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두더지는
사진을 참 좋아합니다.
음... 사실은 사진보다는 카메라를 더 좋아하는군요. ^^
아시다시피 캐논, 니콘, 소니, 펜탁스 등 세계의 카메라시장을 호령하는
메이커들은 전부 일본이 고향입니다.
요즘은 우리 삼성도 굉장히 선전을 하면서 컴팩트 카메라 시장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있지요.
낭만두더지가 활동하는
사진동호회에 가끔 올라오는 질문이 있습니다.
일본에가서 DSLR이랑 렌즈랑 사려고 하는데 한국보다 쌀까요
라는 질문입니다.
DSLR이란건.. 그 시커멓고 렌즈를 막 바꾸어낄수 있는
렌즈교환식 일안 리플렉스 디지털 카메라를 말합니다.
저 질문에 대해 낭만두더지는 거의
신품은 남대문보다 비싸지만, 중고를 잘 찾아보면 무척 싼 것이 있다.
라고 답합니다.
카메라가 귀하고 국내 유통이 잘 정리되지 않았던 10년전쯤에는
도쿄가서 렌즈 서너개 사다가 다시 국내에서 팔면
여행경비 정도는 쉽게 뺄 수 있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 뒤 엔화가 무지막지하게 오르고(13배까지)
DSLR 시장이 커지면서 남대문을 중심으로 공식 비공식 수입상이 늘어남에 따라
일본과 한국의 카메라 가격차이는 거의 없어졌지요.
자~ 그래도 싸긴 쌉니다.
그럼.. 도쿄 어딜 가야 카메라랑 전자제품을 싸게 살 수 있을까요?
한번 따라와보실래요?
먼저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대표적인 도쿄시내 JR 초록색 야마노테센을 타고
어디로 갈까요?
네, 아키하바라로 갑니다. 뭐 두말할 필요 없습니다.
전자제품 = 아키하바라의 공식은 몇십년 넘게 이어져 오고 있으니까요.
참 친절도 하셔라.
한국 관광객의 필수코스여서인지
저렇게 전기상점가 출구를 한국말로 안내하고 있습니다.
헤맬 이유 전혀 없습니다.
아키하바라의 대략적인 분위기는 이렇습니다.
저런 건물들이 대부분 1층부터 5층까지 품목을 나누어서
전자제품과 시계, 카메라를 팔지요.
또 다른 건물은 애니메이션 관련 피규어나 CD DVD만 파는 곳도 있습니다.
여기서 눈여겨 보아야할 곳은 저기 바로 소프마푸(소프트맵 Softmap)입니다.
아키하바라에 저 소프트맵 매장이 20여개가 있습니다.
모두 테마가 있고, 각 매장마다 인근매장 표시가 되어 있어서
소프트맵 매장만 구경하고 다녀도 한나절은 훌떡입니다.
빙고!
첫번째 아이템 발견.
카메라는 아닌데, 요즘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닌텐도 DSL입니다.
중고 본체 가격이 8천엔.
당시 환율이 8배였으니, 6만4천원입니다.
닌텐도 DS는 지금 국내 중고장터 시세로 본체만 10만원 정도 합니다.
약 4-5군데의 소프트맵 매장 탐험 후
조금 지쳐서 마지막으로 들른 아주 허름한 매장.
중고디지털, 모바일 전문점이라고 표시되어 있군요.
빙고! 두번째 아이템 발견!
망원 줌 렌즈가 없었던 낭만두더지가 찾던 물건이 바로 이거.
니콘 AF 80-200mm 2.8 구형 직진식 렌즈.
환상의 화질을 보여주는, 예전엔 꽤 날리던 명품렌즈 입니다.
지금 국내 장터 중고 거래 가격이 40만원 선입니다.
3만8천800엔에서 흥정을 조금 했습니다. 뭐 나 한국인이고 포인트도 필요없고
소비세도 낼 이유도 없고 어쩌고 하면서 떼를 썼더니
3만6천엔에 가져가랍니다. 그래서 샀습니다.(당시 환율로 하면 29만원정도)
렌즈에 먼지 없고 깨끗합니다.
