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참정(李叅政)에게 보낸 대혜 선사의 답장 1-4
山野平昔에 有大誓願호대 寧以此身으로 代一切衆生하야 受地獄苦언정 終不以此口로 將佛法以爲人情하야 瞎一切人眼호라 公이 旣到恁麽田地하니 自知此事는 不從人得이라 但且仍舊언정 更不須問大法明未明과 應機礙不礙니 若作是念則不仍舊矣리라
본문 ; 나는 평소에 큰 서원을 세웠습니다. “차라리 이 몸으로 일체중생들을 대신해서 지옥의 고통을 받을지 언정 마침내 이 입으로 불법을 가지고 인정을 써서 모든 사람들의 눈을 멀게 하지는 않겠다.”라고 하였습니다. 그대가 이미 이러한 경지에 이르렀으니 이 일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얻는 것이 아님을 스스로 잘 알 것입니다. 다만 옛날 그대로 살아갈지언정[仍舊] 더 이상 큰 법을 밝히고 밝히지 못함과 기틀을 응할 때에 걸리고 걸리지 않음을 묻지 마십시오. 만약 이러한 생각을 한다면 그것은 옛날 그대로 사는 것이 아닙니다.
강설 ; 사람들은 아무리 소소한 삶을 살더라도 모두가 그 나름의 꿈이 있고 희망이 있다. 꿈과 희망이야말로 모든 살아있는 생명체의 원동력이다. 그것을 불교용어로는 서원이라 한다. 진리를 깨달은 선지식으로서 부처님의 법을 전파하겠다는 원력을 세운 사람이라면 당연히 법에 대한 확고한 자신의 소신과 원력이 있어야 하리라. 대혜 선사가 세운 서원은 오늘날 불교를 공부하여 세상에 불법을 전하겠다고 전법과 포교의 일선에 있는 사람으로서는 깊이 되새겨 봐야 할 내용이다. 자신이 공부하여 깨달은 불교가 정법인지 아닌지를 먼저 검토하여야 하고, 진정으로 정법이라면 자신이 믿는 정법으로 포교하여야 한다. 대혜 선사는 “차라리 이 몸으로 일체중생들을 대신해서 지옥의 고통을 받을지 언정 마침내 이 입으로 불법을 가지고 인정을 써서 모든 사람들의 눈을 멀게 하지는 않겠다.”라고 하였다. 이 얼마나 정법에 대한 애정과 결의에 넘치는 원력인가. 근기에 따른 방편이라는 미명하에 부처님의 그 고귀한 바른 법을 제쳐두고 무당이나 하는 소리를 전하면서 불교라고 해서는 결코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
“다만 옛날 그대로만 살아갈지언정[仍舊] 더 이상의 새로운 법은 없다.”라는 말씀으로 불교를 통해서 오히려 삿된 길로 들어서지는 않게 하였다. 왕왕 있는 일이지만 자칫 불교를 믿음으로 해서 믿지 않는 것보다도 못한 미신적인 길로 가는 것을 경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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