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째날, 8월 15일
아침 8시, 부경이와 배움터 앞에서 만나 자전거를 꺼냈다.
아버님이 챙겨주신 여행경비 봉투를 받고
녹지 마라고 아이스크림 포장봉투에 넣어주신 얼음물을 자전거 앞주머니에 담았다.
출발하기 앞서 어제 부경이와 이야기한대로
인사드릴 분들께 찾아갔다.
처음 찾아간,
원통장로교회 장로님이신 서울약국 나영희 약사님께서
부경이에게 정성스러운 중보기도를 해주셨다.
손을 꼭 맞잡고 해주시는 한 마디 한 마디가 정성스러웠다.
마침 상비약으로 필요했던 밴드, 소독솜을 사가려했더니
그 정도는 돈 안 받아도 된다며 그냥 챙겨주시고,
오히려 가는 길에 음료수라도 사먹으라며 부경이 용돈을 쥐어주셨다.
교회다니는 동네 아이로서 기도해주시고 용돈쥐어주시는 이웃, 나영희 장로님.
부경이와 고맙다 인사드리고 나왔다.
두번째로 찾아간 원통장로교회 이영상 목사님께서
안전하게 다녀오라고 사모님, 저와 손잡고 중보기도를 해주셨다.
기도해주셔서 고맙다고 인사드리고 나서는데,
여행경비에 보태라며 봉투까지 건네신다.
거듭 사양하려고 했는데 여러 차례 권하시기에 고맙다 인사드리고 받았다.
"부경이가 교회 수련회가서 성경구절 외우는 걸 잘 하더라고요."
중보기도 받은 사모님께서 칭찬하셨다.
부경이 안전과 즐거운 여행을 위해 기도해주십사 부탁드린건데
생각지 못한 도움과 칭찬도 받았다.
교회 신도로서, 아끼는 아동청소년부 학생으로 여기고 대해주시니 감사하다.
마지막으로 찾아간 양동업 사장님께서 부경이 자전거에 타이어 바람을 넣어주셨다.
양동업 사장님을 만나러 가기 전에
뜻하지 않은 여비를 거듭 받으니
부경이도, 나도 고마운 한편 부담스러운 마음이 드니
혹 사장님도 여비를 보태주시면 한 두 번은 꼭 사양하자고 부경이와 이야기했다.
타이어 바람만 넣고 고맙습니다 인사드리고 나서려 했더니
사장님께서 "음료수 사먹어" 하고 봉투를 건네신다.
부경이와 "괜찮아요" 극구 사양했으나 결국 마지못해 받았다.
"부경아, 우리 너무 큰 돈이 생겼다. 여행경비 생각해보면 남을텐데 다녀와서 어떻게 보답드릴까?"
"다녀와서 헌금할까요?"
"그것도 좋겠다. 남으면 어떻게 할지 다녀와서 우리 이야기하자."
생각지 못하게 늘어난 여행경비를 두고 부경이와 이야기하며 출발했다.
한계삼거리를 지나 용대리 옛길에 접어들 무렵, 잠시 멈춰 부경이와 음료수를 마셨다.
얼음물을 넣어둔 아이스크림팩 주머니가 지퍼백 방식인데
그 전까지 열어달라고 부탁했던 부경이가
봉투를 잡기만 하고 닫는 것은 부경이가 하도록 했더니 "내가했다!" 한다.
때에 따라 내가 더 적극적으로 도울 때도 있지만
가급적 사소한 일이라도 '필요한 만큼만' 도와주고 싶다.
옛길에서 속초가는 자전거여행 중인 대학생들을 만났다.
타이어에 바람이 빠져서 한창 고생하는 모양이었다.
마침 내가 펌프가 있어 부경이가 그걸로 형들 자전거에 바람을 넣어주었다.
한 대에 바람을 다 넣고 나머지 한 대는 형들이 바람넣고 있자
부경이가 가방에서 주섬주섬 초콜렛을 꺼내더니 나눠준다.
"아, 고마워..." 형들이 부경이에게 고마워했다.
어려운 상황에 있는 사람을 도울 줄 아는 부경이가 대견하고 고맙다.
용대리에 접어들어 만해마을로 접어드는 마을길로 들어갔다.
4차선 길을 피하니 오가는 차가 적어진 대신 울퉁불퉁한 임도인데
자갈길을 처음 달리는 부경이는 큰 도로가 더 좋댄다.
