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일까, 싹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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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가면 분명히 차가 많이 막힐 것이라는 계산으로 점심까지 먹고 늦으막이 성묘길에 나섰습니다.
그런데 차는 여전히 막혔고 광주 망월동 시립묘역은 성묘객들과 꽃과 무덤이 어울어져 한가위잔치가 벌어지고...
게으른 자식을 대신해서 고추잠자리 한 마리가 아버님 주변을 맴돌며 색동재롱을 떨고 있었습니다.
그 곁 배롱나무가지에는 꽃인지, 싹인지 모를 이쁜 것들이 피어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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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만 계시다 선산으로 모시자 했던 자식들의 약속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어
어머님도 자식들도 좌불안석입니다.
그런데 용하다는 지관이 가셔야 할 선산 보다 이 곳이 더 자리가 좋다해 다소 안도합니다.
부모님은 살아생전 자식의 진자리 마른자리를 돌아보시고,
자식들은 부모님 돌아가신 뒤에야 묏자리를 돌아봅니다.
서로의 신앙을 떠나 어머님께서 자식들의 마음씀씀이를 대견해 하시는 모습만으로
형제가 힘을 기울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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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기도
-한가위에
이해인
너도 나도
집을 향한 그리움으로
둥근 달이 되는 한가위
우리가 서로를 바라보는 눈길이
달빛처럼 순하고 부드럽기를
우리의 삶이
욕심의 어둠을 걷어내
좀 더 환해지기를
모난 미움과 편견을 버리고
좀 더 둥글어지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하려니
하늘보다 내 마음에
고운 달이 먼저 뜹니다
한가위 달을 마음에 걸어두고
당신도 내내 행복하세요, 둥글게!
첫댓글 둥글게 둥글게~~~^^
내내 행복하세요.
성묘길도 지난일이 되었는데..
마음 씀씀이가 추석달처럼 이쁘네요.
둥근달 보며 행복한 한가위 보내셨네요~
가족들 함께 성묘하시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