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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리코더 교수법 연구를 위한 글
송상은
I. 머리말
나는 현재 발도르프 음악 전문교사가 아니다. 그리고 더더욱 우리나라의 정식 교사자격증을 가진 음악 교사도 아니다. 하지만 나는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음악을 공부해 오고 또 리코더와 플루트를 연주하고 가르치는 한 음악인으로서 그 누구보다도 발도르프 학교의 음악교육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가지고 내가 나의 제자들에게 가르치는 개인 리코더 교습에서 직접 실천해 보고 또 보다 좋은 음악지도 교수법을 연구 하고자 이 글을 쓰게 되었다.
나는 발도르프 교육을 일반적인 환경(보통 초등학교 교실) 에서도 실천하고 싶어하는 담임 교사들을 위해서 마땅한 자료를 생각하고 찾던 중 내 자신의 리코더와 플루트를 배우고 또 내 학생들에게 지도해 줬던 경험을 토대로 발도르프 음악교육의 내용에 접목해서 꼭 발도르프 학교가 아닌 일반 초등학교 교실의 음악시간에서도 보다 효과적인 리코더 교육방법을 찾아보고 또 연구해 보고자 한다.
나는 다른 이야기는 놔두고 내 자신이 생각하는 방법으로 리코더와 친해질 수 있는 방법을 단계적으로 서술하도록 하겠다. 특히 내가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받아온 음악 교육과 음악적 경험을 소개하고, 내가 요새 아주 많이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고 있는 발도르프 음악교육에 대한 소개를 좀 한 후에, 내가 현재 생각하고 있는 리코더 교수법에 대해서 발도르프 음악교수법과 내가 지금까지 음악을 배워오면서 내 스스로 생각해 낸 아이디어와 내가 좋아하는 중세, 르네상스 시대의 작품을 접목시킨 지도법에 대해서 좀 더 깊이 들어가 보고자 한다. 특히 현재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리코더를 제대로 가르쳐 주고 싶어도 교사 자신이 리코더에 대해서 정확히 배우거나 알지 못해서 정확하게 음감을 익히고 음악에 대한 사랑하는 마음을 심어줘야 할 어린 나이의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들에게 해당 담임교사들이 아이들의 올바른 음악이해를 갖게 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고자 하는 것이 이 글을 쓰게 된 동기이며 나의 가장 큰 목적이다.
여기에 적힌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에 혹시 읽다가 공감이 안 가는 부분이 있더라도 그것은 나의 주관적인 생각에 근거한 것이므로 그 점을 너그럽게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 그리고 이 글은 어디까지나 나의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쓴 글이라서 특별히 다른 데서 읽고 참고한 참고문헌이 그리 많지 않다는 사실도 생각해 주시길 바라며 나의 리코더 지도방법을 보다 더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 참고로 시중에 출판이 되어 있는 다른 발도르프 교육에 관련된 여러 서적들을 읽어보시길 권한다.
II. 나의 어린 시절의 음악시간에서의 경험
1. 나와 리코더와의 첫 만남
1) 독일에 처음 방문하다
1977년 1월, 나는 처음으로 대한항공 서독 행 비행기를 타고 서독의 프랑크푸르트(Frankfurt)에 나의 가족들과 함께 4년의 여정으로 독일에서의 새로운 생활을 하게 되었다. 내가 다니게 된 독일의 학교에선(August-Jaspert Schule) 나는 1학년 2학기에 편입하게 되었다. 당시 내가 1학년에 편입했던 반의 담임 선생님은 연세가 좀 있으셨던 50대의 여자 선생님이었다. 맨 처음 내가 리코더를 접하게 된 것도 바로 이 담임 선생님을 만나면서부터였다.
2) 독일 학교에서의 음악 수업중의 악기 이야기
내가 다니던 학교에선 꼭 학생이 지녀야 하는 악기가 두 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독일말로 글로켄 슈필(Glockenspiel)이라고 불리는 실로폰이었고 나머지 하나는 바로 내가 이 글에서 계속 언급하게 될 악기인 리코더(독일어론 블록 플뤠테-Blockfloete)였다.
(1) 실로폰 이야기
음악수업시간이 되어서 아이들은 자기가 부모님과 함께 산 실로폰을 가지고 왔다. 개중엔 학교에서 지정해준 메이커의 모든 실로폰의 음정들이 다 같은 색으로 되어있는 것으로 사가지고 온 친구들과 실로폰의 각 음정의 색이 다 칠해져 있는 악기로 단일 색으로 칠해져 있는 실로폰 보다 훨씬 악기의 모양과 색이 더 화려하고 예쁜 악기로 사 가지고 온 친구들도 있었다. 드디어 음악 수업시간은 시작 되었고 반 아이들은 자기가 사 가지고 온 악기를 가지고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선생님이 가르쳐 주는 노래를 실로폰으로 연주하기 시작했다. 수업이 진행되는 가운데 서생님은 아이들의 실로폰 연주소리를 들으시면서 음악을 지도 하시다가 아이들의 연주가 한번 끝난 후에 아이들 보고 어떤 악기를 사 가지고 왔냐고 물으셨다. 그리고는 선생님께서는 아이들이 사가지고 온 두 가지 종류의 악기가 서로 같은 음에서 음정의 차이가 좀 난다고 하셨다. 그리고 아이들 보고 악기의 색이 다른 색으로 칠해져 잇는 색색의 실로폰은 악기의 도색과정에서 어떤 음정은 칠이 약하게 칠해지기도 하고 또 어떤 음정에선 칠이 너무 두껍게 칠해져서 다 똑 같은 색으로 똑 같은 비율로 칠해진 악기에 비해서 음정이 부정확할 수밖에 없다고 말씀 하시면서 제대로 한가지 색으로만 칠해진 악기로 다시 바꿔서 다음 수업 때 가지고 오라고 말씀 하셨다. 다음 번 음악수업엔 반 아이들이 모두 다 똑 같은 색으로 칠해진 같은 메이커의 실로폰을 가지고 왔다. 나는 그 당시에 왜 멀쩡한 새 악기를 선생님이 다시 바꿔 오라고 했는지 첨엔 의아해 했으나, 선생님의 정학한 설명을 듣고 (왜 제대로 된 것으로 바꿔와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 이해하게 되었다. 이렇듯 독일에선 어릴 적부터 정확한 음을 듣는 능력을 제대로 익히게 하기 위해서 거의 웬만한 모든 악기들은 정확히 조율되어 있으며 하다못해 어린 아기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 악기라도 정확한 음정이 나오는 것으로 가게에서 판다. 그 이유는 어릴 적 처음 듣고 익히게 되는 음감이 평생을 가기 때문이고, 한번 잘못 익힌 음감은 평생을 두고 다시 고치기가 아주 힘들기 때문에 음악을 가르치는 초등학교 교사들은 그 점에 더더욱 많은 비중을 두고 아이들에게 제대로 만들어진 악기와 정확한 음정을 어려서부터 익히도록 지도한다.
