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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숭리와 함께 떠난는 전남 진도 쌍계사 산사 음악회 숨은 이야기들. ------ 문숭리
산사 음악회가 끝나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관중들이 돌아간 산사에는 정적이 감돌기 시작하고 있었다. 필자가 젊은 시절 산사에서 행정고시를 준비하던 날에 절에서 많은 나날을 보낸적이 있어서 절에서의 스님들의 일상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스님들을 제외하고 말이다.
산사에서는 특별한 일이 없는한 저녁 공양이 끝나면 잠자리에 들게 되어 있다. 저녁 예불이 계절에 관계없이 오후 6시를 전후하여 30여분 하고 나면 바로 세면을 하고 저녁식사를 한다. 그러면 대략 7시반에서 8시 전후가 된다. 그리고 주지스님일지라도 오후 9시가 되면 불을 끄게 되어 있는 것이 상례이다. 군대보다 1시간 이르게 잠을 청하게 되어 있다. 그 이유는 다음날 오전 3시를 전후하여 일어나 기독교 보다 1시간이나 2시간 정도 이르게 날이 새기전에 새벽 예불을 드리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오후 10시가 넘었가고 있는 것은 산사에서 이날 만큼은 규율이 허물어진 셈이다. 특별한 날이니까. 그래서 이유없이 산사에서는 정숙하게 밤을 보내야 하기에 세상적인 공식적인 뒤풀이가 없는 것이다.
이미 뒷풀이 형식으로 음악회 중간에 무슨 국물을 관중들에게 한 대접씩 공양을 하고 있었다.
하모사랑 회원 여자 세분은 그것을 맛있게 드시고 있는 사진이 있었다.- 생략-
그래서 일단 하모사랑 팀도 경내 뒷편에 자리잡은 산방으로 자리를 옮겨 쥐죽은 듯이 행사 마무리가 되기를 기다려야 했다.
12시가 다 되어갈 무렵 공중그네라는 닉네임의 하모사랑 회원이자 이날 행사 총진행자이자 사회자가 특별히 하모사랑팀을 별도로 찻집으로 모셔갔다.
이미 남아있는 사람들이라고는 사찰 식구들돠 하모사랑팀이었지만 말이다.
그는 손수 녹차를 준비하여 다도로 하모사랑 회원님들을 대접을 했다. 여자 보살이 없었기에 그 회원이 보살 노릇까지 해야 하는 날이었다.
녹차의 일종인데 대~라고 하는데 정확한 이름을 모르겠습니다요. 찻잔이 다른 용도로 쓰자면 위스키 잔이나 소주잔으로 쓰기에 아주 크기가 비슷하다. 갑자가 술 생각이 난다고요~
누가 알아요, 여자 회원들이 주무시러 가면 주지스님이 직접 가지고 나오실지도... ㅎㅎㅎ 그저 맥물 먹는 기분이 차를 마시는 일이다. 그것도 고상한 척 하면서 말이다. 그것을 유식한 사람들은 다도(多道, 차를 마시는 예의)라고 하는데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삐삐엄마는 승용차에 삐삐가 혼자 외롭게 있는지라 삐삐에게 가시고 이 잠시 자리를 비웠답니다.)
새날이 되었습니다. 묵리촌장, 문숭리, 삐삐아빠와 더불어 공중그네가 부처님이 보시거나 말거나 공중그네 회원이 어디로 가더니만 숨겨두었던 곡차를 가지고 등장을 했습니다. 곡차가 뭐냐고요~ 저도 잘 모릅니다. 그런것이 있다고 하네요.
그리고는 대화가 이어졌습니다. 어떻게 산사에 묵리촌장님의 하모니카 연주를 초청하게 되었느냐고요?
댓글은 잘 달지는 않았지만 하모사랑 카페에 수 없이 들락거리던 날에 묵리촌장님 의 작은 연인들이라는 연주에 감명을 받는 순간 이 분이다 싶은 생각이 들었고 산사음악회에 초대를 결심하게 되었답니다.
과연 그런 것인가? 어디 묵리촌장님의 작은 연인들 이라는 하모니카 연주를 듣고 넘어가 봅시다.
