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수~!
이번 07년 2월 YKA 등산은 참석 인원이 너무나 많아서 참 재미있었습니다.
예약된 28명 중 고미향 단우만 참석을 못 하게 되었을 뿐 참석율이 참 좋았습니다.
1. 일시 : 2007년 2월 4일(일) 06:30 ~ 21:50
2. 장소 : 강원도 대관령/선자령
3. 집합장소 : 대구 수성구 황금동 어린이회관 앞 주차장(주차요금 하루 이천 원)
4. 준비물 : 점심 도시락, 방한복, 등산화(물 안 새는 것), 아이젠, 장갑, 모자,
마스크, 지팡이, 비료 포대. 20분 가량의 얘깃거리
5. 회비 : 20,000원
6. 일정 :
- <06:30 ; 어린이 회관앞 집합 후 버스로 출발>
정말 신기하게도 27명이라는 참석인원 중 단 두 분만 빼고 모두 30분까지 집합하였습니다.
제가 몇 번의 행사를 보아 왔지만 이렇게 시간을 지킨 적은 정말로 별로 없었거든요.
단 두 분도 오늘 있을 시산제에서 쓸 팥시루떡과 송편을 찾으러 방앗간을 들렀기 때문입니다.
부탁한 것도 아닌데 손수 떡을 준비하시고, 나누어 주시고, 협찬까지 하신 분은 바로 류광희/이영숙 단우님이십니다.
덕분에 우리는 가고 오면서 떡을 마음껏 먹을 수 있었습니다.
- < 07:50 ; 안동 휴게소에서 아침식사(각자 해결)>
아침 식사도 떡으로 대부분 해결했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각자 집에서 해결하고 왔기 때문입니다.
단지 커피 드시는 분과 우동을 사 드시는 분이 몇 분 계셨습니다.
아마 김상경 가족하고 박병전 단우님 내외께서 우동을 사 드시는 것 같았습니다.
- <08:10 ; 다시 출발>
아침을 간단히 해결하고 다시 출발하려는데 김영태 단우님은 버스를 못 찾아 한참이나 헤매시더군요.
저한테 버스 찾는 전화가 몇 번이나 왔으니까요.
이 또한 우리 버스가 안내 문구를 안 붙였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즉석에서 <대구 흥사단>이라고 떡하니 버스 앞 유리창에 붙였습니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부터는 이제부터가 시작이었습니다.
먼저 오늘 재미있게 진행하기 위해 미국 <NASA>로부터 입수한 <인생 재미있게 사는 법>이란 수수께끼 책을 가지고, 문제를 내고 답을 맞히는 분은 선물 타가기를 했지요.
물론 가장 열심히 참석하고, 정답을 많이 맞춘 차현구 단우님과 신정식 단우님이 선물을 많이 받아 가신 것 같습니다.
물론 혼자 다 가지고 갈 수는 없겠지요?
옆에서 지켜보고 계시는 분이 얼마나 많은데요.
쵸콜릿과 오징어포는 나누어 먹고 팬티는 쟁탈전을 했겠죠 뭐.
선물을 보면 누구나 속이 뒤집어진다니깐요.
그리고 우리 아들 다래가 준비해 준 자료를 바탕으로 <환경변화와 기상이변 : 눈, 눈, 눈>에 대해 공부하면서
지구가 망하면 화성에 가서 사는 방법에 대해서도 공부했습니다.
무엇보다 더 중요한 것은 노진화 단우가 십수 년 동안이나 공부한 <시>에 대해 감상했다는 겁니다.
모두 다섯 편이었는데요, 그 중 정현종님의 <좋은 풍경>은 정말 센세이셔널한 내용이었습니다.
<늦겨울 눈 오는 날
날은 푸근하고 눈은 부드러워
새살인 듯 덮인 숲 속으로
남녀 발자국 한 쌍이 올라가더니
골짜기에 온통 입김을 풀어 놓으며
밤나무에 기대서 그짓을 하는 바람에
예년보다 빨리 온 올 봄 그 밤나무는
여러 날 피울 꽃을 얼떨결에
한나절에 다 피워놓고 서 있었습니다.>
먼저 지정된 단우가 돌아가면서 시를 낭송하면 노진화 단우가 그 시에 대해 해설을 해 주는 방식이었습니다.
저는 이렇게 멋지고 의미있는 시간을 가져 보기는 정말이지 오랫만이었습니다.
특히 차현구 단우님의 시 낭송하는 목소리는 옛날 방송반 하셨다는 것이 거짓말이 아니었구나 하고 느끼기에 충분했습니다.