(2) 리코더 이야기
독일 학교에서 2학년이 되면서 우리는 리코더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래서 리코더를 엄마와 함께 악기 점에서 구입을 하게 되었는데 내가 가지게 된 리코더는 독일 제 호-너(Honor) 에서 나온 독일(German)식 목제 소프라노 리코더였다. 사실 나는 그때 당시에 나무 리코더를 사면서도 플라스틱 리코더가 괜히 더 좋아 보였었다. (그땐 나무 악기가 플라스틱 제 악기보다 더 좋은 것 인줄 몰랐다) 어쨌든 새로 산 나무 리코더를 가지고 집에 도착한 후에 나는 곧바로 악기탐색에 들어갔다. 독일에 온지 얼마 안된 나에겐 그때 당시에 리코더 케이스에 함께 들어 있었던 리코더 운지 표(Fingering Chart)를 읽을 줄 몰라서 내 스스로 운지를 아무렇게나 만들어서 눌러보면서 악기 소리를 내보니 몇몇 음은 내가 아는 음이었고 또 어떤 음들은 이상한 음정이 나기도 했지만 이런 식으로 내 스스로 음을 하나하나 찾아보니 다섯 내지 여섯 음 정도는 찾게 되었다.
이렇게 해서 시작된 나와 리코더와의 만남은 계속 되어서 3학년부터 4학년을 마치기까지(귀국하기 바로 전까지) 학교에서 말고도 방과후에 따로 리코더도 피아노와 함께 같은 선생님에게서 개인 레슨을 받게 되었다. 리코더 레슨은 피아노 레슨이 1시간 끝난 후에 연이어서 또 한 시간 동안 받았었다. 그때 내가 리코더 개인 레슨을 받을 때 사용하던 첫 교재로는 스위스의 한스 보덴만 (Hans Bodenmann)의 Blockfloeten ABC 1권 이었다.
1. 리코더를 배우는 첫 수업에서- 악기의 관리법에 대해서 배우다.
독일학교의 음악수업 시간 중에서 리코더를 가지고 시작한 첫 수업에서는 리코더의 관리에 대한 것이었다. 대부분의 독일 초등학생들이 플라스틱이 아닌 나무 리코더를 가지고 배우기 때문에 선생님은 나무 리코더를 관리하는 방법을 리코더를 가지고 연주하는 방법보다 제일 먼저 가르쳐 준다. 리코더를 처음 부는 초보자들이 꼭 알아야 할 것은 제일 먼저 연주 중의 침 빼기인데, 리코더를 한동안 불다 보면 침이 많이 고이게 되는데 특히 초보자들은 더 많은 침이 연주 중에 악기에 고이게 된다. 그래서 예쁘고 맑게 나던 리코더 음색이 갑자기 탁해진다. 그럴 때 오른손 집게 손가락 끝을 리코더의 헤드 부분에 있는 라비움을 살짝 막고 있는 힘껏 바람을 세게 불어 넣는다. 그러면 악기에 고여 있던 침이 제거되어 탁했던 리코더 소리가 다시 맑아진다. 그리고 또 리코더 연주가 다 끝난 후에 리코더 청소용 솔로 리코더 내부를 꼭 닦아주고 악기를 케이스에 넣고 케이스를 닫기 전에 꼭 3,4분간 말려서 케이스를 닫아야 한다는 것을 배운다. 왜냐하면 수분이 없는 건조한 상태의 리코더가 예쁘고 좋은 소리를 내기 때문이다. 또 한가지는 가끔씩 악기가 제대로 조립이 안 될 때가 있는데 그것은 조인트 부분이 너무 건조해서 또는 너무 불어서 그런 경우이다. 그럴 땐 조인트의 접합부분인 코르크에다가 글리즈를 적당량 꼭 발라줘야 한다는 것도 음악수업 시간 중에 배우게 되는 중요한 사항들이다.
이런 악기관리법은 리코더를 배우는 첫 시간에만 배우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항상 리코더를 가지고 수업하는 매 시간마다 선생님이 은연중에 아이들에게 인식을 시켜 주는데, 가령 아이들이 다 함께 리코더를 연주하다가 침이 악기에 고여서 리코더 소리가 잘 안 나는 아이들이 생기면 손가락을 라비움에 대고 바람을 세게 불게 해서 맑은 소리가 나게 한 다음 다시 악기를 함께 불어보라고 한다거나 음악 수업이 끝나면 다 함께 악기를 청소하고 케이스를 닫기 전에 좀 열어 놔서 다 함께 젖어있는 악기를 좀 말려서 뚜껑을 닫고 가방에 챙기게 한다거나, 수업 시작 직후에 다 함께 리코더로 곡을 불기 전에 음정을 맞추어 볼 때(튜닝) 서로 음이 안 맞으면 악기의 조인트 부분을 조금씩 꼽거나 뽑아서 음을 맞추는데, 일부 아이들의 경우에는 악기의 접합 부분이 너무 꽉 끼어 있어서 조율을 못하는 경우에도 선생님이 그 아이들 보고 글리즈를 악기에 바르고 맞추어 보라고 하는 등등의 우리 어른들의 생각으론 작게는 아주 사소한 것들이지만 리코더를 반에서 지도하는 교사는 리코더를 배우는 매 음악수업 때 마다 항상 잊지 않고 아이들한테 알려줘서 리코더를 배우는 아이들은 음악시간이 되면 자동적으로 의례히 리코더를 연주하기 전과 후 그리고 연주중의 악기를 관리하는 법을 제대로 자연스럽게 익히게 되고 그것이 앞으로 아이들이 또 다른 악기를 배우게 되었을 적에도 다른 악기의 관리법을 쉽게 익히게 되는 밑받침이 된다.
2. 선생님과 함께 수업시간에 리코더 불기
우리들은 매 음악시간마다 항상 리코더를 가지고 다녔다. (지니고 있었다는 표현이 더 어울림) 음악시간이 되어서 담임 선생님께서는 반 아이들에게 쉬운 악보를 나눠 주신 후에 함께 배우려고 하는 곡에 나오는 새롭게 배울 음들의 운지를 칠판에 적어주셨다. 그런 다음 다 함께 칠판에 적힌 운지를 몇 번씩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서 불어보고 나서 나눠준 악보를 보고 연습했다. 선생님이 나눠준 악보의 양은 그리 많진 않았고 우리는 일 년 동안의 긴 시간을 두고 약 10곡 정도의 노래를 리코더로 천천히 배우고 연습했다.
내가 다녔던 학교에선 특별히 리코더를 가지고 음악 실기시험을 본다든지 하는 일은 없어서 아이들은 부담 없이 즐기면서 리코더를 아주 천천히 시간을 두고 익혔다. 음악 실기시험을 안 보는 대신 선생님은 아이들의 평상시 수업태도를 관찰해서 성적을 매겼다. 특히 독일어나 수학 등과 같은 주요 과목은 물론 가끔씩 치는 쪽지 시험도 있었지만 주로 선생님이 내주는 숙제검사를 통해서 점수에 반영했고, 음악이나 미술, 체육등과 같은 예체능 과목은 수업시간중의 학생들의 수업 준비와 수업 참여도를 보고 성적을 냈다. (누가 반에서 공부를 일등을 하는지도 모르고 학예회 등 남에게 보이는 행사는 안 했다. 대신 돈을 따로 내고 배우는 방과후 음악 교실에선 가끔씩 연말에 발표회를 했다.) 즉, 결과물을 보고 반영하기 보단 과정을 많이 반영했으며 또 아주 중요시했다.