(하모사랑 묵리촌장 전용실에서 인용했습니다)
어디 보자! 그러고 보니 공중그네가 청각이 별로 안 좋은것 같네요. 문숭리도 이 정도는 연주를 하는데 미처 안 올렸더니 그만 ... 선수를 빼앗긴 경우가 아닐까요? ㅎㅎㅎ
자타가 인정할만 하지요. 정말 연주에 관한한 문숭리가 하모사랑에서 서너 분은 인정합니다. 이가 다빠지고 입이 못 생겨 하모니카를 잘 불지는 못하지만 청각 하나는 수준급이라니깐요~ 그저 허소리를 해 본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로 시간이 흐르는 가운데 누군가가 스님복을 입었는데 머리가 길어서 스님도 아닌듯 싶고... 그렇다고 나이로 보아서 행자도 아닌듯 싶고. 그렇다고 관객이 이렇게 또 한 사람 남아서 산사에서 만취가 되어 부처님과 술 내기를 했을리도 없는데 누구실까?
그리고는 그의 손에는 둥근 병에 빨간 양주가 한번 들려 있었지요. 처음에는 위스키 인줄 알았는데 진도 특산물중에 하나인 홍주(빨간술, 혹은 붉은 술)로 약초로 만든 진도 위스키라고 하네요. 위스키가 대략 70도 정도인데 홍주는 대략 40도 정도~ 중국술 빼갈 정도인것 같았어요. 문숭리도 종교를 떠나 술은 조금씩 하는데 폭음이나 즐기지는 않습니다. 그저 잠이 잘 안오는 날에 수면제 대용으로 반컵을 먹을 정도 인데 한달에 소주 한병을 먹은 적이 별로 없습니다. 일년에 5병 정도는 저도 국가에 주세를 내기는 합니다만... 애국하는 심정으로 마시고 수면제보다 안전할 것 같아서요.
그의 손에 들려 있는 반병이 바닥나자 그 사람은 어디론가 사라지더니만 금방 포장되어 있는 박스에 들은 오리지날 새것으로 가지고 왔습니다.
아마 가격도 몇 만원은 할 듯 싶습니다. 진도 특산물이라고 하니 말입니다.
공중그네 회원으로부터 오늘 산사음악회를 위한 국화를 봄부터 지금까지 가꾸고 모양을 내고 설치까지 책임을 지고 1년 동안 국화와 생사 고락을 같이한 장본인라고 하네요. 그럼 이분의 신분이 무엇이냐? 본인의 입으로 승려첩을 가지고 있을 만큼 불교에 귀의한 목공예 작가이자 스님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파계를 한 신분으로 처사라는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답니다. 복잡하지요. 행자는 무엇이고, 처사는 무엇이고, 보살을 또 무엇인가 하면 말입니다.
보살은 스님들이 불법에 정진할 수 있도록 하는 경내에서 살림을 맡아서 하는 출가를 하지 않는 여자들을 보통 일컫는 말이고, 사찰내 식사를 책임지는 아줌마들 높여 부르는 말이기도 합니다.
행자는 스님이 되기 전에 수행과정에 있는 남자로 머리를 기른채 일정기간 동안 경내에서 잡무를 하는 사람을 보통 일컫는 말이고
처사는 그저 일반인이 경내에서 일시적으로 머무르면서 일을 도와주며 의식주를 신세지는 사람을 보통 일컫는 말입니다. 떠날때는 그날 주지스님에게 합장을 하고 말없이 떠날 수 있는 문숭리 같은 신분의 바람과 같은 존재입니다.
그는 자신이 머무르고 싶은 곳에서 어디든지 갈 수 있고 생과 사를 고민하지 않고 하루 하루를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가는 신분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왜? 금기로 되어있는 술로 남들은 잠을 자고 새벽에 예불을 드려야 하는데 취해 있을까요? 산사음악회를 오갔던 많은 중생들은 국화꽃이 보기가 좋다, 향기가 좋다고 했겠지요, 또한 절에서도 의식주를 일시나마 해결해 주었으니 그것으로 이 처사에게 할 도리를 다 했다고 했을 겁니다. 아무도 이 사람에게 스포트 라이트를 비치는 일이 없었을 겁니다. 산사음악회가 열리는 그 순간에도 오늘 산사음악회를 위해 국화전시를 위해 불철주야 1년이 넘게 준비했다는 이름모를 이 처사를 소개하는 일이 없었답니다. 문숭리가 알고 있는한.... 그 행사장에 어디엔가 서 있었을 것인데. 주지스님은 그렇다 할지라도. 사회자가 단 10초만이라도 그 이름을 불러주었어야 하지 않았을까요? 그러면 그는 그냥 꾸벅 1초간 인사를 하면 되는 일인데....다 부질없는 일이지만 말입니다.
