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과 고운 모래톱... 서로 어울리지 않는 단어입니다. 하지만 제 어릴 적만 해도 한강은 어른들을 졸라 소풍을 가던 곳이었습니다. 도시락을 싸서 자리를 깔고 강변에서 수영을 즐기고 경치를 즐기던 곳이었습니다. 이런 한강이 발 한번 담그기 어려운 죽은 강이 된 것은 1960년대 준설을 시작하면서부터입니다.
그 이후 80년 초 현대건설이 수주한 '한강개발사업'을 통해서 한강은 물고기도 살기 어려운 완전히 죽은 강이 되게 됩니다. 콘크리트로 제방을 쌓고 신곡수중보와 잠실수중보를 세워 거대한 어항에 한강 물을 담아두기 시작하면서... 사람이 자살할 때나 들어가는 그런 죽음의 강이 되었습니다.
물은 고이면 썩는 다는 것은 자연불변의 이치입니다. 지금 4대강 사업을 통하여 물이 거대한 어항에 속속 쌓이고 있습니다. 그 담겨진 물은 과연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요?
9월 말에 촬영된 세종보 사진부터 보세요.
(출처 : 최첨단 가동보? 세종보엔 썩은 내 진동합니다 /오래된 저수지 같은 세종보... 소나무에 농약 살포까지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633311)
▲ 세종보에 넘쳐흐르는 강물이 녹색 물감을 풀어놓은 것처럼 변해 있다.
▲ 세종보 소수력발전소 근처에 육안으로 가능할 정도로 많은 양에 녹조가 펼쳐져 있다.
▲ 자연형 어도에 있는 암석들은 모두 조류와 미세 부유물이 흡착해서 두껍게 층을 이루었다.
10월 8일 촬영한 백제보 사진 한번 보세요.
(출처 "김황식 총리님 녹조 가득한 '백제보' 어떻게 다녀가셨나요?" - 오마이뉴스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637798)
▲ 가까이 다가간 물가에 녹조가 떠밀려와 금강의 미래를 보는 것 같다.
▲ 녹조에 뒤덮인 물속에 물고기들이 산소가 부족한지 연신 물위로 올라와서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다.
▲ 수문이 잠시 열리더니 회오리치듯 물이 빨려들면서 녹조와 부유물이 빨려들고 있다.
10월 8일 촬영한 공주보 사진 보세요.
(출처 : 녹조로 뒤덮인 '공주보' 개방행사, 꼭 해야 하나 /4대강공사 전에는 없던 금강 녹조 어떻게 하나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638176)
▲ 공주시 금강둔치공원 앞 강변이 녹조로 가득한 가운데 건너편에 공산성(사적 제12호. 둘레 2,200m. 웅진성(熊津城)·쌍수산성(雙樹山城)으로 불리기도 했다. 금강에 접한 표고 110m의 구릉 위에 석축과 토축으로 계곡을 둘러쌓은 포곡형(包谷型) 산성이다.)은 역사적 가치를 지닌 공주의 상징으로도 비교되는 곳이다.
▲ 한눈에 보아도 녹조(물이 부영양화 되면서 생기는 플랑크톤 덩어리와 죽은 시체로, 물과 공기가 접촉하는 것을 차단하고 햇빛을 가리며 독성가스를 발생시키고 물속의 산소를 사라지게 하고 있다.)가 가득해 머지않아 모든 생물의 무덤으로 전략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4대강 사업을 다녀간 미 버클리대 랜돌프 헤스터는 이렇게 말했지요.
이 사업은 강 복원이 아니다. 이것은 대부분 강 파괴이다. 이 사업은 과도한 토목과 40년 이상 이전에 폐기된 구식 기술을 근거로 한 것이다.
미국에서는 많은 강들이 1900년에서 1950년 사이에 이 같은 방식으로 정비되었고, 이런 사업의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지금 수조 달러의 비용이 들고 있다. 진정한 강 복원은 자연의 과정을 복원하는 것이다. 미국과 한국에서의 내 연구에 근거해 볼 때 4대강 사업은 전혀 이러한 복원이 아니고, 실제로는 본질적인 자연의 과정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나는 결론짓는다.
100년 이상 전 미국에서 처음으로 이러한 프로젝트가 시작되었을 때는 사람들이 이를 좋아했다. 그들은 새로운 여가의 기회를 좋아했다. 그러나 곧 홍수 범람이 더 심각해졌고, 댐은 퇴적물로 채워졌으며, 관광산업은 쇠퇴했고, 수자원은 오염되었으며, 좋아하는 물고기들은 사라졌다. 이제 국민에게는 복구 비용의 짐이 지워졌다.
한국 정부는 4대강 파괴 사업이 녹색이고 지속가능한 것처럼 생각하도록 세계를 농락해왔다. 그러나 4대강 사업은 녹색도 아니고 지속가능하지도 않다.
100년 전 미국이 시행해 실패한 프로젝트, 130년 전 독일이 시행해 실패한 프로젝트를 그래서 전 세계에서는 누구도 쳐다 안보는 사업을 대한민국은 녹색사업이라고 사기 치며 세계를 농락하고 국민을 농락했습니다. 이제 전 세계를 대상으로 친 사기행각의 결과가 자꾸 자꾸 들어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결과에 대한 후유증은 고스란히 국민들의 몫이라는 것이지요.
지도자를 잘못 뽑은 죄를 그냥 한탄만 하고 있어야 하는지... 막지 못한 것도 우리 죄라고.. 군소리 없이 감수해야만 하는지... 농경지 침수에, 식수 및 생활용수 고갈에, 준설 후 재퇴적에, 썩어가는 강물에.. 이런 기막힌 결과에도 반성하는 기미 없이.. 국민의 뜻을 무시하면서.. 미국의 노예국으로 전락하게 될 한미FTA를 비준하려는 한나라당의 작태를 보면서.. 요새는 이런 생각까지 듭니다. ‘조상도 우리를 버리는 것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