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동물병원 24시
전북대학교 수의과대학 야생동물의학실 지음
책공장더불어 | 2013.2.20 | 165쪽 | 1만1000원 | 과학 | 청소년 | 13세
야생동물병원에 새끼너구리들이 바글바글하다. 농기계인 콤바인을 포식자로 오인하고 공격하다 어미가 목숨을 잃었던 것이다. 눈도 못 뜨는 새끼너구리들을 돌보려면 하루 24시간이 모자란다. 봄에는 20~30마리씩 구조되다 보니 ‘우유 먹이기 끝!’이라는 말과 함께 처음 녀석부터 다시 우유 줄 시간이 될 정도다. 그나마 이런 경우는 다시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어 다행이다. 로드킬을 당하거나, 덫이나 올무에 걸리거나, 납 봉돌을 삼키고 죽어가는 야생동물들, 즉 인간에 의해 다친 동물들은 야생으로 돌아가지 못할 만큼 심각한 부상을 입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친 동물들을 치료하고 돌보던 수의과대학 학생들이 현장에서 겪은 생생한 경험과 깨달음을 진실하게 전한다. 13가지 사례를 통해 동물들과 함께하며 배운 생명에 대한 경외심, 자연보존에 대한 고민 등이 잘 녹아 있다.(윤조온)
◎다린과 쇼린
장텐이 글 | 김유대 그림
여유당 | 2013.6.10 | 224쪽 | 1만1000원 | 외국동화 | 초고
1932년에 쓰여진 중국동화다.
쌍둥이형제인 다린과 쇼린이 집을 떠나 스스로 벌어먹고 살라는 부모의 유언에 따라 세상에 나가 겪는 인생여정을 그렸다.
다린과 쇼린은 부모의 말대로 집을 나왔지만 어디로 갈지 몰라 방황하다 괴물을 만나게 되고 서로 반대방향으로 도망쳐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한다. 결국 둘은 헤어지고, 사람은 일을 해야 한다는 쇼린과 부자가 되어 편하게 살고 싶다는 다린의 생각만큼이나 다른 인생이 둘 앞에 펼쳐진다.
쇼린은 다이아몬드회사 사장 ‘쓰쓰거’에게 학대를 받는 우여곡절을 겪지만 스스로 삶을 개척해 나가고, 다린은 ‘보보’의 꾀로 엄청난 부자인 ‘빠하’의 아들 ‘찌찌’가 되어 모든 걸 하인이 해주는 편안한 삶을 누린다. 그러나 편안함이 생각마저 마비시키는지 다린은 쇼린도 기억하지 못하더니 끝까지 재산을 탐하다 죽음을 맞는다.
인물들의 삶을 풍자적으로 그려 메시지가 선명하면서도 괴상하고 허풍스런 인물들이 벌이는 기이한 에피소드들이 이야기의 맛을 풍부하게 느끼게 한다.(곽현주)
○내 이름은 파리지옥
이지유 글 | 김이랑 그림
해그림 | 2013.5.30 | 80쪽 | 1만1000원 | 과학 | 초중
아이들이 좋아하는 파리지옥을 주인공으로 식물의 한살이를 풀어내는 책이다.
여기는 태양시 지구 밀림동 늪지대. 치료불가능 공주병환자 파리지옥 앞에 커다란 콩깍지가 떨어졌다. 콩깍지 안에 가득 들어 있는 작은 씨앗은 치즈풀. 자신의 미모에만 관심이 있는 것 같지만 마음 따뜻한 파리지옥과 궁금한 것투성이 치즈풀, 100년을 산 나무 천둥소리와의 대화를 통해 식충식물의 생태, 식물의 광합성, 줄기와 뿌리의 기능, 동식물의 순환까지 쉽게 알려준다. 중간 중간 만화형식을 빌어 다소 긴 글이지만 재미있게 읽을 수 있으며, 파리지옥의 특징을 잘 살린 그림도 흥미를 끈다. 개성 강한 파리지옥과 수다쟁이 치즈풀의 대화는 읽는 이를 끝까지 책에 집중하게 하는 힘이 있다. 자신의 뿌리에서 자라고 있는 동생을 위해 마지막인 줄 알면서도 곤충을 잡는 파리지옥의 모습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죽지만 끝이 아님을, 그로 인해 새로운 삶이 이어짐을 느낄 수 있다.(이숙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