허탈감이 그로 하여금 그 비싼 진도 홍주에 자신의 의식과 육신을 맡겨야 했다는 것을 문숭리는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이런 경우를 무식한 말로 동병상련이라는 표현을 한답니다. 한자로 표현해야 하는데 생략하렵니다. 너무 유식한 것이 문숭리의 가장 큰 병인데 용이 되지 못하고 이무기로 남아있고 지난 10년은 잠시나마 지렁이 신세로 세상을 살아갔던 날에 이무기로 다시 세상에 나와보니 아직 허물을 다 벗지 않아서 그런지 지렁이로 보인다고들 하네요. 하긴 지렁이 신세로 사는 것이 마음 고생하지 않고 지난 10년이 더 행복한 세월이었다는 생각이 들때도 많이 있습니다. 또한 그 처사를 그렇게 만들었던 이유가 간접적으로 그의 신세타령으로 새어 나오던 군요. 그래도 자신은 스스로 실력과 재능을 가추고 있는 목공예 작가인데 목고예 대전에 작품을 출시하던 날에 심사 기준이 실력이 아니라 학연, 지연, 혈연에 근거해서 등급이 정해지고 이미 작품을 제출하기전에 상급이 정해져 있더라고 하네요. 그림을 보지도 않고 그냥 어느 화백이라고 하면 무조건 대상을 주던 그런 날의 현실이 그 분야에도 존재했었나 봅니다. 그냥 비몽사몽간 들은 이야기니 문제는 삼지 말아 주기기 바랍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새벽 3시가 되어 공중그네 회원이 삼라만상과 중생들을 깨우는 새벽 타종을 책임을 졌던지 타종을 하고 온다고 하고는 한동안 몇 수십번의 종소리가 새벽을 알리고 있었습니다. 저녁에 치는 타종의 횟수와 아침에 치는 타종 횟수가 다릅니다. 아침에는 33번을 친다고 하나요? 그리고 저녁에는 28번인가? 저도 타종을 해 보기도 했는데 30년 전후 일이라 가물 가물 합니다. 33번은 확실한것 같아요. 그렇다는 것이기에 이 정도만 해도 너무 머리가 복잡해 지니까 그냥~
그 처사를 공중그네 회원이 거처로 모시고 잠시 뒤에 다시 산방으로 옮겨 묵리촌장님과 세분은 상경을 하고 아침 7시에는 삐삐아빠가 먼저 진도에 있는 이모집을 들린다고 해서 자리를 뜨고... 문숭리는 잠시 2시간 눈을 붙이고 삐삐아빠와 오후 일정으로 해남 땅끝을 향하여 하모니카 여행을 함께 떠났습니다.
대한민국 육지의 최남단에서의 삐삐아빠와의 몇 시간의 추억이 어린 하모니카 여행 이야기는 또 다시 글이 작성되는 대로 함께 나누겠습니다.
여기까지가 전남 진도 쌍계사 산사음악회에 참가했던 문숭리의 이야기 입니다.
흥미도 별로 없는 글을 5편이나 읽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그럼 전남 해남 땅끝에서 뵙겠습니다.
2009.11.11. 빼빼로 날에. 경남 진주 금산면 그린 PC방에서 이글을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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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홍주 묵고 종치면 소리 죽여 주겄는데요,,,,ㅎㅎ 농담이었읍니다. 지는 산사에서 술을 안먹어 봐서리 기회가 되면 한잔 먹고 십네요,,,,,
마누라 몰래 바람피는 스릴처럼 주지스님 몰래 먹는 술맛 .... 바로 그 맛이었답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