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의 1월 3일, 백등회의 147차 산행으로 남한산성에 다녀왔다.
흰눈에 덮인 장쾌한 광주산맥의 준령들을 볼 수 있어서 훌륭한 산행지였다.
팔당호 건너편의 예봉산 줄기가 멀리 보인다.
전날 '농암사랑' 카페에 일본 춘화도를 올린 사람이 있어서 지우고, 경고 쪽지를 보낸 뒤, 운영자 방에 알리는 등 단도리를 하느라고 새벽까지 있다가 늦게 잠을 자게 되었다. 아침에 늦잠을 깨어 보니, 시간이 촉박하고 날씨는 춥고...
어제 세운 계획은 8시 30분에 나가서 버스를 타고 여의도역에 가서 5호선 마천역 가는 지하철을 타면 10시에 도착하게 된다는 계산이었는데 일어나고 보니 8시 반이다. 이걸 어떻게 하지?
결국은 차려 주는 아침을 못 먹고 서둘러 나섰는데 여의도가는 버스가 안오고 시간은 촉박하여 보라매역에서 내려서 7호선을 타고 갔다. 그러나 군자역에서 갈아타고 보니 10시에 겨우, 천호역에 닿았으니 아직도 9정거장쯤 남아 있어 거의 20분 정도는 꼼짝없이 늦게되었다. 약속장소에서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보니 모두 18명이 모였는데 막걸리와 족발 등 공용 먹거리들을 사느라고 더 늦게 출발하였다.
우측 산능선에 남한산성 줄기가 보인다.
눈길에 미끄러운 경사지를 오르다가 한장 박혔다.
낙엽수림이 빽빽하고 눈덮힌 산길을 오르는 백등회원들
연주봉 옹성에서 바라 보이는 눈덮힌 성벽의 성가퀴 경관
눈보라의 흔적이 박힌 성벽이 인상적인 남한산성의 겨울 정취
선조들의 손길이 전해오는 성벽의 석축 돌
성벽과 서문을 배경으로 선 황회장과 이전무
저 성벽처럼 굳건하게 나라를 지키던 무용담이 걸쭉한
영원한 해병 부사관 이종웅, 황재원 회장, 공군대위 출신의 이창민 사장
구도가 좋아서 김경배 사장과 남한산성 서문을 배경으로 한장 찍어 달라고 했다.
마천역에서 나와 공수부대 앞을 지나서 성불사 쪽으로 올라갔는데 이번에는 우회코스를 택하기로 했다.
겨울산행은 만만하지 않고 늘 조심스럽다. 눈길이라 중간에 아이젠을 결착하고 스틱도 활용하면서 올라, 연주봉 옹성으로 갔다가 다시 서문으로 돌아와서 수어장대로 갔다. 단체로 기념 사진을 몇장 찍고 나오는데 산성에 다 올랐다고 아이젠을 풀고 가던 김경배와 박경철이 결국은 엉덩방아를 찧고서야 다시 아이젠을 묶는다.
중층 누대로 이루어진 지휘소 - 수어장대
수어장대 앞에서 키 큰 아가씨에게 부탁하여 찍은 기념사진
수어장대 안내판
청량사 앞의 소나무숲에서 느끼는 우리 산천의 정취...
영춘정(迎春亭)의 예쁜 팔각정 한옥을 사진기에 담았다. 아름다운 자연과 어울린 한옥 건물의 모습은 우리 민족 정서의 황금비율에 맞아 그런지 참 익숙하고 자연스럽다. 중국이나 일본의 거창하기만 하고 거친 건축물에 비하여 얼마나 자연스러우며 현장의 풍치를 돋보이게 꾸며 주는지... 시간이 갈 수록 한옥 건축물의 아름다움에 심취하게 된다.
영춘정의 아름다운 조형미에 반하여 한장 찍었다.
산봉우리를 둘러, 굽이굽이 도는 남한산성의 성벽
성벽을 따라 진행하다가 성남쪽에서 올라온 4명이 합류하여 돌탑옆의 은폐, 엄폐된 은신처에서 온갖 음식과 주류로 간식을 먹었다. 따끈한 커피와 보의차, 코코아 등으로 속을 푸는 것은 물론 특히 끓는 물을 준비한 친구들이 수프와 만두떡국까지 끓여 돌렸다. 차가운 날씨에 건네주는 차거운 막걸리, 뜨듯하게 데운 막걸리, 염영철이 가져온 약주 등도 인상적인 맛이었다.
등산로에서 뚝 떨어져 은폐가 잘 된 은거지?
갖은 음식으로 즐거운 간식 시간(4명의 식구가 더 늘었다.)
저 돌탑 아래 쪽에 다음 달 산행에 와서 먹을 것이라며
통조림을 묻어두는 친구도 있었다.
남문인 지화문 앞에서 사진을 박고 내려 오는데 박용익원장이, 내가 육군 대위로 근무할때 군의관이던 자기와 함께 올라 온 적이 있는데 기억이 나느냐? 그때 는 우리 둘이 광주쪽에서 걸어 올라 왔었는데... 하면서 옛 이야기를 한다. 그래 여름철 더운 날에 함께 올라 왔었지. 예비역 장교후보생때는 미국에 간 후배와도 왔었고... 여러가지 추억이 많은 산이다.
남한산성의 남문인 지화문 앞에서의 기념 촬영
(요즈음처럼 사극촬영 전용 세트장이 없었던
1960년대에는 이곳이 역사극 촬영장소로 유명했다.)
남한산성 아래의 성남시 공원에는 얼마전에 희곡인 손바닥 조형물을 깔아 두었는데 배삼룡, 임하룡 등 여러 희극인들의 손바닥이 실물 그대로가 아니라 축소한 것이라 애석했다. 이대엽 시장의 손바닥은 그대로 하고... 호화 지자체 청사를 지어 비난받는 한심한 성남시 공무원들의 짓거리니 이렇게 밖에 더 하겠느냐면서 한마디씩 했다.
큰 길가에 있는 태능갈비집에서 불고기로 식사를 하였는데 용인 수지의 염영철이 2월 6일에 강남GS 타워에서 딸 결혼식이 있다고 광고를 하자, 신정동의 김정현은 3월 하순에 딸 결혼식이 있다고 하였고 우스갯 소리 잘하기로 유명한 이창민은 6월 5일 토요일 저녁에 군인공제회관에서 아들 결혼식을 하도록 준비하고 있다면서 미리 공지하니까 우리 친구들은 그 날은 아무도 행사를 잡지 말라고 큰소리로 알려서 한참 웃었다. 음주파, 당구파, 귀가파 그룹별로 헤어져 전철을 타고 왔다.
산행을 마치고. 갈비집에서의 회식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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