차가 많이 다니는 4차선 길을 다니더라도
흰색 안전선을 딱 지키면서 달리는 부경이니까 그럴만도 하다.
중간에 응원차 나오겠다던 강혜경 화가 선생님과 통키 김경아 선생님이 앞서 마중나오셨다.
여행은 이제 시작이지만 개선장군이 된 기분이었다.
잠시 화가 선생님 앞마당에 앉아, 건네주신 시원한 원두커피와 각얼음 넣은 얼음물을 마셨다.
강혜경, 김경아 선생님이 미리 구워두신 스콘을 쪽지편지와 함께 싸주셨다.
두 선생님이 부경이 격려하고 응원하는 메모가 고맙고 뭉클했다.
다시 길을 나서 진부령 접어드는 길, 부경이가 조금씩 허기지나 보다.
그래도 고마운 건, 오늘 점심을 알뜰하게 먹기로 한 것을 지키려고
다소 배고프더라도 참고 큰소리 뻥뻥 지르면서 진부령 정상까지 잘 올라갔다.
진부령 편의점 사장님이 라면값만 받고 뜨거운 물도 주시고 식당 자리도 내주셨다. 고맙다.
점심먹으며 어머니, 장로님, 목사님께 부경이가 대학생 형들 도운 일을 문자로 말씀드렸다.
부경이는 정상에 올랐다는 성취감 때문인지 자랑하고 싶은 사람들이 많나보다.
대학생 인턴으로 활동한 김나정, 설정민 선생님께 부경이가 자기 사진을 보여주란다.
"혼자만 보라 그래요."
진부령 정상에서 이제 내려가는 일만 남았다.
땀이 나서 그런지 머리가 간지럽다고 하길래,
부경이가 가져왔던 손수건을 두건처럼 묶어 머리에 쓰니 멋있다.
간성을 향해 내려가는 길, "선생님 우리 노래 부르자요." 한다.
"음~ 딱지따먹기 할 때 부를까?" 하니
배움터에서 종종 틀어놓는 '딱지따먹기' 앨범 노래를 같이 불렀다.
시원한 바람 가르면서 노래부르니 재밌고 신이 난다.
구불구불 내려가는 그 먼 길이 가깝게 느껴진다.
'딱지따먹기 할 때, 딴 아이가 내 것을 치려고 할 때 가슴이 조마조마한다~
딱지가 훌쩍 넘어갈 때 나는 내가 넘어가는 것 같다'
'우리집 강아지는 누구라도 따라간다
옆집 큰 개가 어민줄 알고 졸졸 따라다닌다
아는 사람 모르는 사람 모두 따라다닌다
저러다 길이라도 ... 그게 걱정이다~'
'장난을 쳐도 문제아 화를 내도 문제아~'
지난 겨울, 걸어서 간성갈 땐 아주 멀게 느껴지던 길이
자전거를 타서 그런지 훨씬 가깝게 느껴진다.
예상했던 시간에 가깝게 첫 날 숙소, 흥해라지역아동센터에 도착했다.
흥해라지역아동센터 이경미 센터장님께서 따뜻하게 맞아주시고, 부경이 칭찬을 많이 해주셨다.
"너는 참 귀한 경험하는 거야. 대단해! 정말."
...
둘이서 여행을 하니 부경이가 새롭게 보이는 점이 많다.
덥거나 힘들거나 배고프거나 배가 아프다거나 하는 생리현상이
나라면 초조하고 버겁게 느껴질 법도 한데 부경이는 좀 의연하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평소에도 그렇다.
사소한 일에 미련을 덜 두는 편이다. 적당히 포기하고 선택과 집중을 할 줄 안다.
선택과 집중을 잘 하는 부경이.
어쩌면 남들이 문제라고 여길 상황도 부경이를 만나면 대수롭지 않은 것이 되는 셈이다.
얼핏 보면 개구장이 같아도 누구보다 의젓한 면이 많다.
잘 도착했다고 부모님, 장로님께 연락드리고
동네 동생 재니다빈이에게도 오빠 잘 도착했다고 먼저 챙겨 전화한다.
흥해라지역아동센터에 있던 민석이(고1), 창원이(중1, 부경이와 친구)와 인사하고
부경이와 삼겹살을 비롯한 먹을거리를 사러갔다.
"민석이형 먹을 거니까 (고기) 좀 더 사죠" 하더니
"민석이 형아가 좋아하겠죠?" 하며 사이다 한 병을 산다.
