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 ‘반달 송편’의 유래
우리는 추석에 송편을 만들어 먹는데 왜 송편은 반달 모양일까요?
‘한가위’는 ‘음력 8월의 한가운데 있는 큰 날’이란 뜻의 순우리말입니다. ‘한’은 ‘크다’란 뜻이고 ‘가위’는 ‘가을의 한가운데’ 또는 ‘8월의 한가운데’를 의미합니다.
추석을 한자로 ‘가배(嘉俳)’라고도 합니다. ‘가배’는 순우리말인 ‘가위’를 한자의 음과 뜻을 빌려 우리말로 적었던 이두식 표기입니다. ‘가배’의 어원은 가운데라는 뜻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가배’는 가을의 가운데 달인 8월, 그중에서도 가운데 날인 보름에 해당되는 추석을 의미합니다.
‘중추절(仲秋節)’은 한자 뜻 그대로 가을의 중간 달입니다. 가을은 음력으로 7월, 8월, 9월 3개월 동안을 이릅니다. 여기에서 ‘중추’는 가을 3개월 중 가운데 달인 8월이고, '절'은 음력 8월을 부르는 말 가운데 하나입니다. 한국세시풍속사전에 의하면 중국에서는 추석을 중추(中秋), 월석(月夕)이라 했는데 ‘예기’에 나오는 조춘일(朝春日), 추석월(秋夕月)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추석날 밤 달빛이 가장 좋다고 하여 ‘월석’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신라 중엽 이후 한자가 성행하게 된 뒤 중국인이 사용하던 ‘중추’니 ‘월석’이니 하는 말을 합해서 축약하여 ‘추석(秋夕)’이라고 했다는 설이 있습니다.
결국 ‘한가위’ ‘가배’ ‘중추절’ 는 모두 ‘가을의 가운데 날’을 의미하는 ‘추석’과 같은 말입니다.
추석에 만들어 먹는 대표적 음식은 송편입니다. ‘송편’은 원래 ‘송병(松餠)’이었습니다. 소나무 ‘송(松)’자에 ‘떡 병(餠)’자를 씁니다. 즉 ‘송병’이 세월이 흐름에 따라 ‘송편’으로 발음이 바뀐 것입니다.
송편은 멥쌀가루를 반죽하여 풋콩, 깨, 밤 같은 소를 넣어 반달 모양으로 빚어서 시루에 솔잎을 넣어 함께 찐 떡입니다. 송편은 안에 들어가는 소가 지방마다 다릅니다. 강원도에서는 감자송편 · 도토리송편, 충청도 지방에서는 호박송편을 주로 해먹고, 전라도 지방에서는 꽃나무 잎으로 송편을 만들기도 하는데 유명한 송편은 모시송편이고, 경상도 지방에서는 송편 안에 꿀을 넣기도 한답니다.
추석 때 중국인이 먹는 월병(月餠)이나 일본의 쓰키미단고(月見團子)는 달을 닮았는데 송편은 왜 반달 모양일까요?
삼국시대 백제 의자왕 때 얘기입니다. 궁궐 안 땅속에서 거북등이 올라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거북이 등에,
“백제는 만월이요. 신라는 반달”
이라고 쓰여 있더랍니다.
만월((滿月)은 보름달을 의미합니다. 이 글귀의 내용이 궁금해 어느 학식이 많은 사람에게 가서 물었답니다. 학자는
“만월인 백제의 의자왕은 둥그렇게 둥근달이 환하게 뜨니까 이제부터는 서서히 기울기 시작하고, 신라는 반달이기 때문에 앞으로 차차 커져서 만월이 되므로 승승장구하는 역사는 신라 쪽에 있을 것”
이라고 했답니다. 그러고 나서 바로 신라가 삼국을 통일했습니다.
이때부터 반달 모양의 송편을 먹으면 전쟁터에 나가서도 승리를 하고, 가정에서도 화목하고, 모든 일이 잘된다고 믿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송편의 모양이 둥근 모양이 아닌 반달 모양이 된 것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