이런 시간을 준비해 준 노진화 군에게 저는 정말 고마워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관령 주차장까지 가는 길에 노래도 하고
각자 20분씩 할당된 개인 발표 시간을 충분히 사용하면서, 어릴적 여학생한테 선물 받고 떨렸다는 얘기와
여학생 보는 데서 개가 내복을 물어 벗기는 바람에 부끄러웠다는 얘기 등 에피소드와 노래로
시간을 보내다보니 정신없이 대관령 주차장까지 온 것 같습니다.
- <10:58 ; 대관령 휴게소 도착 후 산행 시작>
대관령 휴게소에 도착하니 벌써 주차장은 꽉 메워져 있고 사람들은 떼거리로 모여서
산행장비 챙기느라 분주했습니다.
우리도 예외는 아니었죠.
윤경희 단우님은 왼쪽 신발 바닥이 나가 떨어져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만
운전기사의 임기응변식 대응과 아이젠을 통한 보충작업으로 무사히 산행을 마칠 수가 있었습니다.
고무신 같은 운동화를 신고 오신 오영윤 단우님은 제일 일등으로 선자령 정상까지 갔다고 대구 도착할 때까지 자랑을 하셨습니다.
이 날 보니까 모두들 단단히들 준비하셨는지 새 등산화와 새 등산복이 많았습니다.
날씨가 우리를 도와 준 것인지, 아니면 춥지 않아서 재미가 덜 했는지는 몰라도 그렇게도 매섭다던 칼바람은 별로 세지 않았습니다.
그저 풍력 발전소를 돌릴 정도의 바람만 있었습니다.
한짐이나 되는 카메라를 메고 가셨던 박영주 벙개회장님은 이 장면을 사진으로 담기에는 카메라 아깝다고 하시면서 그저 한두 컷밖에 찍지를 않더군요.
출발할 때는 나뭇가지마다 눈이 매달려 있고 칼바람이 불고 눈이 내리고 하는 장면을 상상하고 갔는데 그것이 아니어서 쬐께 실망하신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전 후회 안 합니다.
산을 오르내리며 이렇게 많은 눈을 밟고 다녀본 적은 처음이니까요.
등산로를 조금만 벗어나면 한 길이나 될 만큼 쌓인 눈을 밟으며 산행을 한다는 것이 어디 그리 쉬운 일인가요뭐.
대충 눈으로 봐도 30여 기나 되어 보이는 커다란 풍력발전소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볼 일이 또 있겠습니까 어디.
그리고 수천 명이나 되는 등산객이 줄을 서서 백두대간의 핵심을 걸어보는 것이 흔한 일이겠습니까 어디.
- <13:30 ; 선자령 도착 후 중식(각자 도시락으로 해결)>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정상에 올라서는 추운 바람을 겨우 피해 가면서 점심을 후딱 먹었습니다.
일부러 계란찜을 싸 와서 저에게 주신 김종탁 단우님 때문에 전 따뜻하게 밥을 먹었습니다.
먹다가 보니까 주위에 그렇게도 많던 등산객이 어느새 내려가 버리고 몇몇 안 남아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시산제를 지냈습니다.
떡 본 김에 제사지내는 것이 아니고 일부러 준비를 해 간 것입니다.
누가 준비했냐고요?
류광희 단우님 내외께서 준비했습니다.
즉석에서 오영윤 단우님이 진행을 맡으시고, 절차 대로 할 것은 다 했죠.
특히 류광희 단우님은 제 이름을 거론하시면서 축문을 읽으실 때는 가슴이 울컥했습니다.
대구흥사단 YKA등반대와 그 가족의 건강을 빌었겠죠.
- <14:30 ; 하산 시작>
내려오면서 단체 사진도 찍고 개인 사진도 찍고, 눈 위에서 누워서도 찍고 앉아서도 찍고 폼을 한껏 잡아서 찍기도 하고, 또한 길 옆으로 빠져서는 눈 위에다 소변도 봤습니다. 히히.
별 이야기를 다 하죠?
- <16:42 ; 하산 완료 후 대구로 출발>
버스에서 그냥 잤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자 둬야 잠시 후부터는 미리 준비해 간 노래를 본격적으로 부를 수가 있거든요.
영동고속도로가 막히는 관계로 원주로 가지 못 하고 국도를 통해 꼬불꼬불 달려 온 후 동강휴게소에서 잠시 쉬었습니다.
그 때까지 대부분 잘 주무시더군요.
잠시 후 북단양 IC에서 중앙고속도로를 타게 되어 있었습니다.
동강휴게소에서 모두들 잠을 깨워서부터는 그야말로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준비해간 노래 테이프가 뽕짝에서부터 7080, 신곡, 굿거리장단 등 네 개나 되었는데 너무 재미있었는지 다 섭렵할 뻔했습니다.