또 수업 중엔 다 함께 같은 곡을 연습하지만 절대로 한 명씩 곡 중에 한 사람씩 솔로(독주나 독창-누가 잘 연주해서 시키는 독주)를 시키는 것은 하지 않았다.(아이들끼리의 경쟁심리를 안 만들기 위해서) 만약 독주를 시키더라도 그것은 잘못된 운지를 해서 다른 아이들과 다른 소리가 났을 적에 제대로 바로 잡아주기 위해서 하는 일종의 보조수단이었다.
그리고 리코더로 한 곡을 연주한 후에는 꼭 아이들로 하여금 방금 아이들이 연주한 곡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했는지, 또 곡을 연주하면서 느낀 점들을 선생님이 학생들 한 명 한 명에게 물어보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럼 아이들마다 곡에 대한 느낀 이야기를 다 다르게 얘기한다. 하지만 이것은(곡을 연주하거나 노래한 후의 개인적인 느낌) 정답이 없는 것이므로 자유롭게 음악에 대해서 사고하게 만들어주고 또 이것은 학교의 음악수업 시간에 단순하게 음악적 실기 기능만을 익히게 하기 보단 보다 더 중요한 음악적 정서를 익힐 수 있도록 한 또 하나의 중요한 수업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리코더뿐 아니라 가끔씩 실로폰도 꺼내서 리코더를 연주하면서 함께 화음을 연주하고 또 노래도 함께 불렀다. 우선 리코더로 먼저 곡을 익히기 전에 먼저 선생님이 주신 악보를 보고 노래도 다 익힌 후에 마지막 단계로 리코더로 곡을 익히면서 불었다.
*저학년(2,3학년)에서의 리코더 불기
저학년 때는 모든 반 아이들이 다 똑 같은 멜로디(선율)를 유니즌 (Unison)으로 연주한다. 아이들의 단선 율 멜로디가 여러 번 연습해서 익숙하게 연주할 수 있게 되면 담임 선생님은 자신의 알토 리코더로 아이들이 부르는 단선 율의 멜로디에 아래 성부를 함께 불어 주면서 아이들로 하여금 화음을 느끼면서 곡을 연주하게끔 도와준다. 우리들은 담임 선생님의 알토 리코더 소리를 들으면서 심리적인 안정감을 맛보며 단순한 곡의 멜로디가 또 다른 종류의 리코더가 한 성부 더 들어감으로 인해서 음악이 더 풍부해 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선생님의 알토 리코더 연주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은 음악을 함께 지도해 주고 반주도 해주는 선생님한테 깊은 존경심을 느끼게 되고 아울러 아이들도 나중에 꼭 선생님이 연주하는 알토 리코더를 배우고 싶어하게 하는 마음을 불러 일으키게 한다.
*고학년(4학년)에서의 리코더 불기
저학년(2,3학년)때 음악 수업중의 리코더 연주방법이 학생들의 같은 단선 율 합주에 선생님의 알토 리코더의 반주의 구성으로 된 연주였다면, 4학년에 올라가서는 아이들이 다 같이 소프라노 리코더를 가지고 연주를 하더라도 여러 형태의 리코더 연주를 경험하게 된다. 우선 맨 처음에 해보는 것이 돌림노래를 이용한 연주이다. 돌림노래는 보통 라운드(Rounds)또는 캐논(Canon)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한 가지의 동일한 멜로디를 가지고 적당한 시차를 두어 여러 파트가 차례대로 순서에 맞게 연주를 하면 원래 하나의 주어진 선율이 여러 개의 아름다운 화음이 만들어지는 음악을 말한다. 이런 돌림 노래는 모든 학생이 함께 연주하고자 하는 노래를 완전히 익힌 후에 선생님의 지도하에 처음엔 두 파트로 나누어서 연주하다가 나중엔 세 파트나 네 파트 등으로 곡에서 요구하는 수의 파트로 늘려서 한 반의 모든 아이들이 다 함께 연주한다. 이 때 교사는 아이들이 자기가 속한 파트의 순서에 맞게 들어가서 연주할 수 있도록 사인을 주는 지휘자 역할을 하는 것이다.
또 다른 방법으론 독일의 민요와 동요 혹은 크리스마스 케롤 등의 노래를 아이들이 소프라노 리코더로 위 파트와 아래 파트로 나눠서 동성합창 하듯이 2중주를 함께 연주하고 교사는 알토 리코더로 맨 아래 파트를 연주해 주면서 3성부의 곡을 연주하거나 아이들끼리 소프라노 2중주 또는 3중주 곡을 연주하는 것이다.
내가 다녔던 학교에서는 초등학교 전 학년(4년)에 다니는 동안 담임이 중간에 3학년 때만 한번 바뀐다. 그래서 3학년부터는 음악시간에 담임 선생님이 아니라 1, 2학년 때의 담임 이셨던 선생님이 아이들의 리코더를 가르쳤고 또 4학년 때는 또 다른 음악 선생님께서 수업을 해 주셨다. 4학년 때 우리가 리코더 이외에 또 자주 했던 것은 선생님의 아코디언 연주에 맞춰서 포크댄스를 배우거나 독일의 민요를 함께 리코더로 연주하고 노래를 즐겁게 불렀던 기억이 난다. 음악시간엔 특별히 교과서를 가지고 수업하는 일은 없었고 음악 교과서 또한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지급 하지도 않았다. 다른 과목들은 교과서가 있었던 반면, 음악이나 미술 체육 등의 예체능 과목은 담당 선생님들의 재량에 따른 실기 수업이 주를 이루었다고 할 수 있다.
3) 방과 후 음악교실
내가 다녔던 독일 학교에서는 지금 현재 우리나라의 일반 초등학교 같이 특별활동 시간은 없었다. 대신 학교 수업이 끝난 오후에는 학교 안의 다른 건물에서 하는 방과 후 교실이 있었다. 방과 후 교실은 일주일에 한, 두 번 정도 하는 수업이었는데, 아이들은 자기가 원하는 예체능 과목의 수업을 적성에 맞춰 골라서 들었다. 가령 체조 반, 축구 반, 음악 반, 미술 반, 뜨개질이나 수예 반 정도였다. 나는 그 중에서도 음악 반에 등록해서 다녔는데, 처음엔 음악 반에 신청한 모든 아이들이 첫 2달 동안은 기본적인 음악 이론을 체계적으로 함께 배우고 나서 자기가 배우고 싶은 악기를 선택해서 3번째 달부터 배우기 시작했다. 나는 처음엔 어려서부터(만3세부터 만6세까지) 피아노를 배워왔기 때문에 일단은 피아노 레슨을 신청해서 받기 시작했으나, 피아노를 배운지 얼마 안 되어서 내 피아노 레슨이 끝난 다음에 오는 학생들이 같은 선생님에게서 리코더 레슨을 받는 것을 알게 되고 또 하고 싶어서 나도 리코더 레슨을 받게 되었다. 지금 현재는 내게 리코더와 피아노를 따로 방과후 음악 레슨 시간에 가르쳐 주신 서생님의 이름은 기억이 안 나나 그때 내가 피아노와 리코더를 레슨 받던 기억은 아직까지 생생히 남아있다.
