이지만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거래를 끊어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고 말한다(물론 실지로 그렇게 하는 사람도 있지만… ). 그렇다면 우리가 그렇게 무례한 고객마저도 잃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이러한 고객을 잃을 경우 그들은 마치 테러리스트처럼 전혀 예상하지 못하는 곳에서 나쁜 소문을 퍼트리고 다닐 것이 분명하며, 사람들은 기업이 엄청난 돈을 들여서 하는 광고나 그 기업과 관련된 사람이 하는 말보다는 제 3자의 말을 훨씬 신뢰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결과적으로 기업은 이미지와 영업에 막대한 지장을 받게 된다. 그리고 우리가 불만을 말하는 고객을 주목해야 하는 두 번째 이유는 그들의 불만을 통하여 우리가 미처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잘못된 점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들은 우리를 성가시게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우리에게 귀중한 정보를 주는 고마운 고객님들이라는 것이다. 또한 조사에 의하면 처음부터 아무런 불만이 없었던 고객보다 불만이 있었지만 잘 해결된 고객의 재구매율이 더 높게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우리가 불만을 말하는 고객의 말을 진지하게 경청하고 잘 못된 부분이 있었다면 즉각 사과하고 어떠한 조치가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주며, 혹시 고객이 오해한 부분이 있다면 그 오해를 풀어주기 위해서 고객 입장에 서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그 고객은 우리의 태도에 만족하면서 <충성스러운 고객>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사람들은 제 3자의 말을 훨씬 신뢰하므로 이러한 고객이 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는 상당한 위력을 가지고 잠재고객들의 마음을 움직여서, 이 잠재고객들을 신규고객으로 끌어들이는 <고객연쇄고리>가 형성된다. 요즘은 기업들이 고객에게 판매나 서비스를 한 후 전화를 걸어서 혹시 있을 수도 있는 고객의 불만을 문의하는 시스템이 보편화 되어있는데, 이는 고객의 불만을 적극적으로 들어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는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고객 한 명의 가치를 알고 존중하겠다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고객의 목소리를 가장 현실감 있게 듣게 되는 사람은 역시 고객접점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며, 일차적으로 고객의 요구에 적극적인 반응을 보여야 할 의무도 고객접점 직원들의 몫이다.
고객만족은 고객이 원하는 것을 해주거나 고객의 불만을 해소해주는 것이다. 아직도 까다롭거나 항의하는 고객을 심정적으로 피하고 있다면 당신은 자신의 임무를 방치하고 있는 것이다.
출처 : CS비젼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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