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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두보다 기억력과 집중력 향상이 우선 | ||||||||||||
수행의 현장 / 금강선원 명상프로그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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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잔상훈련’, 일명 ‘잔상찍기’ 시간이다. 잔상훈련은 명상표에 집중한 후 자신의 집중력이 얼마나 향상되었는가를 학생들로 하여금 직접 확인하도록 함으로써 명상의 유익함과 즐거움을 맛보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일지 쓰기가 끝나면 조모임 시간에 그날 체험하고 느낀 것을 솔직하게 이야기함으로써 다른 사람들과 느낌을 함께 공유한다. 필요할 경우는 개인면담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그리고 생활명상이라고 해서 1주일간 일상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과제가 주어진다. 예를 들면 선생님 얼굴 집중하기, 시선 가는 데 마음 두기, 버스 안에서 간판 잔상찍기, 걸음에 집중하기, 화내지 않기, 수업시간 후 1~2분 정리하기 등이다. 지난 1월 6일부터 4월 13일까지 매주 일요일 저녁 7시에서 9시까지 총 15회 이루어진 ‘청소년을 위한 15분 집중공부법 명상프로그램’에는 총 130명의 학생들이 신청을 했다. 방학 중 비교적 한가한 일요일 저녁 자투리 시간을 이용하고 개학 후에도 중간고사가 겹치지 않게 프로그램을 개설한 덕분인지 참가자 중 100여 명의 학생이 끝까지 참가해 좋은 결과를 얻고 있다. 멀리 대전에서 매주 참가한 학생도 있다. 혜거 스님은 1988년부터 참선지도를 해오면서 청소년들에게 효과적인 참선법이 무엇인가를 고민하던 중 무거운 화두 대신 집중력 향상이라는 구체적인 계기를 마련해주고자 청소년들에게도 명상을 지도해왔다. 명상을 하면 집중력과 기억력, 참을성과 자기 통제력이 높아지는데 이러한 정신력의 변화가 공부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는 판단에서였다. 청소년을 위한 명상프로그램의 주된 내용은 명상표 응시하기, 잔상훈련, 그리고 좌선을 통해 집중력과 기억력, 그리고 인내력을 키움으로써 결국에는 자기 자신을 잘 다스릴 수 있는 사람을 만드는 것이다. 자신을 다스리는 힘과 주변에 대한 긍정적인 힘을 길러주고, 주인공으로서 이 세상을 살아가는 힘을 길러주는 데 그 뜻이 있다. 25~30분 정도 명상할 수 있는 수준이 되면 잔상훈련을 함께 한다. 잔상훈련이란 짧은 시간 동안 글자나 그림에 집중해서 응시한 다음, 흰 여백에 그 잔상을 남기는 것이다. 이 훈련은 집중력과 기억력을 직접적으로 높여줄 뿐만 아니라 학생들로 하여금 자신의 변화를 두 눈으로 확인하도록 함으로써 명상의 유익함과 즐거움을 맛보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이렇게 명상과 잔상훈련이 계속되자 암기가 잘 된다거나 눈을 감으면 교과서 내용이 떠오른다는 학생이 생겼다. 물론 성적이 향상되었다는 학생들도 늘고 있다.
【 명상훈련의 궁극적 목적 】 “성적이 오르는 것은 물론 명상 훈련의 부수적 효과입니다. 명상훈련의 궁극적인 목적은 자신을 다스리는 힘을 기르고 주변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갖는 데 있어요. 이렇게 삶의 자세와 사고방식이 변함으로써 자연히 공부도 잘 하게 되는 것이지요.” 명상은 하루 종일 공부에 시달리는 학생들이 10~20분 동안이라도 자신의 생활 모습과 생각, 가치관을 돌이켜볼 기회를 갖게 됨으로써 정신적 안정감과 미래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갖게 되는 계기를 갖게 된다. 1주일에 한 번이라도 꾸준히 하게 되면 성적이 향상되는 가시적 효과뿐만 아니라 성인이 되어서도 삶의 큰 버팀목이 되고 있다고. “아이들은 어른들보다 훨씬 빠릅니다. 선입견이 없기 때문이지요. 하라는 대로 하면 바로 되는 것인데, 많이 알수록 선입견에 걸려 진전이 없습니다. 잔상이 잘 찍히는 학생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학생들도 있습니다. 잔상이 잘 찍힌다는 것은 그만큼 집중력이 좋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비록 잔상이 찍히지 않더라도 앉아서 견디는 것이 공력이 되어 상상 못할 효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끊임없는 반복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잔상찍기는 처음에는 큰 것에서 시작하여 차츰 작은 것으로 이어지고, 나중에는 책 한 쪽을 한눈에 찍어 영상으로 떠올려 눈을 감고도 책을 읽는 경지에 가기도 한다. 집중력 향상을 위한 또 하나의 방법은 받아쓰기다. 받아쓰기에 집중하게 되면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되고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는 효과가 있어 좋다. 이번 명상프로그램에 빠지지 않고 참가한 중앙대부속고등학교 1학년 강기원 학생은 자신도 모르게 집중력이 향상된 것을 느낀다고 말한다. 여동생(풍납중 2학년 최혜영)과 함께 매주 이 프로그램에 참석한 풍성중학교 3학년 최호식은 아직도 잔상찍기가 잘 안 되지만, 지구력이 생겼으며 책상에 오래 앉아있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예전에는 5분도 제대로 못 앉아있었는데 이제는 30분 정도는 앉아서 공부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여동생 혜영이는 잔상찍기가 너무나 잘 된다며 재미있어 한다. “요즈음 아이들은 10분 이상을 가만히 앉아있지를 못해요. 명상을 하더라도 바로바로 변화를 느끼지 않으면 더 나아가지 못해요. 명상표를 주고 처음 15분에서 차츰차츰 시간을 늘려 명상표를 응시할 수 있도록 했어요. 시선이 안정되어야 마음도 안정되고 집중력도 높아질 수 있는 것이지요. 시선은 명상표에 두고 생각은 한 가지에 몰두할 수 있도록 주제를 주고 생각하게 합니다. 예를 들자면 공부가 안 되는 이유, 잡생각 하는 숫자 세기, 다른 생각하는 것 알아차리기, 장래 희망, 내 마음이 어디에서 오는가 등등. 이렇게 하다보면 자연 잡다한 생각이 한가지로 모아지면서 마음이 안정되고 집중력이 생기게 됩니다.” 때로는 몸이 없어진 것 같은 경험을 한 학생도 있고, 100여 명의 학생들과 함께 있는데도 아무도 없이 혼자 있는 것 같은 체험을 한 학생도 있다. 명상표를 통한 좌선과 잔상찍기를 통해 학생들은 나름대로 명상에 재미를 느끼며, 변화된 자신의 모습이 놀랍다고 한다.
금강선원에서는 15주간의 프로그램이 끝난 후에도 명상을 계속해갈 수 있도록 매주 일요일 오전 9~10시 청소년을 위한 참선반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명상프로그램에 참가한 대다수의 학생들은 매주 참선반에 나오고 싶다고 말한다. 다음 명상프로그램은 여름방학 중인 8월 10일부터 시작해 학기말 고사가 시작되기 전까지 15주간 마련할 예정이다. 이번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동안 조별 도우미교사들은 주로 금강선원 청년회원들이 맡았다. 그런데 다음번 프로그램에는 현직 교사들이 함께함으로써 학교 현장에서도 이 프로그램이 적용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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