*리코더 레슨 시간에 배웠던 교재 이야기
리코더 레슨 때에 내가 맨 처음에 사용했던 교재는 스위스 사람인 한스 보덴만 (Hans Bodenmann)이 만든 리코더 교재 “Blockfloeten ABC” 1권이었다. 이 교재에는 처음 리코더를 시작하는 어린이들이 보다 쉽게 리코더를 익히기 아주 쉬운 곡들로 구성이 되어 있으며 맨 처음에 한 음부터 점차적으로 한음씩 더 늘려가면서 이 한 권의 책이 끝날 무렵엔 3, 4개의 반음을 낀 한 옥타브 반 정도의 음역까지 커버하는 음정들을 배울 수 있도록 되어있는 것이 큰 특징이다. 보통 시중에 나와있는 다른 일반적인 리코더 교재들은 쉬운 단계에선 얼마 안 되는 연습곡이나 곡들을 소개한 후에 너무나 빠른 속도의 진도로 중간단계를 거쳐서 갑자기 어려운 단계의 곡으로 진행하는 반면, 이 교재 (Blockfloeten ABC 1권)는 지겨울 정도로 아주 느리게 어린이가 감당 할 수 있는 정도의 진도를 나갈 수 있도록 점차적으로 모든 곡의 난이도가 서서히 어려워지고, 또 똑같은 운지법에서라도 될 수 있으면 쉬운 곡 위주의 단순한 연습곡들이 비슷하거나 같은 패턴으로 여러 번 계속 반복되어 나타나서 설령 새로운 음을 하나 더 배우게 되어서 추가되어도 아이들이 별 어려움을 느끼지 않으면서 리코더에서의 음역을 점차적으로 넓히면서 익힐 수 있다. 또한 그 교재를 만든 저자 자신의 창작곡도 교재 내용에 많이 포함되어 있어서 보통 일반적인 틀에 얽매인 우리가 쉽게 구입할 수 있는 국내 리코더 교재의 대부분에 있는 노래들은 찾아보기가 어렵다.
Blockfloeten ABC 1권을 마친 후에 나는 Moeck Verlag Celle에서 나온 “Das Spiel auf der Sopranblockfloete” 1권을 가지고 내 리코더 레슨 선생님과 함께 공부하기 시작했다. 이 책은 내가 맨 처음에 배우기 시작한 첫 교재보단 좀 더 전문적인 리코더 레슨을 위한 교재였는데, 한 과가 나갈 때마다 과의 앞부분(왼쪽 페이지)에는 새로 배우는 음에 대한 운지법과 그 운지로 할 수 있는 간단해 보이지만 결코 쉽지 않은 짧은 연습곡(Etude)들이 꽤 많이 있었고, 다른 한 페이지에는 방금 새로 배운 운지가 들어가 있는 독일의 민요나 르네상스, 바로크 시대의 간단한 춤곡들로 구성되어 있다. 나는 사실 그 때 당시에 왼 쪽 페이지의 연습곡들(Etude)보단 오른 쪽 페이지에 있는 좋은 곡들을 연습하는 것이 더 좋았었다. 때때로 리코더 2중주곡이 나오면 내 지도 선생님께서도 내 1, 2학년 때의 담임 선생님처럼 알토 리코더나 소프라노 리코더를 가지고 2중주의 아래 파트를 함께 불어 주셨다.
4) 성당에서의 리코더 앙상블 활동 이야기
방과 후 음악교실에서 리코더 레슨을 1년 정도 받으면서 다니고 있었을 무렵, 나는 내가 다니던 지역의 성당의 리코더 앙상블 팀에서 1명의 리코더 앙상블 단원을 필요로 한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원래 이 앙상블 팀에서 활동하고 있었던 단원이 다른 곳으로 갑자기 이사를 하게 되어서 자리 하나가 비게 되어서 급하게 리코더 연주를 할 사람을 찾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런데 때마침 그 빈 자리에 내가 들어가서 앙상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나와 같은 반 친구의 어머니가 나를 그 앙상블의 지휘자님께 추천했다는 이야기를 나의 엄마를 통해 전해 들었다. 그래서 나는 리코더 레슨 시간에 배운 것을 성당의 리코더 앙상블 팀에서 함께 앙상블을 연습하고 연주도 하게 됨으로써 보통 다른 아이들보다도 더 귀하고 많은 음악적 체험(경험)을 하게(쌓게) 되었다. 그래서 내가 새로 활동하게 된 리코더 앙상블은 내가 3학년을 마치고 4학년에 올라간 후부터 한국에 돌아오기 좀 전까지 활동하게 되었다.
내가 속해있던 리코더 앙상블 팀엔 나를 포함하여 모두 10명의 단원들이 참석하고 있었으며, 앙상블에서의 악기의 구성은 소프라노 리코더에서부터 알토, 테너, 베이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레이트 베이스 리코더까지 가장 높은 음역의 리코더인 소프라니노 리코더를 제외한 5가지 종류의 리코더가 사용되어 있었으며, 각 파트마다 2명씩 짝을 지어서 함께 같은 파트를 맡아서 리코더를 연주했다. 나는 그 중에서도 소프라노 리코더를 연주했는데, 나와 같은 소프라노 리코더를 연주했던 짝은 내 반 친구의 형인 나와 자주 복사(미사시종: 미사를 집전하는 사제를 바로 옆에서 도와주는 사람)를 함께 서는 같은 학교를 다니는 나보다 1살이 더 많은 선배 오빠(나를 앙상블 지휘자님께 추천해주신 친구 어머니의 맏아들)였다. 나는 이 선배 오빠에게서 리코더 앙상블을 연습할 때나 연주할 때 방법이나 악보 관리를 하는 방법 등 여러 가지 앙상블에 필요한 사항들을 듣고 배우게 되었다.
리코더 앙상블 팀의 지휘자는 이미 내가 같은 성당에서 함께 활동하던 어린이 성가대에서와 같은 지휘자였다. 우리의 앙상블을 지휘하셨던 지휘자님은 은발의 60대 초반의 할아버지이었는데, 우리가 살던 지역에서 꽤 유명한 음악가(바이올리니스트)였으며, 그 분은 내가 속해있던 성가대에서나 앙상블 팀에서 리허설을 할 때는 자신의 바이올린을 가지고 모든 성부의 파트를 번갈아 가면서 연주를 해 주셨다. 우리는 성가대에서 성가연습을 할 때에도 피아노 반주 없이 지휘자님이 켜주는 바이올린 소리를 들으면서 노래했다. 합창 연습을 할 땐 바이올린을 자주 켜 주셨지만 리코더 앙상블 연습을 할 땐 우리가 하던 앙상블 연주가 틀렸을 적에만 틀린 곳을 바로 잡아주기 위해서 바이올린을 켜 주셨다.
