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경(호 심산)이 일찍이 어릴 때로부터
성문에 참여하였더니 어느 날 도성사부님께서 한가로이 계실 새 내가 또한 모시어 앉아 있더니 사부님께서 하문하시기를 “네 도가 있음을 아느냐?”여쭈어 말하기를 “물 뿌리고 쓸며 응하고 대답하며 읍하고 사양하며 나가고 물러가는 절차와 어버이를 사랑하고 어른을 공경하며 스승을 높이고 친구를 친하는 도가 이것을 가히 도라 말 하나이까?”사부님께서 말씀하시기를 “그런즉 네가 어버이를 사랑하는 도를 말하여 볼지니라.”여쭈어 말하기를 일찍이 사부님께 듣자오니 어버이 사랑하는 도를 일러 효라 하는지라.
무릇 효라는 것은 만 가지 선함의 머리요,백가지 행실의 근본이 된다 하신지라. 취침시에 이불을 정하여 드리고 새벽에 춥고 더움을 보살펴 드리며 아침에 문안하고 저녁에 배례하며 부모께서 옷이 없으시거든 나의 옷을 생각지 말고 부모께서 잡수시지 않으시어거든 나의 밥을 생각지 말며 앉아 물으신즉 앉아 대답하고 누워 말씀하신즉 구부리어 들으며 나의 터럭과 피부에 조금도 상함이 없게 하고 투쟁 잡기를 자랑하지 말며 항상 좌우에 모시여서 심령을 편이하여 드림이 이것이 어버이를 사랑하는 도가 아니나이까?” 하니 사부님께서 손을 만져 주시며 말씀하시기를 “어리지만 가상하도다! 너의 말이 옳으니라”하시니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