잠시 잠깐 만난 형인데, 인정 많은 건 역시 부경이 답다.
밥솥 빌려주신 이경미 센터장님 덕분에 민석, 창원이와 함께 둘러앉아 저녁을 맛있게 먹었다.
저녁을 먹는 와중에 이경미 센터장님께서 오늘 저녁,
간성성당에서 하는 사계절 음악회가 있다며 가보겠느냐 제안하셨다.
메조 소프라노 성악가와 쉽게 보기 힘든 금관악기의 앙상블이 있다며
저녁에 함께 가서 듣자 하신다.
부경이도 함께 가서 듣고픈 눈치다.
센터장님 계신 교회로 거지순례온 대학생들과 함께 간 사계절 음악회,
행사의 취지와 의미가 좋았다.
'음악을 통해 세상을 변화시킨다는 꿈같은 계획에 동참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바로 주민(the people)입니다.
링컨대통령의 그 유명한 연설을 음악에 적용해봅시다.
주민의 음악(music of the people),
주민에 의한 음악(music by the people),
주민을 위한 음악(music for the people)을 되찾읍시다.
더이상 거대한 공룡(현대 자본주의)에게 겁먹고 숨죽이면서
'죽은 음악'에 자위하면서 패배주의에 빠져 비참하게 살지 맙시다.'
만원의 감동 주민운동본부 최원석 간성성당 신부님,
people을 '자기 인생의 주인'으로 해석하셨다.
앉아서 듣기만 하는 청중, 관객에 머무르지 않고
다음 계절 음악회를 아마추어라도 좋으니 기획, 준비, 진행해보자고 제안하셨다.
그런 까닭에 오늘 공연도 첫 시작을 아마추어 합창단으로 시작하셨나보다.
각 순서마다 금관악기연주자가 한 사람씩 나와 각 악기의 특징, 유래를 설명하고
고유의 음색을 느낄 수 있도록 한 두 소절을 들려주었다.
마지막 노래(오 솔레미오)는 사회자인 바리톤 성악가가
1, 2절을 관객들에게 한 소절씩 다 가르쳐주고 다함께 불러보며 마쳤다.
연주 시작, 끝마다 박수치면서 호응하는 부경이가 대견했다.
관람객으로서 매너, 사회적 품격.... 부경이를 바라보며 그런 단어가 떠올랐다.
숙소로 돌아와 부경이와 화장실에서 씻었다.
서로 등에다 비누칠해주고 물끼얹으니 정답다.
순간 사촌동생이 생긴 듯 했다.
부경이 등에 비누칠해줄 때 간지러워하기에 겨드랑이에 손을 살짝 넣었더니 웃음이 터졌다.
씻고 나오니 충분히 노곤할텐데 오목 한 판 두고 자잔다.
오목은 조금 하다 별 흥미를 못 느끼기에 369게임을 하자고 하니 한 판 하다말고
"아, 도저히 졸려서 안되겠어요." 하고 잠이 든다.
코까지 골면서 깊이 잠드는 걸 보니 피곤하긴 했나보다.
# 둘째날, 8월 16일
일어나 아침 준비를 했다.
부경이는 햄을 굽고, 나는 부경이 아버님이 챙겨주신 황태를 넣어 만두국을 끓였다.
아침에 어머니께서 전화가 와서 부경이를 바꿔드렸다.
부경이 안부를 묻는 전화에 괜찮다고, 잘 잤다고 하는 부경이 옆모습이 대견하다.
나영희 장로님께는 부경이가 직접 전화드렸다.
장로님 따스한 목소리가 수화기 넘어 전해온다.
부경이에게 어제 싸와서 안 먹고 남은 복숭아를 어떻게 할까 물으니
"(이경미)센터장님 드려요." 한다.
고마운 분께 표현할 줄 아는 부경이랑 함께라서 고맙다.
잠시 이경미 센터장님과 이야기하는 사이,
센터장님 둘째딸 채예원 누나와 부경이는 알까기를 하며 대화를 한다.
예원이 친구가 원통 산다는데 부경이 큰 누나랑 동갑이란다.
부경이가 큰누나 이름을 알려주었다.
출발 전 예원이, 이경미 센터장님과 기념사진을 찍고 출발했다.
초반은 내가 앞장서 출발했다.
내 페이스대로 달려봤는데 곧잘 따라온다.