내가 처음에 성당의 리코더 앙상블의 리허설에 참석한 날에는 내 생애 처음으로 한꺼번에 많은 (15곡 정도가 되는) 리코더 앙상블 악보를 지휘자님한테 받고 곧바로 초견(처음 받은 악보를 바로 그 자리에서 처음 읽어보는 것)인 상태에서 함께 앙상블 연습을 하였다. 내가 그날 받은 대부분의 악보들은 주로 독일의 전통적인 옛 성탄 성가들이었다. 우리들은 평상시엔 일주일에 한 번씩 연습했고 크리스마스 미사와 같은 중요한 행사가 가까워오면 일주일에 두 번씩 모여서 앙상블 연습을 했으며 우리의 성당에서의 주 임무였던 미사시간에서의 연주 말고도 자주 다른 곳에 가서도 초청연주를 해 주기도 했다. 우리 앙상블 팀이 자주 초청연주를 해준 곳들은 주로 양로원이나 병원 등 우리가 음악으로 봉사할 수 있는 곳에서 아름다운 리코더 음악을 사람들에게 들려주었다.
여러 번의 앙상블 연주들 중에서 내 기억에 가장 남는 하이라이트는 바로 1979년도의 크리스마스 자정 미사에서의 리코더 앙상블 연주였다. 나는 그 자정미사 중에 나와 함께 소프라노 리코더를 연주하는 파트너 선배오빠와 함께 복사를 서고 있었는데, 미사 중에 리코더 앙상블 곡을 연주할 순서가 되어서 제단 위에 있다가 계단을 내려와서 성당의 제단 아래 옆에 한쪽 구석에 꾸며놓은 아기 예수가 누워계신 구유에 동그랗게 보면대(악보를 올려놓은 스탠드)를 세우고 빙 둘러서서 우리가 준비한 성탄성가와 곡의 길이가 짧은 목동의 노래(리코더 앙상블만을 위한 곡)들을 연주했다. 그 때 우리가 동그랗게 모여서 서 있었던 곳의 구유와 성당의 제단 위에 잇는 초에만 불이 켜져 있었으며 성당 내의 다른 모든 조명은 다 꺼져 있었다. 우리가 연주한 곡들 중에서 제일 마지막으로 연주한 곡은 그루버의 “Stille Nacht, heilige Nacht “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이었고, 이 노래는 그 자정미사에 참석한 모든 신자들과 함께 한 절씩 리코더 앙상블의 연주와 신자들의 제창(오르간 반주가 낀)을 교대로 불렀다.
성탄 자정미사에서의 우리가 연주한 리코더 앙상블의 소리는 마치 순수한 목동들의 피리소리 같았고 정말로 파이프 오르간의 연주소리 같았으며, 내 생애의 기억하는 음악소리 중에 가장 아름다운 연주소리였다. 그것은 마치 천상의 소리를 듣는 듯 한 것이었다. 나는 그날 다른 앙상블 단원들과 함께 리코더 연주를 하면서 아주 행복했으며 그날의 리코더 연주를 하면서 내 스스로 리코더 음악의 매력에 깊이 빠지게 되었으며, 처음으로 내가 진정으로 고 음악(Early Music)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되는 아주 큰 계기가 되었다.
III. 교재 없이 배우는 리코더 음악
현재 우리나라 초등학교의 음악교육에서 리코더를 처음 배우는 시기는 보통 3학년이 되면서부터이다. 따라서 국내의 초등학교 3학년에서부터 6학년까지의 모든 음악교과서에는 리코더 운지 표가 나오고, 보통 교과서에 나오는 곡들을 중심으로 리코더 연주법을 익히도록 하는 것이 지금 현재 우리 초등교육에서의 리코더 지도방법이다.
현재 내가 직접 지도해 주고 있는 학생들에게서 직접 들은 가장 일반적인 우리나라 초등학교 교실에서의 리코더 교육 방법은, 교사가 반 아이들에게 소프라노 리코더로 맨 아래 도 음부터 한 옥타브 넘어 레 음까지 9개 음정의 운지법을 가르쳐 준 다음에 음악교과서에 나와 있는 곡들 중에서 2곡 정도를 학생들에게 연습해 오라고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교사는 아이들한테 리코더란 악기를 어디서 어떻게 구입해야 좋은지를, 악기를 제대로 관리하는 방법이나 악기소리를 낼 때 어떻게 바람을 넣고 어떻게 손가락을 움직이고 혀를 이용해서 예쁜 악기소리를 낼 수 있는지에 대한 여러 가지 중요한 사실을 가르쳐주지 않은 채 교과서에 있는 곡을 리코더를 가지고 한 첫 수업시간에 가르쳐준 리코더 운지법만으로 아이들 보고 연습해 오라고만 하는 것이 현재 우리 음악수업시간중의 리코더 교육현실이다.
초등학교를 마치고 나서 중학교에 가선 보통 음악과목에서의 수행평가를 학생 자신이 다룰 줄 아는 악기로 시험을 치게 되는데, 이럴 땐 특별히 다루는 악기가 없을 때 주로 쉽게 선택되는 악기 또한 리코더이고 (보통 리코더도 다른 악기와 마찬가지로 예술 전문악기로 바라보기 보단 리듬악기 3종 세트와 같이 취급되는 어린아이들만 배우는 손쉬운 악기 정도로만 인식하는 사람들이 우리나라에선 대부분이다.) 혹여 리코더로 시험 곡을 정해서 수행평가를 받더라도 다른 악기로 시험을 보는 학생들은 이미 해당악기로 학원이나 개인으로 레슨을 받고 잇는 경우가 많아서 리코더를 선택한 학생들은 자기 혼자서 초등학교에서 어릴 적에 음악수업 때 배웠던 운지법만을 가지고 끙끙대면서 힘들게 연습해서 시험을 봐도 초등학교 때 리코더에 대한 정확한 지도를 받지 못해서 다른 악기로 시험을 보는 학생들 보다 받게 되는 시험점수 또한 상대적으로 낮을 수 밖에 없다(물론 초등학교에서 리코더 합주단 단원으로 활동하는 학생들은 제외하고 말이다).
그래서 이번 장에서는 음악을 교실에서 직접 가르치는 초등학교 저학년의 담임 교사가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제대로 리코더를 앞으로도 평생을 함께 할 수 있는 예술악기로서 제대로 악기를 구입하는 방법에서부터 관리하는 방법 및 특별한 리코더 교재 없이 지도하는 교사의 약간의 리코더와 그 음악에 대한 관심만 가지고도 접근하고 가르치고 학생들 또한 쉽고 즐겁게 배울 수 있도록 실질적인 리코더 지도교수법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고자 한다.
1. 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서 교사가 리코더를 가르치기 전에 신입생들에게 먼저 알려줘야 할 것들.
