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1961)
감독 : 신상옥
원작 : 주요섭
출연 : 최은희, 전영선, 김진규
[개요] : 신상옥 감독이 주요섭의 원작을 바탕으로 만든 1961년 작품으로 김진규, 최은희 등이 열연했다. 1960년대 문예영화의 대표작으로 작품 속 인물들의 내면 심리를 세밀히 묘사해내어 많은 주목을 받았다. 할머니, 어머니, 식모와 함께 사는 옥희네 집에 외삼촌의 친구인 한 선생님이 하숙생으로 들어온다. 옥희는 한 선생을 아빠처럼 따르게 되고, 옥희엄마와 한 선생은 서로에게 조금씩 연정을 품게 된다. 한 선생은 옥희를 통해 옥희 엄마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편지를 보내지만, 시어머니와 옥희를 걱정하는 옥희 엄마는 한 선생의 사랑을 거절하게 되고, 한 선생은 서울로 떠난다. 이 영화는 제1회 대종상영화제에서 감독상, 시나리오상 등을 수상했으며 제9회 아시아영화제에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줄거리
할머니(한은진 분), 어머니(최은희 분)와 함께 사는 옥희(전영선 분)네 집에 죽은 아버지의 친구였다는 화가 아저씨(김진규 분)가 사랑방에 하숙을 하게 된다. 아저씨와 옥희는 금방 친해져서 뒷동산에 놀러간다. 돌아오는 길에 유치원의 친구가 “아버지하고 어디갔다 오는구나”하고 말한다. 그 말을 듣고 옥희는 아저씨에게 아버지가 되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니까 아저씨는 얼굴을 붉힌다. 옥희는 어머니를 기쁘게 하려고 유치원에서 꽃을 어머니에게 가져다 주면서 얼떨결에 사랑방 아저씨가 주라고 했다며 거짓말을 하게된다. 그러는 사이에 두 어른은 서로 그리워하는 사이가 된다. 그러나 이 사이에 시어머니의 무서운 눈초리가 끼어들어 두 사람의 사이를 갈라놓고야 만다.어느날 사랑방 아저씨는 예쁜 인형을 옥희에게 꺼내주고서 멀리 떠나 버린다. 어머니는 옥희의 손을 잡고 뒷동산으로 올라가 아저씨가 타고 있을 열차가 멀리 사라지는 것을 우두커니 바라본다. 그리고 옥희가 거짓말로 아저씨가 주었다는 꽃도 함께 던져 버린다. 어린 옥희는 어머니의 슬픈 듯한 모습을 지긋이 바라다 본다.
영화를 보지 않더라도 특정 캐릭터에 대한 친숙함으로 익숙하게 다가오는 영화들이 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작품이 옥희가 등장하는 영화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이다. “옥희가 누구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컬투의 멤버 김태균의 성대모사를 떠올려보자. 전영선이 연기한 옥희는 한국영화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되는 아역 캐릭터이기도 하다. 옥희의 내레이션을 따라 흘러가는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는 ‘상록수’ ‘벙어리 삼룡’ ‘열녀문’등 소설을 영화화한 신상옥 감독의 대표작중 한편으로 손꼽힌다. 사랑의 매개체 ‘달걀’로 극중 인물들의 미묘한 감정들이 표현되는데 사랑방 손님 김진규와 어머니 최은희 그리고 달걀장수 김희갑과 식모 도금봉의 상반되는 연기는 이 영화의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특히 단 한번도 주고받지 않는 김진규와 최은희의 대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두 배우에게 정적인 연기를 통해 심리와 갈등을 표현하게 만들었고 훌륭한 연기 덕분에 관객들은 침묵 속에 흐르는 사랑의 애절함을 강렬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김희갑과 도금봉은 지나치게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흘러가는 영화를 우회시키는 역할을 하며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기도 한다. 영화 속 인물들을 통해 당시 사람들의 다양한 인식을 엿볼 수 있으며 영화는 전통과 현대화의 갈림길에서 느끼는 회의감을 강하게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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