30분 가량 열심히 따라오더니 "물 먹고 가자요." 한다.
얼굴은 발그레해져도 더운 줄 모르고 가는 부경이가 대단하다.
그러고보니 힘들다는 이야기를 어제 오늘 한 번도 한 적이 없지 않은가.
화진포 호수, 이기붕 별장, 이승만 별장, 김일성 별장...
말로만 듣던 곳들인데 부경이랑 여행 온 덕에 함께 누린다.
화진포 호수를 빙 둘러 돌아가는 길은 갈대가 여백있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다시 한 번 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만큼 호젓하고 멋있다.
기념관이나 박물관을 들러 관람할 때
부경이한테 '이거 봐라' '저거 봐라' 하기 전에 나 먼저 관심있는 것을 보니
처음엔 관심없는 듯 하던 부경이가 나름 관심가는 부분을 자세히 보며
이것저것 궁금한 것 묻거나 자기가 새로 알게 된 점을 알려준다.
김일성 별장 들어가기 전,
티켓 판매소 직원 분은 부경이더러 어디서 왔냐 물으시기에원통에서 왔다하니
기특하다며 부경이 표값은 받지 않으셨다.
나 혼자 왔더라면 이런저런 배려를 덜 누렸겠지,
아이가 자전거여행 한다는 사실 자체가 어른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셈이다.
금강산 자연사박물관에 들러 이런저런 광물 조각들을 보다가
학교 수업시간에 배운 적 있는 광물이 나오자 부경이가 그걸 배경으로 사진 찍어달란다.
아는 광물이 나오니 얼마나 반가웠을까.
자연사박물관을 나서자 점심시간이 훌쩍 지났다.
"부경이랑 맛있는 것도 한 끼 먹어야죠" 하고 부경이 아버님이 주신 여비도 생각나고
"오늘 점심은 맛있는 것 먹어요" 하던 부경이와의 약속도 문득 떠올랐다.
가는 도중에 만난, 화진포 삼대 막국수 집에 갔다.
"밥 한공기 시켜도 되요? 저는 밥에다가 이 국물 떠먹는데" 한다.
막국수 국물에 공기밥 비벼먹는 부경이. 이렇게 먹는 사람은 또 처음이다.
그런데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니 나마저 궁금해지긴 한다.
뭐든 맛있게, 즐겁게 하는 사람의 모습은 끌리나보다.
다음으로 찾아간 화진포해양박물관에서
(모든 박물관과 기념관들은 여행 전 부경이와 가보기로 했던 곳이다)
입체영화 속 입체적으로 돌진해오는 돌고래를 보고 부경이가 깜짝 놀라
"어~어!"하며 입체안경을 후딱 벗는다.
"하하하" 부경이 행동에 웃음이 절로 나올 수 밖에.
박물관 안에 해저터널이 있는데,
수면 위로 한 쪽 어깨를 부딪히며 수족관을 맴도는 가오리도 있고
각종 물고기가 바다 마냥 여러 종이 함께 어우러져 있다.
부경이가 머리 위의 수족관에 가만히 멈춰있는 상어를 못 보고 지나치기에
"부경아 이것 봤어?" 물으니 가까이 오다가 발견하곤 "뭐에요!! 저 이런 거 무서워해요!" 한다.
또 한 번 "아하하" 웃음이 나온다.
마침 먹이 주는 시간이라 각 물고기마다 따로 칸에서 자세히 볼 수 있었다.
여행 전 계획한대로,
대진우체국에서 부경이가 고마움을 가장 표현하고 싶었던 나영희 장로님께 엽서를 썼다.
부경이가 글로 표현하는 걸 어려워하는 만큼
문맥의 의미를 물어가봐면서 쓰도록 도왔다.
보내고 나니 언제 도착하는지, 얼마나 걸리는지 궁금해한다.
인정많은 부경이...
자전거로 가장 멀리 갈 수 있다는 통일전망대 출입신고소에 도착하자
소나기가 시원하게 내린다.
비맞으면 짐젖을까 잠시 울상이던 부경이와
얼른 대진시외버스터미널로 되돌아갔다.
대진시외버스터미널 매표소에 계신 할머니께서
부경이를 보시고 시원한 물 마시라고 권해주신다.
부경이는 다니는 존재만으로 예쁨을 받는다.
특별히 가진 것 없고 다소 부족할지라도(부경이 자전거는 여성용 작은 자전거이기까지 하다)
그래서 더 사랑받는다고나 할까.