아이들이 유치원을 졸업하고 초등학교에 새로 입학을 하면 1학년에서는 담임교사가 모든 과목의 수업을 지도해 주게 되는데, 음악과목도 예외는 아니다. 일반적으로 지금 우리나라의 초등학교 1학년 수업시간 중에는 따로 ‘음악” 과목은 독립되어 있지 않으며 시간표 상으로 “즐거운 생활” 이란 과목에 함께 배우도록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물론 “즐거운 생활” 교과서에는 리코더에 대한 이야기 또한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1학년 담임교사는 처음 학교에 입학한 아이들한테도 리코더에 대해서 차근차근 설명해 주면서 아이들이 앞으로의 6년 동안의 초등학교 생활을 리코더와 함께 시작할 수 있도록 지도해 준다면 아이들의 정서를 더 안정시키고 음악적 창의력을 많이 발달 시킬 수 있다.
1) 맨 처음으로 구입하는 리코더에 대해서
리코더를 맨 처음에 학교에서 배우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악기(리코더)를 구입해야 한다. 보통 일반적으로 지도교사가 악기구입에 대한 아무런 조언을 해주지 않는다면 학생들의 대부분은 학교 근처의 문구점에서 값이 싼 저가의 플라스틱 리코더를 그냥 구입하게 된다. 그리고 악기 점에서 리코더를 구입하는 아이들 역시 아주 극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처음으로 배우는 리코더를 아무데서나 구입하게 되면 이 시기에 배워야 하는 중요한 사실들을 놓칠 수가 잇다. 가령 정확한 음정이나 맑고 깨끗한 악기소리가 나는 것을 모른 채 리코더를 그냥 삑삑거리는 다른 악기보다 너무나 차이가 나게 값이 싼 장난감 악기로 인식하게 되는 첫 계기를 심어주게 되는 셈이다. 현재 기성세대들의 대부분이 리코더에 대한 이런 인식을 하고 잇는 것 또한 사실이다.
보통 아이들이 처음 악기를 배우기 시작할 때 (가령 피아노나 바이올린, 또는 플루트 등의 클래식 전문 악기)의 예를 들어보자. 그럼 보통 학부모들은 아이가 배우고자 하는 악기를 어디에서 사야 좋을지를 앞으로 해당악기를 지도해줄 지도교사에게 자문을 구하거나 여러 군데의 좋은 악기 점을 둘러보면서 가격이 적절하고 악기가 깨끗하고 흠이 없고 음정이 정확하고, 그리고 그 아이에게 잘 맞는 사이즈의(현악기의 경우) 악기를 신중을 기해서 산다. 가능하다면 지도교사가 함께 동행해서 구입하고자 하는 악기를 여러 메이커의 것들 중에서 아이와 학부모 앞에서 다 연주해 주면서 악기 소리를 들려주기도 하고 어떨 땐 지도교사가 학생에게 맞을 만한 악기를 미리 구입해서 학생보고 그 악기를 선택하게 하기도 한다. 악기를 고를 땐 보통 어느 메이커의 것인지를 먼저 보고 현악기의 경우는 악기 별 사이즈가 나이에 따라서 다르므로 아이의 몸에 맞는 사이즈를 보고 또한 악기에 흠이 없고 부속품이 제대로 다 들어있거나 부착되어 있으며 마지막으로 악기를 살 당사자인 아이가 자기의 마음에 드는 음색의 악기를 직접 연주해보고 (아이가 연주를 못할 땐 연주할 줄 아는 사람이 대신 연주해주는 소리를 듣고) 고르는 것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우리나라의 학생들의 리코더 구입의 경우엔 좋은 악기를 고르기 위한 이러한 여러 가지의 과정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이것은 리코더는 단순히 소리가 나는 장난감 악기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리코더뿐만 아니라 다른 일부 타악기나 실로폰 등의 어린아이들이 가지고 음악수업에서 배우는 악기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일반 문구점에서 악기를 사게 되면 악기 값은 싸지만 악기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제한이 되고, 그 장소에 비치되어 있는 저가의 악기만을 구입해야 할 수 밖에 없다. 가장 좋은 방법은 악기 점에 직접 가서 자기가 사고 싶은 리코더를 메이커 별로 여러 개를 보여달라고 한 뒤 직접 불어보고 자기 자신에게 잘 맞는 악기를 고르는 것이다. 하지만 독일이나 영국 같은 클래식 음악이 많이 발달한 나라가 아닌 우리나라에서는 주위에 이렇게 직접 리코더를 불어보고 구입할 수 있는 악기 점이 극히 드문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어떤 식으로 질 좋은 리코더를 쉬운 방법으로 구입할 수 있을까?
우선 학생들에게 리코더를 지도할 교사가 먼저 학생들이 함께 배울 리코더의 메이커와 모델을 지정하는 것이다. 교사는 먼저 악기 점에 가서 어떤 악기가 학생들이 구입하기에 부담이 없고 음정이 정확하고 음색이 좋은지 문의해서 비슷한 가격대의 여러 리코더를 교사가 직접 불어보고 비교해 봐서 그 중에 한 악기를 선택해서 단체로 같이 주문해도 되고, 학생들에게 개별적으로 따로 구입할 수 있는 악기 점의 주소와 전화번호나 온라인 상에서도 구입할 수 있도록 악기 점의 인터넷 홈페이지 주소를 알려줄 수도 있다. 하지만 개인레슨을 받기 위해서 구입하는 경우가 아닌 한 학급에서 다 함께 구입해야 하는 경우엔 단체구입을 일괄적으로 하는 것이 악기 값을 보다 싸게 할인 받을 수 있으므로 필자는 이 방법을 적극 권하는 바이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모두 같은 메이커의 리코더를 구입하는 것이 좋은데, 왜냐하면 나중에 아이들이 리코더에 어느 정도 익숙해져서 중주나 합주를 하게 되었을 경우에 모든 학생이 연주하는 리코더의 음색의 통일을 위해서이기도 하다.