산행하면서 힘을 다 뺐을 텐데도 한잠 자고 일어나더니 모두들 생기가 막 돌았습니다.
버스 휴게소에서도 계속 노래합니다.
내릴 생각을 안 하고요.
이런 일은 정말로 오랜만이었습니다.
이제 서서히 대구흥사단이 일어나고 있다는 증거이겠지요.
힘이 넘치면 안 되는 일이 뭐 있겠습니까?
너무 재미있는 시간이어서 구구절절이 다 못 적겠습니다.
리플이나 신나게 달아 주세요.
- <18:30 ; 안동 휴게소에서 석식(회비로 충당)>
메뉴는 다양했지만 밥 사 먹는 것이 거의 전쟁 수준이어서 그냥 쇠고기국밥으로 통일했습니다.
일부 단우님은 불편했지만 양해 바랍니다.
처음엔 맛있는 안동간고등어 정식으로 하려고 했는데 우리 뜻대로 안 되더군요.
물론 사람이 너무 많아서요.
밥이라도 사 먹을 수 있었던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할 겁니다. 히히
- < 21:50 ; 대구 도착 후 해산>
시간이 많이 늦은 관계로 윤회악수도 안 하고 그냥 헤어지기로 했습니다.
일찍 가야 낼 또 일을 하지요.
오늘 정말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아쉬움도 있지만 일부러 좀 남겨 뒀습니다.
그래야 다음이 기대되고 더 잘 하게 되거든요.
다음 산행부터는 더 많은 분들이 참여하길 기대해 봅니다.
7. 주제 : <환경 변화와 기상 이변 : 눈, 눈, 눈!>
8. 참석자 명단(총 27명)
금우동, 박병전*2, 김용준, 차현구, 이종주, 김상경, 노진화, 신정식, 오영윤
류광희, 이영숙, 김지욱, 장윤자, 김윤옥*2, 최재원, 윤춘기, 류경순*2, 김종탁,
윤경희, 박영주, 김영태, 임성영*2, 김상경 자제2명 등
9. 협찬
류광희/이영숙 단우 : 팥시루떡 두 되, 송편 두 되
임성영 : 소주 5명(종류 모름)
김영태 : 맥주 6캔(종류 모름)
김지욱 : 음료수 두 박스, 과자 한 박스
10. 쓰고 남은 돈
수입 : 560,000 (회비2만*28)
지출 : 1,074,740 (소주:16,340 귤: 23,000 노래책 : 67,000 석식 : 140,000 관광버스 : 600,000 선물 : 198,400 기사팁 : 30,000)
잔액 : -514,740 (전월이월:775,400)
잔액누계 : +260,660
등산 대장 멋진욱(011-530-1479) 배상.
첫댓글 같이 가지 못했지만 동행한것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재미있게 , 상세하게 소개를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대단하십니다. 지난주 결혼전부터 겨울에 한번 가고싶었던 태백산에 가서 눈을 마음껏 보고와서 선자령의 모습도 상상할 수 있었습니다. 모두들 건강하게 잘다녀오신것같아 반갑네요 .*^ ^*
세실리아 씨. 이제 흥사단 가족이 다 된 것 같습니다. 이제 가족이 되었으니 자주 뵙시당. 좋은 이야기 올려 주세요. 병원 이야기도 괜찮고 요.ㅎㅎ
멋진욱 다운 기획으로,모두들 추억을 만들어 주어 감사하고요.따뜻한 마음을 가진 모든분 들이,더욱더 신나게 건강하게 잘 지내시길 바랍니다.모두들 수고 하셨습니다.
참여해 주신 분들 모두 장거리 여행에 수고 많으셨습니다. 여행의 기쁨이 함께 하는 것 아니던가요? 저도 좋았습니다.
보소, 등산대장요, 이라고도 회사, 일상 생활 지대로 잘 하능교???? 하이고마 자세하게도 적었네. 이 열정을 그 동안 우예 가슴에 묻어두고 있었노??? 그저 그저 고맙고 놀라바서 혀를 내두르고 있구마.
등산대장 멋진 욱 김지욱 단우는 이땅에 대구 흥사단 YKA 등산대장 하려고 민족적 사명감 띄고 온것 같소이다. 멋진 욱의 명칭이 저절로 다 나오네. 본래 이 만큼 식이나 등반 준비하고 후기까지 올려 줄라 하며는 그 10배의 노력과 정성이 있어야 할 터인네...... 자랑 스러운 우리 후배 단우님 고맙소이다. 우리는 그덕에 호강합니다.
와우! 성실함의 극치입니다. 즐거운 시간들을 마련해주느라 수고 몽땅 했습니다. 이로써 역사는 쌓여가고 추억도 넘쳐납니다. 복 많이 받으세여.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