버스 타기 전, 터미널에서 화장실을 갔더니 실내등을 켜준다.
"선생님, 어두워서 제가 켰어요." 한다. 고마워라...
원통 돌아가는 버스 안,
부경이가 고성군 안내책자 지도를 살피며 하나씩 짚어보더니
"간성 위가 거진, 거진 위가 대진... 맞죠?" 하며 물어본다.
"응, 맞어. 이제 고성군 지도 잘 알겠네 부경아." 했다.
길에서 만난 이정표로,
복사해서 챙겼던 종이 지도로,
거기에 직접 페달을 밟아 다닌 곳이니 고성군 지리가 머릿 속에 그려지나보다.
말없이 차창을 바라보는 부경이가 더없이 진지하게 느껴진다.
원통에 내려 배움터에 돌아오니 다빈이, 재니, 숙영이가
잘 다녀왔냐며 이벤트를 해준다. 그야말로 개선장군이 된 기분이랄까.
그래서 몇 분 뒤에 도착하냐며 전화했었구나...
도착 후, 부경이 어머님께 말씀드려 도움주신 장로님과 목사님께
부경이가 직접 잘 다녀왔노라 인사드렸음 한다고 말씀드렸다.
저녁에 따로 나영희 약사님, 이영상 목사님과 통화하니
부경이가 직접 찾아와서 인사했다고, 고맙다 하신다.
고마운 분께 찾아가 인사드릴 줄 아는 부경이가 기특하다.
원통 삼천리 자전거 대리점 양동업 사장님께도 전화드리니 반가워하신다.
다녀왔던 곳 말씀드리고 음료수도 잘 먹었노라하니
걱정했는데 무사히 갔다왔다니 다행이라 하신다.
진심으로 고마워 할 분이 참 많다.
# 길위의학교 그 이후
여행다녀온 다음날 부경이 아버님, 어머님 뵙고
황태 찢어주신 것 덕분에 황태 만두국 맛있게 잘 먹었고
둘째날 점심도 덕분에 막국수 먹었노라 말씀드렸더니
"아이구, 뭘 그래... 담엔 더 멀리 한 번 가~" 부경이 아버님께서 너털웃음과 함께 답하셨다.
아들이 하는 활동 믿고 지원해주시는 아버님, 어머님 덕에 참 일할 맛이 난다.
부경이는 여름방학 더불어학교 활동 마무리하는 감사회 때
다녀온 사진, 영상을 함께 추려 여행 추억을 발표했다.
사진에 담긴 추억이야기에 사람들이 흥미롭게 지켜봤다.
아은이 어머니께서 더불어학교 감사회 때 축사하시며
"자전거 여행 멀리 다녀온 부경이가 참 대단해요. 저런 추억 참 잘했다 생각해요."
부경이를 칭찬해주시니 그 또한 참 고마웠다.
그 이후로 부경이와 남은 여행경비, 삼만 육천원을 어떻게 쓸지 의논했다.
남은 경비가 감사인사 제대로 드릴 구실인 셈이다.
'좋은 뜻으로 주신 돈이니 감사인사를 드릴 때 쓰면 어떨까?
도움주신 분들께 인사드릴 때 음료수를 사가는 건 어떨까?
그러고도 남은 돈은 부경이가 이야기한 대로 헌금으로 내는 건 어떨까?'
부경이와 의논하여 결정하길
손님맞는 일이 많은 삼천리자전거 대리점 양동업 사장님께는 믹스커피를,
평소 부경이를 따뜻하게 맞아주시는
(심지어 여행 때 썼던 자전거를 아예 부경이에게 주신)
나영희 장로님께는 음료수 선물세트를 드리고
남은 돈은 헌금낼 때 부경이도 내고 부경이 작은 누나에게도 보태기로 했다.
커피믹스를 가지고 양동업 사장님께 부경이와 찾아가
부경이가 직접 드리면서 "여행경비 남아서 인사드리려고 가져왔어요" 하니
부경이더러 고맙다며, 뭐 이런 걸 가져왔냐고 오히려 배를 깎아 대접해주셨고
음료수 박스를 들고 찾아간 나영희 장로님께 부경이가 "잘 나눠드세요." 한다.
"아유, 잘 먹을게 부경아 고맙다" 며
부경이 긍정적인 작은 모습도 민감하게 반응해주시는 장로님이 고마울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