그리고 처음부터 소프라노와 알토 리코더의 두 종류의 악기를 한번에 함께 같은 메이커로 구입하도록 하면 좋다. 소프라노 리코더 한 종류 만으로는 단순한 2중주나 3중주 정도밖에 못하지만 알토리코더를 함께 배움으로써 더 많은 성부의 리코더 연주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리코더합주에서의 리코더의 종류는 모두 6가지이다. 우선 가장 높은 음역의 소프라니노 리코더에서부터 일반적으로 독주용으로 많이 사용하는 소프라노와 알토 리코더, 합주나 중주에서 주로 많이 사용하는 테너와 베이스 리코더 그리고 간혹 가다 한번씩 합주나 중주에 사용 되는 그레이트 베이스(Great Bass) 리코더가 바로 그것인데, 이 6종류의 리코더는 크게 두 가지의 공통점이 있다. 모두 C조 관과 F조 관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고 이 두 조의 악기를 다를 줄 알게 되면 6종류의 모든 리코더를 다 다룰 수 있게 된다. 소프라노와 테너, 그리고 그레이트 베이스는 C조 악기이고 소프라니노와 알토, 그리고 베이스는 F조 악기이다. 따라서 초등학교 때 소프라노와 알토 리코더 두 가지의 리코더를 다 배워두게 되면 언젠가 리코더합주나 고음악(early music) 합주를 하게 될 기회가 왔을 때 악기의 종류에 상관없이 모든 종류의 리코더를 연주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두 가지의 운지법을 익히면 여섯 종류의 모든 리코더를 연주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또 한가지는 리코더를 처음 접할 때부터 저먼 식 (독일 식)이 아닌 바로크 운지법의 악기를 되도록 구입할 것을 권한다. 왜냐하면 저먼식은 "파"음 의 운지를 쉽게 하기 위해서 5번 구멍(오른손 중지 손가락을 대는 곳의 구명)을 좀 작게 뚫어서 어린이들이 순차적으로 음계를 익히기 쉽게 하기 위해서 개량한 일종의 운지인데 이 저먼 식의 운지는 "파" 음만 쉽게 연주할 수 있지만 다른 반음이나 고음을 낼 때는 운지가 더 복잡해지고 리코더의 음정 또한 정확하지 않아서 전통 운지법인 바로크 운지법이 더 반음이나 고음에서의 운지가 더 쉽고 음정이 더 정확하다. 처음에만 "파" 음에 익숙해지기 힘들지만 맨 처음부터 바로크 스타일의 리코더를 제대로 배워서 익힌다면 앞으로 제대로 된 리코더 연주를 계속 할 수 있고 나중에 자기가 더 취미나 전공으로 리코더를 깊게 들어가서 연주하게 되었을 때 보다 정확하게 리코더를 연주할 수 있게 된다. 한번 잘못 들인 습관은 평생 고치기 힘이 드므로 될 수 있으면 처음부터 바로크 스타일의 운지를 익히는 것이 장기적인 안목에서 볼 때 더 많고 정통적인 스타일의 음악을 배우기에 좋은 운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목제 리코더를 살 것인지 플라스틱 리코더를 살 것인지도 잘 생각해야 한다. 필자는 처음에 목제 리코더를 사용했지만 (리코더 특유의 목가적인 음색을 익히기엔 적당한 가격의 목제가 좋음) 지금 현재는 리코더를 시작할 때 어린 아이들은 악기에 침이 많이 고이고 또 연주 중에 침이 많이 생겨서 소리가 자주 막히므로 어느 정도 자기가 악기를 가지고 연주와 관리가 익숙해 질 때까지 고가의 플라스틱제의 악기를 구입해서 사용하다가 나무 리코더를 나중에 구입해서 두 개를 함께 병행해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요즘은 오히려 저가의 목제 리코더를 구입하기보다 고가의 플라스틱 리코더가 더 좋은 소리가 나고 관리 또한 수월하니까 초보자들은 처음에 플라스틱제의 리코더를 사용할 것을 권한다.
따라서 맨 처음 리코더를 시작할 때 좋은 악기를 구입하는 방법(위의 내용들)을 다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1) 우선 질 좋은 리코더를 구입한다. 될 수 있으면 바로크 식의 운지법 악기를 구입하고 저가의 목관악기보단 고가의 플라스틱제의 리코더를 구입하길 권한다. 저학년의 아이들은 악기를 처음 접하기 때문에 악기에 침이 많이 고일 수 있으므로 악기에 대한 관리와 소리를 제대로 낼 수 있게 될 때까진 플라스틱 제를 사용하길 권한다.
(2) 악기의 구입은 일반 문구점이 아닌 리코더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악기 점에서 단체로 구입하도록 한다. 악기를 고를 때 원하는 음색의 악기를 고르기 위해서 두세 가지의 비슷한 가격대의 다른 메이커에서 나온 리코더를 비교하면서 불어보고 음정이 정확하고 모든 음정의 울림이 일정하게 나고 손에 잡기 편한 좋은 악기를 고르도록 한다.
(3) 리코더는 처음부터 소프라노와 알토 리코더를 동시에 구입하고 될 수 있으면 같은 메이커의 악기를 구입하도록 한다. 만약에 한 학급에서 리코더 합주를 계획하고 있다면 한 반의 모든 학생 전원이 같은 음색의 통일을 위해서라도 같은 메이커의 리코더를 단체로 구입하는 것이 아주 좋고 악기를 단체로 구입하는 것이 개별적으로 구입하는 것 보다 악기의 가격을 좀 더 할인 받을 수 있다.
(4) 정확한 음정의 훈련을 위해서 튜너를 구입해도 무방하다. 음악을 전공하는 사람은 꼭 이것이 필요하나 전공하지 않은 사람들에겐 굳이 필요하지 않다. 하지만 합주를 지도하는 교사나 음악을 계속 공부하고 싶어하는 학생들은 튜너가 있으면 다 함께 합주하기 전 음정을 맞출 때(튜닝 할 때) 아주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다.
2) 음정 맞추기
(1) 조율 할 때의 기준 음
처음에 다 함께 리코더를 가지고 연주를 하려면 연주하기 전에 악기소리를 하나로 만들어야 한다. 합창을 할 때도 자기 목소리를 죽이고 옆의 사람 목소리를 귀여겨 들으면서 하나의 목소리로 통일해서 여러 사람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각 파트 별로 하나의 소리로 합해져서 아름다운 합창소리를 만들듯이 악기를 여러 명 이서 연주할 적에도 연주하기 전에 음정을 잘 맞추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보통 오케스트라나 밴드에서 맞추는 음정은 a=440 ('라'음) 이고 또 리코더 합주나 독주를 할 때에도 '라' 음으로 조율을 하지만 리코더끼리만(특히 같은 종류의 리코더끼리) 조율을 할 때는 소프라노를 예를 들면 가운데 '솔' 음 그리고 알토에선 가운데 '도' 음(왼쪽 손의 손가락만 다 막은 상태)을 가지고 음정을 맞추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이 '솔' 이나 '도' 음정이 소프라노나 알토 리코더의 운지에 있어서 가장 안정된 음정을 내는 소리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소프라노를 예를 들면 '솔' 음부터 '시' 음 까지는 호흡을 보통으로 내고 솔 이하부터는 사실 숨을 조금씩 적게 자제하면서 내야 음정이 뜨지 않게 나고, 한 옥타브 '도'이상 위로 올라가서 부 터는 소리를 낼 때 호흡을 더 세게 내야 음정이 떨어지지 않고 제대로 난다. 그런 점에서 '솔' 음으로 소프라노 리코더를 가지고 조율을 하는 것은 아주 일리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2) 조율을 하기 위한 기준 음을 내는 악기의 조건.
여러 대의 리코더를 가지고 조율을 할 때는 튜너(조율을 도와주는 기계)를 가지고 하는 경우도 있으나, 그런 경우는 개인적으로 음정 맞추는 연습을 할 때이고, 보통은 어느 한 사람의 소리를 듣고 거기에 모든 사람들이 음정을 맞추는 것이 보통이다. 일반적으론 선생님이 기준 음을 불어주고 학생들 보고 그 음정에 맞추게 할 수도 있으나, 그것은 개인 레슨을 할 때 둘이서 하나의 소리로 맞출 때의 이야기이고, 가장 좋은 방법은 악기를 연주하는 당사자들 중에서 같은 음정을 냈을 때 악기를 다 꽂은 상태에서 기장 낮은 피치를 내는 사람에게 모두 맞춰주는 것이다. 왜냐하면 리코더는 오케스트라 악기와는 달리, 악기를 다 꽂았을 때에 a=440 의 피치가 나도록 제작된 것이 많기 때문이고, 악기에 따라서는 약간의 음정의 오차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다 꽂아도 피치가 a=440 보다 아주 조금 낮은 경우(a=437 이나 438 정도)도 꽤 되어서 더 이상 꽂지 못하는 악기는 소리를 높게 조율하지 못하므로, 다른 높은 피치를 가진 악기를 가진 사람들이 피치가 낮은 악기의 소리에 음정을 맞춰줘야 한다.
