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농사 이야기(2013/08/10~08/30) 농부는 땅에 도덕(道德)도 함께 심어야 한다.

<table class="protectTable" id="protectTable" style="font-family: 굴림, gulim, tahoma, sans-serif; font-size: 12px; line-height: 1.6; width: 712px; border-collapse: collapse;"><tbody><tr style="line-height: 1.6;"><td style="font-family: 굴림, gulim, tahoma, sans-serif; font-size: 12px; text-align: center;">2013년 농사 이야기(2013/08/10~08/30) 농부는 땅에 도덕(道德)도 함께 심어야 한다.- 루돌프 슈타이너   </td></tr></tbody></table>8월로 접어들면 집에 닭이 잘 크는지, 아이들이 학교에 잘 가는지, 마누라의 불만이 무엇인지 알 도리가 없다.그저 아침에 일어나면 논밭에 나가는게 급선무다.잦은 비로 풀은 지들 세상을 맞이했고, 여기 저기 나는 풀을 게릴라처럼 옮겨 다니며 괭이나 손으로 매 주는게 일과의 전부다. 일단 손에 괭이를 쥐면 밭의 끝을 쳐다보면 안된다.밭의 넓이와 풀의 기세에 농부의 기가 꺽여버리기 때문이다.밭 맬 고랑만 쳐다보면 수월하다. 살면서 너무 멀리 쳐다보면 한 숨만 나오는 건 꼭 농사만 그런게 아닐터.... 토마토가 정신없이 익는다.역시나 노지재배는 열과가 문제다.사실 열과를 예상해 주먹 토마토를 심고 쥬스나 캐첩으로 가공하려 했으나 어쩌랴! 방울토마토가 열려버리네.ㅠㅠ한 바구니 씩 따 가면 아이들 셋이 달려들어 하루면 없다.그나마 아이들이 잘 먹어주니 그걸루 됐다.<img src="https://t1.daumcdn.net/cfile/cafe/2122C43F527943401D" class="txc-image" actualwidth="1024" hspace="1" vspace="1" border="0" width="1024" exif="{}" style="clear:none;float:none;" id="A_2122C43F527943401DE9BC"/> 고추가 익는다.평밭에 심어 나중에 고랑이랑 이랑을 만들어 줬더니 배수불량으로 뿌리내리는데 한달이 걸렸다.땅을 깊이 갈고 부드럽게 해서 심어야 했었다.이 놈의 농사는 평생 공부다. 빨간고추가 달리기만 해도 감지덕지라고 생각했었는데막상 달리니 막 고맙다.<img src="https://t1.daumcdn.net/cfile/cafe/2622CF3F527943421C" class="txc-image" actualwidth="1024" hspace="1" vspace="1" border="0" width="1024" exif="{}" style="clear:none;float:none;" id="A_2622CF3F527943421C3DBD"/> 옆동네 뒷산 계곡이다. 당골이라고.... 2~3평 남짓한 개울인데 인적이 없다.아이들 없을 땐 어른들끼리도 빤스만 입고 논다.여기 있으면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른다. 월매나 시원한지!닭 한마리 잡아서 황기랑 인삼이랑 넣어 백숙 먹고 국물에 라면 끓여서 먹고 내려왔다.인생 뭐 있나! 재미있게 살면 그만이지!<img src="https://t1.daumcdn.net/cfile/cafe/2626C33F527943441B" class="txc-image" actualwidth="1024" hspace="1" vspace="1" border="0" width="1024" exif="{}" style="clear:none;float:none;" id="A_2626C33F527943441B9853"/> 밭 땜에 소홀한 논에 들렀다.본시 벼는 한포기 심었을 때가 수확량이 가장 많다.헌데 요즘 이양기는 논에 한 포기만 심기는 거의 불가능하다.1~5포기 정도 심으면 딱 적당하다. 적게 심으면 벼가 부채꼴 모양으로 이쁘게 분얼한다.바람이 잘 통하니 병에도 강하고 뿌리도 깊이 내린다.<img src="https://t1.daumcdn.net/cfile/cafe/2227063F527943481B" class="txc-image" actualwidth="1024" hspace="1" vspace="1" border="0" width="1024" exif="{}" style="clear:none;float:none;" id="A_2227063F527943481B20B4"/> 첫 출수다.(출수-이삭이 나오는 것)벼꽃이 하얗게 피고 잎은 이생의 색깔이 아니듯한 초록색을 띤다.저 꽃 때문에 농부도 벼도 한여름을 이겨낸거다.화려하진 않아도, 저 꽃이 우리 가족의 생계를 책임진다.