이 글 맨 처음에 나온 사진이
그 유명한 요도바시 카메라입니다.
일본에는 비꾸카메라, 요도바시카메라, 사쿠라야 등
우리나라로 치면 하이마트 비슷한 전자제품 양판점들이 엄청 크게 있습니다.
대도시마다 다 있고요.
낭만두더지는 솔직히 이 곳들은 비추천입니다. 그냥 눈요기만 하고 오시는게 좋습니다.
포인트 제도라서 구매금액의 10~15% 정도를 포인트로 모아주는데
이게 별로 여행객들한테는 맞지 않습니다.
또, 대부분 신품을 취급하기 때문에 우리나라 남대문보다 가격적인 메리트가 전혀 없습니다.
^^ 결정적으로 모든 물건이 한국내 AS가 안되는 내수거든요.
자~
이제부터 잘 알려지지 않은 낭만두더지 만의 비밀 던전으로 가볼까 합니다.
(사실 DSLR 애호가들에게는 꽤 알려진 곳입니다)
JR 나카노역이라고 있습니다.
동계올림픽이 열린 나가노랑은 전혀 상관없는 곳입니다.
위에 보이는 전차가 주황색이니 주오센인가?
아무튼 신주쿠에서 3정거장인가 무척 가까운 곳입니다.
여기 북쪽출구로 나오시면
KFC가 있는 골목이 보입니다.
저 KFC와 NOVA 사잇 골목으로 좀 걸어 올라가다가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자라잔~!
요깁니다. 바로. 후지야카메라.
4년전쯤 돈 한푼 안들고와서 와 싸다 와 싸다 감탄사만 연발하고
발길을 돌려야했던 이 곳.
낭만두더지가 다녀본 카메라숍 중에서 중고 DSLR을 가장 싸게 파는 곳입니다.
내부는 이렇게 차분하게 되어 있습니다.
각종 렌즈들 신품가가 나름 일본최저가를 지향하면서 전시되어있고
정말 눈길이 가는건 중고 코너입니다.
아..........................
이....... 추억의 카메라.....................!!!
낭만두더지가 33세의 나이로 여행박사 신입직원으로 문을 두드렸을때
가지고 있던 후지필름의 S1Pro라는 명품(?) 카메라입니다.
330만화소 밖에 안되지만, 전설의 벨비아 모드라는 H-H-H 모드를 사용해서
당시 여행박사 내 여행사진의 일대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던..........
(음.. 너무 자뻑이 심하군요. 하지만 뭐 당시 DSLR 쓰는건 저 혼자였습니다.
요즘은 정말 사진 잘 찍는 동료들이 너무너무너무 많습니다)
출시당시 판매가가 200만원이 넘었던 저 카메라가 단돈 2만1천엔!입니다.
당시 환율로치면 16만8천원이라는 진짜 컴팩트 카메라값밖에 안되는 가격입니다.
결국 질렀습니다. ^^
국내 장터 중고 거래가는 20만~25만원 선에 거래되는 녀석입니다.
속칭 아빠번들이라고 얘기하는
AF 18-70 3.5-4.5 렌즈도 2만1천엔.
지금 토모군이 잘 쓰고 있는 다재다능한 렌즈입니다.
후지야 카메라의 중고가격은
국내 장터 시세의 70~80% 선인듯 합니다.
물론 워낙 렌즈와 카메라 종류가 많아서
본인이 딱 원하는 아이템을 고르고 시장조사를 미리 좀 하고 가야
제대로 싸게 살수 있겠지요.
일본에서 카메라 싸게 사는 법!
한번 정리해보겠습니다.
1. 요도바시나 비꾸, 사쿠라야 등의 대형 양판점은 포인트로 운영되고 신품위주판매라 비추천
2. 신품역시 서울 남대문이 훨씬 싼 경우가 많으므로 비추천
3. 건질 것은 중고, 아키하바라의 소프트맵이나 나카노의 후지야 카메라 추천
4. 특정한 아이템을 염두에 두고 사냥에 나설 것. 잘못하면 엄한 아이템을 줏을수도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