여러 명이 한꺼번에 음정을 맞추면 조율을 하기 힘이 드므로 기준 음을 내는 사람이 각 사람들과 한번씩 다 일일이 음정을 불어주고 맞추어 줘야 정확하니 음정 맞추기가 가능해진다. (지도 교사가 기준 음을 내는 아이에게 불어보게 시키고 또 그 기준 음에 음정을 맞추는 학생들에게 음을 불어보게 해서 음을 맞추는 학생의 리코더 음정이 기준음보다 높으면 악기 윗 관을 좀 뽑으라고 해야 하고 낮다면 꼽으라고 해야 한다. 처음엔 수업시간의 반을 조율하는 데 시간을 많이 쓰게 될지도 모르지만 계속해서 매 수업시간마다 수업 시작 전에 아이들에게 시키면 나중엔 수업 시작하기 전에 아이들끼리 조율을 미리 마치고 나서 수업 시작 후엔 선생님 앞에서는 확인 차 마지막으로 튜닝을 하면 된다. ) 그리고 음정을 맞춘 사람들끼리도 여러 그룹을 지어서 각 그룹끼리도 음정을 맞추면서 최종적인 조율을 하면 음정 맞추기는 끝난다.
(3) 조율을 잘 하기 위한 주의사항들
* 악기의 윗 관을 미리 따뜻하게 해 놓는다.
조율을 하기 전에 악기 윗 관을 따뜻하게 해 놓아야 한다. 왜냐하면 연주 중에는 악기의 온도가 입김의 온도로 인해서 올라가므로 악기의 피치 또한 높아지게 되니까 조율을 할 때 악기의 윗 관이 따뜻한 상태라야 실제 연주 시와 비슷한 조건에서 음정을 맞추는 것이 되므로 악기를 꺼내서 불기 전에는 항상 윗 관을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의 겨드랑이 사이에 끼워서 체온으로 악기를 따뜻하게 만들거나 아니면 라비움 위에 오른손 검지 손가락을 살짝 대고 바람을 세게 불어서 입김을 미리 여러 번 불어넣어서 피치를 올려놓아도 된다. 필자도 연주 하기 전에 피아노 또는 다른 악기들과 튜닝할 때 음정이 너무 낮으면 라비움에 더운 입김을 세게 불어넣는 방법으로 악기의 온도를 높여서 음정을 맞추는 경우도 많다. 가장 좋은 방법은 연주 전에는 미리부터 아예 악기케이스에서 윗 관을 빼내서 따로 옷의 안주머니에 넣어 놓고 미리 체온과 비슷한 온도로 올려놓으면 편하고 또 튜닝 할 때 음정을 쉽게 맞출 수 있다. 악기를 충분히 덥히지 않은 상태에서 악기를 연주하게 되면 악기 속과 악기 밖의 온도차이 때문에 수분이 악기에 빨리 차서 깨끗한 소리를 잘 내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 조율 중엔 항상 같은 세기의 여린 호흡을 내야 한다.
또 한가지는 조율(튜닝) 중에는 항상 같은 호흡(여린 호흡)을 내야 한다는 점이다. 호흡을 너무 세게 내면 음정이 너무 올라가 버리고 예쁜 악기소리가 안 난다. 아이들에게 복식호흡을 시켜야 하는데, 막연히 배로 하는 호흡이라고 얘기하면 아이들이 이해하기 힘이 들으므로 입김을 불 때처럼 따뜻한 바람을 낼 때 사용하는 여리면서도 깊은 호흡이라고 말해주면 아이들이 이해하고 리코더 소리를 내기가 더 쉬워진다. 그리고 실제로 리코더 연주를 하게 될 때 내야 할 호흡을 조율 시에도 내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조율을 하고 나서 곡을 연주할 때 정확히 조율된 음정을 일정한 호흡으로 계속 유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2. 교실에서 처음으로 배우는 리코더
지도 교사의 의견을 듣고 리코더를 다 함께 구입한 후, 그 다음 단계는 아이들이 구입한 리코더를 가지고 음악수업에 참석하면서부터 이다.
우선, 음악시간이나 교사가 특별히 마련한 교사 재량시간에 리코더를 가지고 처음 수업을 하게 되었을 때, 절대로 한꺼번에 많은 음을 가르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바로 앞의 장에서 이야기한 조율문제는 아이들이 처음 배울 때는 아직 해당이 안되지만 음을 하나씩 배울 때마다 새로 배우는 음이나 이미 배워서 소리를 잘 낼 수 있는 음을 가지고 조율을 해도 무방하다.)
1) 악기 구멍 막기
일반적으로 초등학교 3학년의 음악 교과서에는 낮은 도부터 한 옥타브 넘어서 나오는 ‘레’ 음까지 먼저 배우도록 한꺼번에 너무나 많은 음들이 나온다. 물론 3학년 어린이들에게는 동시에 여러 음들을 배우는 것이 아주 어렵진 않겠지만, 리코더란 악기를 처음으로 잡아보는 1학년 학생들에겐 리코더의 구멍 한 개를 막는 것 조차도 쉬운 일이 아니다. 필자의 경험으로 비추어 보면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을 가르칠 때 아이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부분이 악기 소리를 내는 것보다 악기의 구멍을 정확하게 막는 것이었다.
1학년 어린이의 손가락은 매우 가늘고 작아서 구멍 하나를 막더라도 상당한 노력과 집중력을 어른이 리코더 구멍을 손가락으로 막는 것보다 생각 밖으로 더 힘있게 손가락에 힘을 줘서 구멍을 막아야 한다. 따라서 저학년일 경우에는 맨 처음에 제일 기본적인 음을 한음부터 시작해서 서서히 한음씩 더 늘려가면서 첫 1년 정도는 차근차근히 최대 5음 정도까지만 배우도록 하면서 5음 음계의 단순한 음악을 많이 익히도록 하면 좋다. 이때의 5음 음계란 우리나라 전통 음계인 5음(Pentatonic scale - 펜타토닉 음계)을 가지고 하는 레, 미, 솔, 라, 시 의 음계로 해도 좋고, 또는 왼손만을 가지고 움직이는 운지인 솔, 라, 시, 도, 레 의 5음만을 가지고 아이들과 함께 음악을 새로 만들기도 하고 또 아이들이 많이 알고 있는 일반 노래들 (동요나 외국 민요 멜로디 등등)에서 찾기도 해서 리코더를 처음 배우는 아이들과 함께 음악을 즐기면서 익혀야 할 것이다.
첫댓글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아동지도에 많은 참고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