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도 정이천과 기생

[訓長]

송대(宋代)의 정명도(程明道)와 정이천(程伊川)  두 형제가 어느 대신의 생일 초대를 받아 갔을 때의 재미있는 이야기에 이런 것이 있다.

술상이 물러가고 기생들의 노래와 춤이 시작 되었다.

돌아갈 사람은 돌아가도 실례가 되지 않는 상황이였다.

근엄한 정이천은 기생들의 노래와 춤이 듣기 싫고 보기 싫어 마치 가시방석에 앉은 기분이었다.

그러나 형님인 명도가 일어나지 않으니 홀로 먼저 일어날 수도 없는 일이였다.

그래서 형님 눈치만 보고 있는데 명도 선생은 즐거운 표정으로

가만히 바라보고만 있지 않겠는가.

  이튼날 이천은 명도에게,

  "형님, 어제 기생들이 노래 부르고 춤출 때 왜 그만 일어나시지 않고 끝까지 계셨습니까?"

 하고 책망하듯 물었다. 그러자 명도는,

  "나는 어제 기생의 노래와 춤이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았는데, 너는 오늘까지도 그것을 생각하고있단 말이냐"

 하고 의아한 눈으로 아우를 보았다는 것이다.

  명도는 마음이 다른 데 있었기 때문에 기생의 노래와 춤이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았던 것이다.

 이것은 마음이 없으면 보아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는 특이한 예라 하겠다.

 ※ 心不在焉 (심부재언) 이란 말은 현대 중국어에서 「마음이 콩밭에 있다」는 말로 쓰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