<img src="https://t1.daumcdn.net/cfile/cafe/2626343F5279434C1B" class="txc-image" actualwidth="1024" hspace="1" vspace="1" border="0" width="1024" exif="{}" style="clear:none;float:none;" id="A_2626343F5279434C1BF86A"/> 8월 논두렁은 깍고 뒤돌아 서면 자라있다.풀의 기세가 가장 왕성한 시기라 논둑은 일주일이면 다시 풀로 뒤덮힌다.<img src="https://t1.daumcdn.net/cfile/cafe/26231F3F527943511F" class="txc-image" actualwidth="1024" hspace="1" vspace="1" border="0" width="1024" exif="{}" style="clear:none;float:none;" id="A_26231F3F527943511F4560"/> 벼가 익어간다.덜 여믄 벼 이삭 안에는 하얀 물이 들어있다.시간이 갈수록 그 하얀물이 굳어져 쌀이된다.요때 벌레들이 벼 이삭에 빨대를 꽂아서 흰 물을 빨아먹는다.지들이 먹어봐야 얼마나 먹겠냐만은....<img src="https://t1.daumcdn.net/cfile/cafe/2726E33F527943521B" class="txc-image" actualwidth="1024" hspace="1" vspace="1" border="0" width="1024" exif="{}" style="clear:none;float:none;" id="A_2726E33F527943521B72E1"/> 비온 후의 계룡산이다.우리집에선 신원사가 가찹다.신원사로 해서 금잔디고개, 삼불봉... 아! 가고싶다.가끔 서비스로 운무도 내려준다. 눈으로보면 더욱 멋짐!<img src="https://t1.daumcdn.net/cfile/cafe/2123AF3F527943541C" class="txc-image" actualwidth="1024" hspace="1" vspace="1" border="0" width="1024" exif="{}" style="clear:none;float:none;" id="A_2123AF3F527943541C8044"/> 백련씨를 구해다 둠벙에 뿌렸는데 이놈의 우렁이들이 연잎을 다 파 먹는다.멋진 연꽃 한번 구경하려 했건만....내년엔 한 백개쯤 뿌려야겠다.<img src="https://t1.daumcdn.net/cfile/cafe/2523833F527943581C" class="txc-image" actualwidth="1024" hspace="1" vspace="1" border="0" width="1024" exif="{}" style="clear:none;float:none;" id="A_2523833F527943581C6524"/> 정농회 여름연수에 다녀왔다.한 40년쯤 된 유기농 단체다.여기가면 나처럼 비닐멀칭 안하고 약도 안하는 사람 굉장히 많이 만날 수 있다.우리 동네야 나 하나 뿐이지만 여기 가면 아주 많다.혹 관심있는 분들은 가입하셔도 좋다. 농사 꼭 안지어도 받아준다.<img src="https://t1.daumcdn.net/cfile/cafe/24211F3F5279435A1D" class="txc-image" actualwidth="1024" hspace="1" vspace="1" border="0" width="1024" exif="{}" style="clear:none;float:none;" id="A_24211F3F5279435A1D07DD"/> 콩 꼬투리가 달렸다.올 해 밭농사는 이래저래 션찮지만 그래도 때되면 다 달린다.매주도 만들고, 고추장도 담고, 두부도 해먹고....우리 애들 요즘에 두부를 잘 안먹는다. 거의 매일 두부를 만들어 주다보니 질려버렸는지.....<img src="https://t1.daumcdn.net/cfile/cafe/2123693F5279435E1C" class="txc-image" actualwidth="1024" hspace="1" vspace="1" border="0" width="1024" exif="{}" style="clear:none;float:none;" id="A_2123693F5279435E1C6512"/> 벼가 익어간다.아래 종자는 "옥천돼지찰"이라는 토종 벼다.괴산 선배네서 얻어다 심었는데 육묘에 실패하는 바람에 몇 줄 못심었다.일단 목아지가 길어서 이삭수가 많다.그리고 키가 크고, 거름없이도 잘큰다.내년에 한 닷마지기쯤 심어봐야 겠다.<img src="https://t1.daumcdn.net/cfile/cafe/22213A3F527943621E" class="txc-image" actualwidth="1024" hspace="1" vspace="1" border="0" width="1024" exif="{}" style="clear:none;float:none;" id="A_22213A3F527943621ED71C"/> 작물은 심었는데 도덕은 어찌 심는 줄 몰라 못심었다.내년엔 도덕도 함께 심으련다. 건강과 평화!